중화인민공화국 건국 초기인 1954년 중국 서부 구이저우성의 바오즈춘이란 벽촌에서 새 실험이 시작됐습니다. 같은 촌락의 농민들이 집단으로 농사를 짓고, 수확을 나누는 농업합작사에서 △모든 여성이 일할 수 있도록 하고, △남녀 구분 없이 동일노동·동일임금을 시행토록 한 겁니다. 덕분에 농업 생산이 30% 늘어나는 성과를 거뒀고, 구이저우 민주부녀연합회는 다음 해 ‘농업합작사 내 남녀 동일임금’이라는 문건을 발표합니다. 이를 본 마오쩌둥(毛澤東)이 모두 이 마을을 본받으라고 지시하면서 슬로건을 내 겁니다. “하늘의 반은 여성이 떠받치고 있다.”

이번 커버 스토리 ‘글로벌 비즈 여성 리더’를 기획하면서 마오의 여성 어록을 떠올린 건 여성 리더십을 강조해온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단골 인용 어록이기도 해서입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부통령 시절인 2015년 3월 세계 여성의 날에 올린 트윗에 이를 적시했습니다. 2020년 8월 카멀라 해리스를 첫 흑인 여성 부통령 후보로 지명할 때는 “이 나라의 51%는 여성”이라며 이를 언급했습니다. 작년 5월 미국 해안경비사관학교 졸업식 연설에서도 이 어록을 인용했습니다.

글로벌 비즈니스에서는 이미 여성 리더의 약진이 주목을 끕니다. 미국 ‘포천’에 따르면 미국 500대 기업의 여성 최고경영자(CEO)는 2000년까지만 해도 2명이었지만 지난해 41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습니다. 코로나19 사태도 여성 리더십을 재조명하게 합니다. 오티스 엘리베이터 설립 164년 만인 2017년 첫 여성 CEO에 오른 주디 마크스는 ‘이코노미조선’과 단독 인터뷰에서 “코로나19가 공감, 포용력, 감성 지능, 유연성의 필요성을 높였다”고 했습니다. 여성 리더십의 부상은 남녀 능력의 차이에서 기인하기보다는 다양성이 갖는 힘을 보여줍니다. 글로벌 운송 업체 UPS의 첫 아시아·태평양 지역 담당 사장 미셸 호는 “남녀에게 동등한 경쟁⋅승진 기회가 주어질 때 조직의 위기 극복 능력이 향상된다”고 했습니다. 남성에게 기울어진 운동장 같은 과거 지배구조의 개혁은 여성이 세상의 절반을 만들어가는 현실을 반영하는 정상화의 과정입니다. 물론 이 과정에는 여성 자신의 노력도 뒤따라야 합니다. “기회가 있다면 예스라고 외쳐라. 도전하지 못한 건 평생 한이 된다.” 이인경 MBK 파트너스 부사장 조언의 울림이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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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팝, 이유 없이 그냥 끌려

K팝, 한국 드라마, 영화 등 K콘텐츠가 미국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미국 친구들과 전화 또는 문자를 자주 하는데, 한국의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BTS) 이야기를 꼭 한다. 한 번은 그들에게 BTS가 왜 좋냐고 물은 적이 있다. 그들의 답은 간단했다. “그냥”이다. 한 번 보고 이유 없이 그냥 끌렸고 계속 좋아하게 됐다는 것이다.

- 박민우 세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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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실크로드 올라탄 K콘텐츠

2020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영화 ‘기생충’이 작품상을 받았을 때의 감동이 여전하다. 그 감동을 지난 호 커버 스토리를 읽으면서 다시 느꼈다. K콘텐츠가 세계로 통하는 것이 이젠 일상이다. K콘텐츠가 한국에서만 소비되기엔 그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세계를 더욱더 놀라게 할 K콘텐츠의 성장을 응원하고 기대한다.

- 김다영 탈잉 매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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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K콘텐츠 시대

‘오징어 게임’의 여운이 아직도 한창이다. 베트남에 있는 한 친구는 현지인들이 최근 오징어 게임을 보고 한국의 오징어짬뽕을 사서 먹는 모습을 봤다고 이야기했다. 외국에 나가도 한국 음악과 영상을 쉽게 접할 수 있게 된 요즘 K자부심을 느낀다. 커버 스토리는 영상, 음악, 웹툰 등 분야별로 내용을 잘 정리한 것 같아 좋았다.

- 김진태 태권도 사범

오광진 편집장
이코노미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