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최고경영자(CEO). 사진블룸버그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최고경영자(CEO). 사진 블룸버그
김기찬 가톨릭대 경영학부 교수 서울대 경영학 박사, 현 윤경ESG포럼공동대표, 현 정부 신남방정책민간자문위원, 전 미국 하버드대 방문연구원
김기찬 가톨릭대 경영학부 교수
서울대 경영학 박사, 현 윤경ESG포럼공동대표, 현 정부 신남방정책민간자문위원, 전 미국 하버드대 방문연구원

사람을 믿고 권한을 넘기는 대신 위험을 감수하는 리더십은 기업가 정신이다. 반대로 사람을 믿지 않고 룰에 의한 지배로 위험을 회피하는 리더십은 관료제라 한다. 코로나19 이후 문명 대전환기에 수백 년간 중심 리더십이었던 관료제가 사람 중심의 ‘휴머노크라시(Humanocracy·사람중심주의)’로 전환될 전망이다. 기업은 사람이다. 기업가는 사람을 믿고 힘을 실어주는 사람이다. 기업가는 사람을 믿어야 한다. 물론 여기에도 위험이 있지만 그 위험도 감수할 수밖에 없다. 사람을 믿지 못하고 의심이 많으면 훌륭한 판검사는 될 수 있겠지만 훌륭한 기업가가 되기는 어렵다. 기업은 사람이 전부이기 때문이다. 기업은 사람이 모여 협력하는 곳이다. 사람을 믿지 못하면 조직은 규정에만 의존하는 관료화가 가속화할 수밖에 없고, 혁신은 어렵고 의사 결정 속도는 느려진다. 훌륭한 리더는 경쟁자를 이기는 전략보다 사람들이 일하는 방법인 문화를 바꿔야 한다. 사람을 움직이게 하는 조직 문화가 진정한 기업 경쟁력이다. 기업이 성공하려면 직원들이 월급 이상의 꿈을 가지고 일할 수 있는 기업 문화가 있어야 한다. 기업이 직원을 믿고 자율을 주면, 그들이 꿈꾸고 아이디어를 내고 혁신하기 시작한다. 이렇게 인간의 문명이 만들어진다. 문화란 이 문명을 만드는 인간의 활동을 말한다. 이 조직 문화를 최고경영자(CEO)가 바꿀 수 있다. 

좋은 사례로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CEO의 리더십이 회자되고 있다. 2014년 CEO 취임 후 MS 주가를 800% 이상 폭등시킨 나델라의 리더십은 구성원 개개인의 숨은 역량까지 끌어내는 ‘권한 이양(empowerment)’이다. 나델라는 취임 후 구성원들과 함께 자율적으로 토론하는 문화를 통해 휴머노크라시를 실천하고 있다. 취임 후 가장 먼저 그는 구성원들과 함께 기업의 미션을 새로 만들었다. 10여 년간 논의 끝에 만들어진 미션이 ‘지구상의 모든 사람과 조직이 더 많은 성취를 이루도록 돕는 권한을 이양하는 것’이다. 

나델라는 특히 ‘지구상의(on the planet)’라는 말을 넣어 권한 이양을 강조하고자 했다고 한다. 경영이란 권한을 이양해 구성원들이 능력을 발휘하게 하는 것이라는 지향점을 담고 있다. MS 구성원들은 모든 회의에서 주요 의사 결정의 순간에도 회사의 미션인 권한 이양의 정신이 반영되었는가를 확인한다고 한다. 그 결과 한때 회생하기 어려울 것이라던 MS는 혁신 속도가 빨라지고 크라우드 분야의 전환적 혁신을 만들었다. 그의 취임 당시 40달러(약 4만8000원)의 MS 주가는 현재 330달러(약 40만2000원)를 넘나들고 있다.

기업가의 리더십이란 무엇인가. 리더란 구성원들의 강점을 키워서 약점이 문제가 안 되도록 하는 사람이다. 경영자는 평범한 사람이 비범한 성과를 낼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람이다. 사실 모든 인간이란 평범하지 않다. 어떤 분야는 비범하고, 어떤 분야는 열등하다. 다만 그가 잘할 수 있고 좋아하는 분야에서 일할 수 있도록 적재적소에 배치하고 밀어준다면 누구나 비범할 수 있다. 잘할 수 있는 일을 주고 즐길 수 있는 조직 문화를 만들면 성과는 저절로 난다. 아는 자는 좋아하는 자를 이길 수 없고, 좋아하는 자는 즐기는 자를 이길 수 없다. 

기업의 미래는 아는 자나 천재가 아니라 좋아하면서 즐기는 자들에 의해 만들어진다. MS는 즐기면서 일하는 사람에 의해 비범한 성과가 만들어지는 것을 보여준 좋은 사례다. 특히 혁신을 필요로 하는 조직에서 구성원들에게 능력을 부여하는 권한 이양은 최고의 리더십이 된다. 그때부터 사람들은 그들의 아이디어를 만들어내고, 역량을 발휘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김기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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