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이 즐겨 찾는인사동과 가깝고유동인구가 많아 새로운 부동산 투자 장소로 떠오른 익선동. 사진 이신혜 기자
외국인이 즐겨 찾는인사동과 가깝고유동인구가 많아 새로운 부동산 투자 장소로 떠오른 익선동. 사진 이신혜 기자
이동현 하나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장 단국대 도시계획학 박사, 단국대 부동산건설대학원 외래 교수
이동현 하나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장 단국대 도시계획학 박사, 단국대 부동산건설대학원 외래 교수

부동산에 투자해서 돈 버는 형태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눠 볼 수 있다. 하나는 임대수익이고, 다른 하나는 매각차익이다. 임대수익은 흔히 ‘월세’라고 불리는데, 상가나 오피스텔, 지식산업센터, 레지던스와 같은 수익형 부동산에 투자할 때 그 판단의 핵심 기준으로 삼는다. 이때 투자자가 기대하는 임대수익률(순 투자 금액 대비 임대료의 비율)은 부동산 유형별, 지역별로 다소 차이를 보이지만, 통상 시중은행 정기예금 금리에서 1.5~2.5% 가산한 수준에서 결정된다. 임대수익은 임차인이 임대인(소유자)의 부동산을 사용하는 대가로 임대인에게 지불하는 반대급부(돈)라는 점에서 부동산의 현재가치로 볼 수 있다.

반면 매각차익은 양도차익으로도 불리는데, 상가나 오피스텔, 지식산업센터, 레지던스와 같은 수익형 부동산은 물론, 아파트나 단독주택, 빌라, 토지와 같은 비수익형 부동산에 투자할 때도 판단의 주요 기준으로 삼는다. 

다만 매각차익의 경우, 투자자가 투자를 결정할 당시에는 매각의 실현 여부 및 실현금액의 범위를 확정할 수 없다는 점에서 임대수익에 비해 불확실성이 큰 편이지만 그만큼 기대되는 수익성도 크다는 점에서 부동산의 미래가치와 밀접하다.

부동산에 투자할 때 보통의 평범한 투자자들은 단기적인 안목에 갇혀 높은 임대수익률, 저가매입과 같은 눈앞의 이익에만 급급한 나머지 당장의 투자수익이 보장되지 않는 미래가치에 투자하는 것을 버거워하며 기피하거나 쉽사리 포기하려는 성향이 있다. 하지만 시쳇말로 부동산으로 큰돈을 벌어봤다는 자산가들은 사뭇 달랐다. 당장 눈에 보이는 현재가치만을 중요시하면서 임대수익률이나 저가매입에 연연하기보다는 향후 매각 시 큰 폭의 차익을 남길 수 있는 부동산, 즉 향후 발전 가능성이 크고, 10년 후 미래가치가 상승할 부동산에 보다 큰 비중을 두고 기꺼이 투자하려는 경향을 보인다. 사례를 통해 좀 더 살펴보자.


사례 1│당장의 임대수익보다 변화될 미래가치를 내다보고 익선동에 투자한 A씨

은퇴 후 전통찻집 창업을 꿈꿔왔던 A씨(남⋅59세). 7년 전 어느 날, 가게 자리를 알아봐달라고 의뢰했던 부동산 중개업체 직원으로부터 과거와 현재가 공존한다는 익선동 한옥마을에 소재한 가게 자리를 소개받았다. 당시 익선동 한옥마을은 외국인들이 즐겨 찾는 인사동과 가까이 위치하면서 유동인구가 풍부한 도심(종로3가)에 자리하고 있어 단독주택이 상가로 하나둘씩 변모하던 중이었고, 20~30대 젊은이들의 입소문을 타고 본격적으로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따라서 젊은이들을 대상으로 한 전통찻집 창업을 고려하고 있었던 그에겐 안성맞춤이었다. 게다가 임대료(월 80만원)가 주변시세(월 90만~100만원)보다 저렴했고 사용면적도 적당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가게 자리가 너무나 마음에 들었던 A씨. 이제 더 이상 창업을 미뤄야 할 이유가 없었다.

그런데 얼마 후 그의 귀에 이상한 소문이 들렸다. 집주인 부부가 자녀 교육을 위해 캐나다로 이민을 준비 중이며, 이에 따라 가게 자리를 품고 있었던 해당 단독주택을 급매물로 내놓을 것이라는 소문이었다. 

실제로 인근 부동산 중개업소를 탐문해보니 이미 주변 부동산 중개업소 몇 군데를 통해 매물로 내놓은 상태였다. 이를 위기이자 기회로 받아들인 A씨! 다음 날 집주인을 만나 자신한테 집을 매각해달라는 제안을 내놓는다. 물론 중개업소를 통해 내놓은 가격보다 저렴하게 넘겨달라는 부탁도 잊지 않았다. 그 대신 계약금과 중도금, 잔금의 구분 없이 한 번에 매매대금을 지급하는 일시불 납부 조건을 제시했다. 때마침 빠른 시일 내 이민해야 했던 집주인이 매매조건에 흔쾌히 동의하면서 매매는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2015년 당시 A씨가 사들인 익선동 단독주택의 매매계약서 내용을 살짝 들여다보니, 대지 면적은 82㎡, 건물 연면적은 60㎡인 1층짜리 단독주택이었다. 토지의 개별공시지가는 3.3㎡당 1200만원 선이었고, 건물은 준공된 지 수십 년이 지난 상태였다. 

주변 부동산 중개업소를 탐문해 가격을 조사해보니, 건물이 낡고 오래돼 가격을 전혀 인정받을 수 없었고, 오로지 토지가격(시세는 3.3㎡당 2700만~2900만원, 총 7억~7억2000만원)으로만 평가받을 수 있었다. 

그로부터 7년이 지난 2022년 현재, 익선동 한옥마을은 2030세대가 즐겨 찾는 대한민국 핫플레이스로 완전히 자리매김했다. 당연히 가격도 크게 올랐는데, 해당 매물 역시 3.5배 이상 상승한 토지가 기준 3.3㎡당 9500만원에서 1억원을 호가하고 있다.

부동산 투자박람회에 참석한 시민들. 어디에 투자해야 하느냐는 투자자들에게 가장 절실한 문제다. 사진 주완중 조선일보 기자
부동산 투자박람회에 참석한 시민들. 어디에 투자해야 하느냐는 투자자들에게 가장 절실한 문제다. 사진 주완중 조선일보 기자

사례 2│일본의 신도시 부동산 실패 사례를 반면교사 삼았던 B씨

젊은 시절 일본과 무역 거래를 통해 벌어들인 돈을 종잣돈 삼아 국내외 부동산에 투자해 큰돈을 벌게 된 B씨(남⋅70세). 현재 서울 도심지에 입지한 상가 빌딩 3채(시세 750억원)를 보유하고 있다. 그런데 그가 부동산 투자로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반면교사로 삼았던 일본의 신도시 부동산 실패 사례 덕분이었다. 과거 일본의 경우, 도심지 주택난의 해소를 위해 수도인 도쿄 외곽에 수많은 신도시를 공급했었다. 하지만 성공적인 신도시 개발을 꿈꿨던 일본 정부의 기대와 달리 도쿄 시민의 철저한 외면으로 신도시가 사람들이 찾지 않는 유령 도시로 변모하는 과정을 지켜봐야 했다. 사람들은 대체로 나이가 들면 번잡하고 시끄러운 도심지를 떠나 물 좋고 공기 좋은 전원에서 생활하기를 꿈꾼다. 하지만 현실과 꿈은 많이 다른 것 같다. 나이가 들어 몸이 아플수록 더욱 자주 찾게 되는 의료시설, 은퇴 후 무료함을 달래줄 영화관이나 미술관 같은 문화공연시설, 보고 싶은 자녀나 손주들의 직장 및 거주지 등이 도심지에 몰려있다는 점이 이들 노년층을 외곽에 입지한 신도시보다는 도심지 내에 머물기를 희망하게끔 했다. 

그렇다면 20~30대 젊은층은 다른가 하면 그것도 아니다. 그들 역시 도심 외곽에 소재한 신도시보다는 도심지가 직장 출퇴근이 용이하다는 점 등을 이유로 도심권에서 벗어나지 않으려는 성향을 보였다. 인정하든 인정하고 싶지 않든 이런 흐름을 종합해볼 때, 10년 후까지 내다본다면 변두리 외곽보다는 도심지 부동산에 투자하는 편이 훨씬 나아보였다. B씨 역시 일본의 부동산 시장 실패 사례를 교훈 삼아 서울 도심지 내 상가 건물에 집중 투자해 큰돈을 벌 수 있었다.


사례 3│
국내외 도심 요지 부동산에 투자해 수백억원대 자산가로 변신한 전직 가수 C씨

몇 해 전 재밌는 뉴스가 언론을 통해 소개된 적이 있었다. 부동산 투자로만 수백억원 이상의 자산을 모은 것으로 소문난 전직 유명 가수 C씨(여⋅63세)가 등장한 것이었다. C씨는 앞서 소개한 B씨와 마찬가지로 도심지를 최고의 부동산 투자처로 손꼽았다. C씨는 미국 LA나 뉴욕은 물론, 서울 종로, 명동, 강남 등 국내외 주요 도심지 부동산에 집중 투자해 큰돈을 벌 수 있었다고 한다. 10년 후까지 내다볼 수 있는 부동산을 찾는다면 국내외 주요 도심지만큼 좋은 투자처는 없다고 생각한 듯했다. 도심에서 멀어질수록 부동산에 대한 투자가치가 현저히 떨어질 것으로 판단한 C씨는 도심지 투자에 집중해 기대치보다 훨씬 높은 투자수익률을 얻을 수 있었다면서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이동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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