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3월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당선 인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3월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당선 인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연지연 조선비즈 기자
연지연 조선비즈 기자

3월 9일 치러진 제20대 대통령 선거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당선됐다. 당장 부동산 시장에서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제시한 부동산 공약이 제대로 이행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윤 당선인의 부동산 공약 상당수가 실제 추진하는 데 큰 무리가 없는 것들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국토교통부(국토부)나 금융위원회 등 각 정부 부처에서 해결할 수 있는 사안이 많기 때문이다. 어떤 공약부터 실행될 수 있을지, 공약대로 실행되면 부동산 시장 분위기는 어떻게 바뀔지 분석해봤다.


1│주택 공급 확대는 쉽게 가능할 듯

주택 공급정책은 국토부 재량으로 추진할 수 있는 대표적인 공약이다. 윤석열 당선인은 전국 250만 가구 이상, 수도권 130만 가구 이상 신규주택을 공급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운 바 있다. 이 중 200만 가구는 민간 주도로, 50만 가구는 공공 주도로 짓는다. 공공 물량에는 △청년원가주택 30만 가구 △역세권 첫 집 20만 가구 등이 포함될 예정이다.

지난 4~5년간의 주택 가격 상승이 공급 부족과 유동성 증가에 따른 것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는 주택 가격 안정화 요인이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주택 부동산 시장은 수년간 상승세만 보여왔기 때문에 어느 정도 고점에 이른 상황으로 보인다”라면서 “여기에 주택 공급을 빠르게 진행하면 주택 시장을 안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역세권 재건축 용적률 500% 상향과 같은 용적률 인센티브 강화 공약도 국토부 결정사항이다. 준공 30년 이상 아파트 ‘정밀안전진단’ 단계 면제도 마음만 먹으면 추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는 재건축 아파트에 대한 투자 심리를 자극할 수 있는 요인이다. 대표적인 곳이 목동이다. 목동 일대 재건축 아파트는 그간 정밀안전진단을 통과하지 못해 재건축 정비사업에 속도를 내지 못했다. 목동 1~14단지 중에서 안전진단을 통과한 곳은 6단지 한 곳뿐이다.

목동의 S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9단지와 11단지는 적정성 검토에서 떨어졌는데, 이제는 정책 방향이 달라졌으니 당연히 통과되리라고 본다”면서 “매물을 알아보는 매수자들에게 9단지와 11단지를 추천하고 있는데 중개업소 사이의 경쟁도 치열해 서로 집주인에게 값을 더 잘 받아주겠다고 읍소하고 있다”고 했다.

박합수 건국대 교수는 “정책만 놓고 보면 하반기로 갈수록 요지의 재건축 아파트 호가가 점차 오를 수 있다”면서 “다만 재건축초과이익 환수제는 쉽게 고쳐질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매수자는 이를 반드시 감안해야 한다”라고 했다. 


2│대출규제 완화도 가능⋯DSR·DTI 조율이 관건

그 밖에 금융당국이 결정할 사항인 대출규제 완화 또한 취임 즉시 추진할 수 있는 공약으로 분석된다. 윤석열 당선인 공약대로라면 전국 모든 곳에서 LTV(담보인정비율)가 70%로 통일된다.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에 한해 LTV를 80%까지 높이겠다는 계획도 있다. 다주택자에 대한 LTV도 일부 완화될 수 있다. 다만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이나 DTI(총부채상환비율)가 어느 정도 조율될지 여부에 따라 대출 상한액은 달라질 수 있다.

당장 부동산 시장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들이 대출을 받아 손쉽게 주택을 구매할 수 있는 상황이 되면 6억~9억원 선 주택 가격이 일차적으로 오르고 그 이후 연쇄적으로 9억원 초과~12억원 주택, 12억원 초과~15억원 주택 등으로 가격 상승이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한 신탁사 관계자는 “제한 요건에 따라 실제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달라질 것으로 보여 구체적인 내용이 나오기 전까지 판단을 내리기 어렵다”면서 “다만 대출규제 완화는 기본적으로 집값 상승 요인이긴 하다”고 했다.


3│세제 완화 일부는 진통 예상⋯종부세·재산세 일원화는 난관 예상

반면 세제 관련 공약은 대부분 국회 의결사항으로 당장 추진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주택자 양도세 완화나 종부세 완화 공약에 대해 더불어민주당(민주당) 측에서 반발할 가능성이 커서다.

윤 당선인은 △종부세-재산세 통합을 통한 이중과세 해소 △세 부담 상한율 완화(150~300%→50~200%) △공정시장가액비율 95%로 동결 등을 내걸었다. 이 중 세부담 상한율 완화와 공정시장가액 동결은 시행령 개정사항이다. 국회 동의 없이 국무회의만 거치면 수정이 가능하다. 보유세 부담이 새 정권에서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하지만 종부세와 재산세를 통합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회 의결사항으로 야당의 동의가 필요한 데다, 국세인 종부세와 지방세인 재산세를 통합할 경우 지자체의 세수가 줄어들 수 있어 반발도 예상되기 때문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종부세를 지방교부세법에 따라 배분받고 있는 재정 여건이 낮은 지자체들은 반대에 나설 것이고, 국회 관련 법 개정의 허들을 넘어야 하는 문제가 있다”고 했다.

다주택자의 양도세 중과를 2년간 배제하기로 한 공약도 실현까진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이재명 전 민주당 대선 후보도 일시적으로 다주택자의 양도세 부담을 줄여주고자 했지만, 민주당의 당론에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점에서 공약집에는 담지 못한 내용이기 때문이다. 다만 1주택자나 생애 최초 주택 구매자의 세금 부담 완화 공약은 비교적 쉽게 시행될 가능성이 있다. 여·야 이견이 없어서다. 윤 당선인은 현재 1주택자에게 적용되는 취득세 세율(1~3%)을 단일화하거나 적용 구간을 단순화하겠다고 했다. 또 생애 최초 주택 구매자에 대해서는 취득세 면제 또는 1% 단일세율을 적용한다고 했다.


4│GTX 확대, 임기 내 착공 목표가 현실적

GTX 확대 공약은 최대한 빨리 추진해도 임기 내 착공 정도가 가능할 전망이다. 시간이 소요될 공약이란 뜻이다. 앞서 윤 당선인은 김포·고양 등 1기 신도시를 통과하는 GTX A·C·D노선을 연장하는 한편, 수도권 남부와 서부를 지나는 E·F 등 2개 노선도 신설하기로 한 바 있다.

GTX 확대 공약은 국회 의결사항은 아니다. 그러나 예비 타당성(예타) 조사를 거쳐야 하는 사안이고 예산 확보 문제도 있다. 문재인 정부에서 첫 삽을 뜬 GTX A노선의 경우 사업계획 수립에서부터 예타 조사, 민자 적격성 조사 등을 거쳐 착공에 이르기까지 7~8년이 소요됐다. 개통 목표도 점차 연기돼 최소 2028년에 완공된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B, C, D노선은 아직 착공도 못 했다. 심교언 교수는 “GTX의 경우 예타 통과 문제도 있고 관련 예산도 확보해야 하므로 임기 내 착공을 목표로 한다고 봐야 한다”고 했다.

부동산 시장에서는 GTX 확대 예정 지역에 대해 관심을 갖되 호재가 이미 반영돼 있을 가능성을 연두에 둬야 한다고 보고 있다. 한 정비업계 관계자는 “GTX 호재가 주택 가격에 지나치게 반영됐을 경우엔 급격하게 하락세가 펼쳐진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면서 “GTX 호재를 의식해 투자에 나선다면 주택 적정가치를 먼저 정립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했다.

연지연 조선비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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