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연간 매출이 가장 많은 민영기업’ ‘전 세계에서 워런 버핏의 버크셔 해서웨이 다음으로 매출이 큰 금융기업’ ‘자산 규모 전 세계 1위 보험회사’ 

중국의 핑안보험 얘기입니다. 1988년 선전에서 시작한 이 회사의 급성장은 정말 놀라움을 안깁니다. 핑안보험은 기자가 베이징특파원을 하던 2006년 삼성생명을 배우고 싶다고 당시 삼성중국 측에 협조를 요청하던 곳이었습니다. 핑안보험은 2009년 매출(223억달러)까지만 해도 삼성생명(258억달러)에 뒤졌지만, 이듬해 추월한 후 격차를 벌리기 시작했습니다. 2009년 매출 기준 삼성생명과 핑안보험의 포천 글로벌 500대 기업 순위는 316위와 383위였지만, 2020년 매출 기준 순위에서 삼성생명은 416위로 되레 밀렸고 핑안보험은 16위로 급상승했습니다. 10년이 넘는 이 기간 삼성생명 매출은 13% 늘어나는 데 그친 반면 핑안보험 매출은 7.6배 급증한 때문입니다. 핑안보험의 매출은 한 단계 위인 15위 삼성전자를 추격하는 수준까지 올라왔습니다. 

삼성생명과 핑안보험을 뜬금없이 비교한 이유는 이번 커버 스토리 ‘고속열차 올라탄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T⋅Digital Trans-formation)’ 때문입니다. 핑안보험의 급성장 뒤에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를 활용한 DT가 있어서입니다. 이 회사가 2017년 도입한 ‘초고속 현장 조사 시스템’은 교통사고로 파손된 차량 사진을 보험사로 보내면 AI 컴퓨터가 3분도 안 돼 수리비 견적을 뽑아주도록 합니다. 고객이 이를 수용하면 ‘완성(完成)’이라는 글자가 스마트폰 화면에 뜨고, 보험사는 즉각 송금하는 식입니다. 2020년 뉴욕 증시에 상장한 자회사 루팍스는 한때 중국 최대 P2P대출(온라인 대출 중개) 사업을 할 만큼 핀테크 선두 주자입니다. 핀테크 유니콘에 긴장하는 한국의 전통 금융기업과는 달리 혁신 영역의 선두에 서 있습니다. 금융 혁신을 이룬 기술 솔루션을 공급하는 사업까지도 합니다. 기술 기업 아니냐는 얘기가 나올 정도입니다. 

코로나19 이후 활성화된 재택근무와 온라인쇼핑 등 비대면 경제는 DT를 경쟁력 제고 수단에서 생존 전략으로 끌어올리고 있습니다. 코로나19가 아니더라도 금융판 삼성이 나오려면 DT가 필수임을 삼성생명과 핑안보험의 엇갈린 성장사에서 확인하게 됩니다.


Reader’s letter

전쟁이 미칠 경제적 파장을 심층 분석한 기획

강대국으로 둘러싸인 지정학적 위치, 남북 분단의 정치적 상황, 심각한 자원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한국 상황에서 ‘전쟁과 경제’라는 기획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전쟁이 우리 경제에 미칠 파급 효과와 더불어 세계의 정치 및 경제 지형을 읽지 못하고, 미래 안보를 준비하지 못하는 국가는 언제든 쉽게 무너질 수 있다는 경각심을 안겨준 기사였다.

-엄묘섭 전 대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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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기업에 영향을 주는 전쟁

항공, 오일, 헬스케어 등 역사적으로 전쟁에 직접적인 수혜를 입은 많은 기업이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하지만 환율의 움직임이 가져다주는 경제적 임팩트가 지난 커버 기사에 나와 있는 만큼이라는 생각은 하지도 못했다. 멀리서 일어나고 있는 전쟁이 오늘 하루 내 삶에 또 어떻게 다른 방법으로 영향을 주고 있는지 생각하게 해주는 커버 스토리였다.

-윤병준 레드힐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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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 위한 경제·정치적 대비 필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를 보며 두려움과 분노를 느끼고 있었다. 특히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물론, 우크라이나를 군사적으로 돕지 않는 서방 국가들의 행보도 이해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전쟁과 경제’ 기사를 통해 각국의 입장과 속내를 좀 더 이해할 수 있게 됐고, 다시 한번 안보를 위한 경제·정치적 대비의 중요성을 실감했다.

-김난희 어린이집 교사

오광진 편집장
이코노미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