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신천동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주변 아파트 단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세율 적용을 1년간 한시적으로 배제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연합뉴스
서울 신천동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주변 아파트 단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세율 적용을 1년간 한시적으로 배제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사진 연합뉴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부동산 세금 공약은 한마디로 ‘정상화’다.

취득-보유-양도단계 세금을 줄여서 시장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전반적으로 1주택자를 중심으로 세금 부담을 낮추되 다주택자에 대해서는 최대 2년간 양도세 중과유예를 적용, 거래에 물꼬를 트겠다는 복안인 것 같다. 부동산 세제를 부동산시장 관리 목적이 아닌 조세 원리에 맞게 개편하겠다고도 했다. 이를 위해서 부동산 세제 전반의 정상화 방안을 추진하는 TF(태스크포스)를 구성할 예정이다.


서울 신천동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본 주변 아파트 단지. 연합뉴스
서울 신천동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본 주변 아파트 단지. 사진 연합뉴스

세금 공약 훑어보니

정부는 3월 23일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을 발표하면서 1주택자를 대상으로 보유세는 올해가 아닌 지난해 공시가격을 적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올해 전국 공시가격이 지난해에 비해 17.22% 올랐지만 세 부담을 감안해 낮추겠다는 것이다. 1가구 1주택자의 세 부담이 전년 수준에 머물 것이라고 정부는 강조했다. 하지만 이런 발표는 잠정안에 그칠 것으로 보여 윤 당선인이 제시한 공약이나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검토할 규제완화안을 함께 봐야 한다. 윤 당선인은 부동산 세제를 전체적으로 손본다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세금 공약에서 가장 먼저 손보는 게 부동산 공시가격이다. 윤 당선인은 공약에서 “공정시장가액비율 조정을 통해 부동산 공시가격을 2020년 수준으로 환원하겠다”고 밝혔다. 재산세나 종부세 등 보유세를 계산할 때 과세를 하는 금액의 기준은 주택의 시세가 아니라 공시가격이다. 윤 당선인은 공시가격 산정 근거와 평가 절차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지자체에 공시가격 검증센터를 설치해 중앙정부와 공시가격을 상호검증하겠다고 했다. 또 향후 공시가격 현실화 추진계획을 재수립하겠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공정시장가액비율은 과세표준을 정할 때 공시가격에 곱하는 비율이다. 현행 종부세법은 60∼100%에서 해당 법 시행령(재산세는 40~80%)으로 공정시장가액비율을 조정할 수 있게 돼 있다. 정부는 공정시장가액비율을 올해 재산세 기준 60%, 종부세 기준 100%를 각각 적용할 예정이다. 윤 당선인은 올해 종부세 공정시장가액비율을 지난해 수준(95%)으로 동결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정부안(100%)과 차이가 있어 취임 전후 추가로 협의를 통해 정리할 것으로 보인다. 공정시장가액비율이 100%로 확정될 경우 초고가주택은 1채라도 종부세 부담이 지난해보다 소폭 늘어난다.

또 윤 당선인은 1주택자 종부세율을 문재인 정부 출범 이전으로 인하(0.6~3.0→0.5~2.0%)하겠다고 했다. 세 부담 증가율 상한(늘어나는 세금 최고치)도 인하키로 했다. 

즉 1주택자, 비조정대상지역 2주택자는 150→50%로, 조정대상지역 2주택자, 3주택자, 법인은 300→200%로 낮추겠다는 것이다. 

1주택 장기보유자에 대해 연령과 관계없이 매각, 상속 시점까지 종부세 납부 이연을 허용할 계획이다. 이 사항에 대해서는 3월 23일 정부도 이미 비슷한 계획을 발표해 시행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주택자에게는 보유세 감면 미미

이번 정부안이나 윤 당선인 공약은 주로 1주택 중심으로 재산세와 종부세 혜택을 부여한다. 서울과 수도권 중심으로 고가 1주택(똘똘한 한 채) 보유 심리가 강해질 것이다. 다만 지방의 경우 윤 당선인의 공약 중 종부세를 기준으로 ‘보유 주택 호수에 따른 차등 과세를 가액기준 과세로 전환’이라는 항목이 있어 서울 및 수도권보다는 1채 보유 경향이 덜할 수 있다. 하지만 서울과 수도권은 상대적으로 지방보다 주택가격이 비싸 공약이 시행되더라도 큰 혜택을 입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다주택자에게 1주택자 수준으로 혜택을 주기에는 국민 정서상 윤 당선인도 부담스러웠을 것으로 분석된다.

서울과 수도권 다주택자들 사이에서 주택 수 줄이기 흐름이 나타날 수 있을 것 같다. 다주택자들은 이번 보유세 부담액을 보고 양도세 한시적 감면 기간을 활용해 집을 매각하거나 자녀에게 부담부증여를 통해 집을 줄일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다주택자 양도세 감면 4월 추진

윤 당선인 공약집에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세율을 한시적으로 최대 2년간 배제한다’는 내용이 명시돼 있다. 현재 서울과 같은 조정대상지역 내에 다주택자가 주택을 양도할 때 2주택은 기본 세율(6~45%)에 20%포인트, 3주택 이상은 30%포인트를 더한 세율로 중과한다. 3주택자는 최고 세율이 지방소득세까지 포함하면 82.5%에 이른다. 양도세 부담에 집주인들이 팔기를 꺼려 시장에서 매물 잠김효과가 발생하는 부작용을 낳았다. 지난 대선에서 여야 모두 다주택자 양도세 감면을 공약으로 내건 이유다.

윤 당선인은 ‘최대 2년’을 제시했고 이재명 민주당 후보는 ‘10개월(4·3·3개월)’을 약속했다. 이재명 후보는 다주택자가 4개월 내에 주택을 처분하면 양도세 중과 면제, 다음 3개월 내 처분하면 50%, 나머지 3개월은 25% 면제 등으로 중과 비율을 차등 적용하겠다고 했다. 윤 당선인이 제시한 중과 유예기간이 이 후보 방안보다 더 긴 셈이다.

문제는 언제 시행할 수 있느냐하는 점이다. 3월 31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세율을 4월부터 한시적으로 배제하는 조치를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인수위는 이날 기자 브리핑에서 이 같은 내용을 전하며, “다주택자 중과세율 배제는 과도한 세부담 완화와 부동산 시장 안정화를 위한 조치로, 국민에게 이미 약속한 공약 사항”이라고 밝혔다.

작년 6월 1일부터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 조치를 시행한 만큼 다주택자 매물을 유도해 주택 공급을 늘리기 위해서라도 법 개정이 필요없는 시행령 개정으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적용 유예부터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추진키로 한 것이다. 당초 2년을 유예 기간으로 잡으려 했으나, 일단 1년 유예로 방향을 선회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모법인 소득세법에서는 다주택자 중과세제도를 시행하는 것으로 하고, 그 적용 범위(예외도 포함)를 시행령에 위임해두고 있다.

양도세 중과 배제를 추진하면 보유세 부담을 느낀 다주택자들이 그동안 값이 많이 오른 비강남, 비재건축 매물을 먼저 내놓을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주택자 양도세 한시적 감면을 실시하면 절세매물이 제법 나올 가능성이 있다. 실수요자들은 이런 절세매물에 관심을 가져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취득세도 감면, 갈아타기 쉬워지나

윤 당선인은 공약집에서 1주택자의 원활한 주거 이동을 보장하기 위해 1~3%인 세율을 단일화하거나 세율 적용 구간을 단순화하겠다고 밝혔다. 중소형에서 중대형 주택으로 혹은 중저가에서 고가주택으로 옮겨타기를 하려는 실수요자에겐 반가운 소식이다. 요즘 강남 일대 국민주택규모 아파트를 사려면 취득세만 해도 1억원이 훌쩍 넘기 일쑤다.

또 윤 당선인은 생애최초주택 구매자에 대해 취득세 면제 또는 1% 단일 세율을 적용하겠다고 했다. 특히 관심을 모으는 것은 조정대상지역에서 다주택자에 대한 취득세 중과세 완화다. 현재는 보유 주택 수에 따라 규제지역 2주택은 8%, 3주택 이상이나 법인에 대해서는 12%의 중과세율이 적용되고 있는데, 과도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취득세 감면 공약의 시행 시기는 집값의 움직임에 따라 달라질 것 같다. 만약 시장이 안정된다면 비교적 이른 시일 내에 시행하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시장 분위기를 봐가며 속도 조절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원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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