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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찬 가톨릭대  경영학부 교수 서울대 경영학 박사,  현 윤경ESG포럼공동대표, 현 정부 신남방정책 민간자문위원, 전 미국  하버드대 방문연구원
김기찬 가톨릭대 경영학부 교수 서울대 경영학 박사, 현 윤경ESG포럼공동대표, 현 정부 신남방정책 민간자문위원, 전 미국 하버드대 방문연구원

질문 1│벤처캐피털 회사에서 투자 기업을 선정할 때 기준은 무엇일까?

팀, 팀, 팀이다. 첫째도 팀, 둘째도 팀, 셋째도 팀이다. 벤처캐피털 회사가 투자할 때 팀을 가장 중요하게 본다. 그리고 팀의 80%는 최고경영자(CEO)다. CEO가 얼마나 그 팀을 잘 이끌고 갈 수 있을까 하는 것이다. 좋은 성과는 개인의 능력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협력이 만들어내는 팀워크가 중요하다. 혁신 성과는 팀워크 싸움이다. 


질문 2│팀 성과를 높이고 싶다. 어떻게 해야 할까?

“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다(No player is bigger than the team).” 영국 프리미어 리그에서 파산 직전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클럽 감독을 맡아 세계 최고의 명문 클럽으로 만든 알렉스 퍼거슨 감독의 말이다. ‘파리의 목숨이 프리미어리그 감독의 목숨보다 길 것’이라는 영국 프리미어 리그 감독 자리를 1986년부터 28년 동안 지켰고, 각종 대회에서 38번의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세계 최고의 코치로 평가받고 있다. 

퍼거슨 감독은 B급 선수 기용의 마술사라는 별칭이 있다. 주목받지 못한 B급 재능의 선수를 관리해 팀 성적을 최고로 만들었다. 유망주를 발굴하고 과감하게 기용했다. 그는 데이비드 베컴처럼 키워낸 선수가 많다. 대신 패스하지 않고 자기 골에만 관심이 있는 선수는 가차 없이 제외시켰다. 핵심 인재는 없다. 인재가 핵심일 뿐이다. 리더는 직원의 잠재력과 가능성을 찾고자 하는 강점탐구와 긍정탐구의 노력이 있어야 한다. 지칠 줄 모르는 에너지를 발산하며 경기장을 휘젓고 다니는 박지성 선수를 발굴한 것도 퍼거슨 감독이다. 박지성 선수도 퍼거슨 감독에 의해 발탁돼 세계적인 선수가 됐다.

리더는 이처럼 사람을 키워낼 수 있어야 한다. 조직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B급 인재들의 공헌을 끌어낼 수 있어야 한다. 이들은 위기를 가리지 않고 지속적인 성과 창출에 기여한다. A급 인재는 위기 시 다른 회사로 스카우트될 가능성이 커 안정성이 떨어진다. A급 인재는 B급 인재로 시작돼 만들어진다. 퍼거슨 리더십의 열쇠는 경청이다. 퍼거슨은 그의 저서 ‘리딩(Leading)’에서 자신의 성공 비결 첫 번째가 경청이라고 말했다. 경청은 공감을 만들어낸다. 공감은 행동을 여는 마음의 문이 된다. 인재는 어떻게 활용하는지가 더 중요하다.

창업 이후 단 한 번도 적자가 없어 일본 벤처기업의 교과서로 불리는 호리바제작소에는 직원들이 자율적으로 팀을 만든다. 블랙잭 콘테스트 프로젝트에서 직원이 인트라넷에 아이디어를 올리면, 아이디어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모여 한 팀을 이루고 업종, 직급, 국적과 상관없이 자유롭게 프로젝트에 참여한다. 1997년 시작한 블랙잭 콘테스트 이후 지금까지 1만1000개가 넘는 신제품, 기업 문화 개선 아이디어가 나왔다.


질문 3│팀워크를 해치는 주범은 무엇일까? 

상대평가제다. 스티브 발머의 마이크로소프트 시절 강력하게 도입했던 개인별 성과를 평가해 순서를 매기는 ‘스택 랭킹’은 왜 실패했을까? 개인별 성과만능주의는 과정과 협력, 팀을 무시하고 직장을 열심히 일하는 곳이 아니라 좋은 점수를 받기 위한 정치판으로 만들었다. 이런 곳에서는 부서 간 협력도 없다. 이때 만들어진 윈도 비스타는 최악의 버전으로 평가받고 있다.


질문 4│기업의 모든 구성원이 자율적이고 행복해야 하는가? 

모든 직원이 마냥 행복하다면 그 곳은 일하고 싶은 회사가 아니라 일하기 편한 회사일 뿐이다. 이런 조직은 지속 가능하지 않다. 열심히 일하는 사람은 직장생활이 즐겁고 행복해야 하지만, 동료에 편승하고 냉소적이며, 지속해서 성과를 못 내는 사람은 불행해야 한다. 다만 이 불행한 사람이 생각을 바꿔서 행복한 층으로 넘어오도록 코칭하는 것이 회사의 역할이다. 공평한 조직이 아니라 공정한 조직이 돼야 한다.

기업 성과의 80%는 CEO에 의해 만들어진다. 팀워크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 경청하고 공감하라. 사람은 회사를 떠나는 게 아니라 팀을 떠난다. B급 선수에게 주목하라. B급 선수는 미래 인재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