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 

해변을 달리는 차를 운전하는 배우 정준호가 바람을 맞으며 한 손을 창 밖으로 내민 장면을 띄우면서 이 같은 카피가 흐른 현대카드 광고가 나온 건 2002년입니다. 

그해 터진 신용카드 대란의 주범인 과잉 신용소비 세태를 반영했다는 지적도 받았지만 여행과 레저로 대표되는 여가 소비에 대한 인간의 욕구를 잘 묘사했다는 평을 듣기도 했습니다. 네덜란드 문화인류학자 요한 하위징아가 ‘호모 루덴스(Homo Ludens·유희하는 인간)’란 책을 내며 놀이 문화에 주목한 게 1938년이지만 한국에서 저축을 미덕으로 보던 사회 분위기가 바뀐 건 그보다 훨씬 뒤입니다. 

이번 커버 스토리 ‘여행·레저 뉴노멀’은 코로나19 팬데믹(pandemic·감염병 대유행)이 촉발한 사회적 거리 두기나 해외여행 제한 같은 규제가 완화되는 시점에 맞춰 여행·레저 산업의 방향성을 들여다보려고 했습니다. 팬데믹은 호모 루덴스의 변화를 촉진시켰고, 이 흐름을 읽은 해당 업종의 기업은 성장의 발판을 마련했습니다. 팬데믹에도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역대 최대를 기록한 여행 플랫폼 여기어때가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코로나19로부터 안전한 독채 풀빌라, 방역이 잘된 숙소, 한적한 워케이션(worcation·일+휴가) 장소, 반나절만 이용하는 특급호텔, 지인끼리 쿠킹클래스 등을 열며 취미를 공유하는 공간대여 서비스를 계속 제안한 덕분입니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개인화되고, 다양화되고, 야외를 중시하는 여가 수요의 변화를 제대로 읽었다고 합니다. 

스테이케이션(staycation·멀리 떠나지 않고 한곳에 머물며 즐기는 휴가)의 유행이나 한 달 살기 숙소 추천 플랫폼인 리브애니웨어가 20억원 규모 투자를 최근 유치했다는 소식 역시 진화하는 호모 루덴스를 타깃으로 삼는 시장의 변화를 보여줍니다. 

인류 사회에 상흔을 남기는 팬데믹의 충격이 잦아들 즈음 인류는 일상으로의 복귀를 준비합니다. 

하지만 늘 그렇듯 옛 일상으로의 완전한 회귀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새로운 일상, 뉴노멀에 대비해야 할 때라는 얘기입니다. 쾌락을 좇던 유희(遊戲)에까지 안전과 건강이 키워드가 되고 있는 팬데믹발 호모 루덴스의 진화를 들여다볼 때입니다.


Reader’s letter

반려동물·반려인 복지 추구하는 펫코노미 진화 주목

반려묘를 키우고 있는 반려인으로서 커버 스토리 주제가 매우 흥미로웠다. 최근 반려동물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서비스나 공간이 많아져서 산업이 발전하고 있다는 걸 체감하던 차였다. 특히 첨단 IT 기술을 활용한 펫테크 기업의 성장이 기대된다. 그저 예쁘게, 재밌게를 넘어 반려동물의 동물권 향상, 나아가 반려인의 복지까지 추구하는 펫코노미의 진화를 환영한다.

-박채은 디사일로 사원내용

Reader’s letter

주목받는 아시아 펫 시장

개·고양이 등 반려동물 관련 산업이 전 세계적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됐다. 

특히 미국, 유럽 등 반려동물 문화가 정착된 선진 시장보다 한국, 중국 등 아시아가 신흥 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다는 전망이 흥미로웠다. 반려동물과 인간의 디지털 디바이스를 통한 소통을 연구하는 학문이 있다는 것도 새로웠다.

-박진희 주부

Reader’s letter

기대되는 반려동물 시장의 성장

반려동물에 대한 인식이 개선됨에 따라 관련 기술 역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펫팸족으로서 펫산업계의 관심이 반려동물에 대한 단순 케어와 통제에서 반려동물의 복지와 건강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소식이 반갑게 들린다.

앞으로 또 어떤 기발한 반려동물 서비스가 등장할지 기대된다.

-신다슬 학생

오광진 편집장
이코노미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