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삼성전자 스토어에 걸린 갤럭시S22 광고. 사진 연합뉴스
서울 시내 삼성전자 스토어에 걸린 갤럭시S22 광고. 사진 연합뉴스
김용석 성균관대  전자전기공학부 교수 반도체공학회 부회장,  전 삼성전자 상무
김용석 성균관대 전자전기공학부 교수 반도체공학회 부회장, 전 삼성전자 상무

삼성전자가 최근 갤럭시S22 관련 GOS (Game Optimizing Service·게임 최적화 서비스) 논란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GOS는 게임 애플리케이션의 해상도와 초당 프레임 수, 화면 밝기, 중앙처리장치(CPU) 및 그래픽처리장치(GPU) 성능 등을 소프트웨어로 제어해서 스마트폰의 발열을 낮출 방법을 말한다. 발열의 주된 요인은 디스플레이, 반도체 부품에서 주로 발생하게 되는데, 사용자가 게임을 하거나 동영상을 시청할 때 생긴다. 특히 발열이 심각한 경우는 고성능 게임을 수행할 때 생긴다. 스마트폰의 컴퓨팅 자원을 가장 많이 사용하기 때문이다. 반도체 발열은 구동 속도에 비례하고, 전원 전압에는 제곱에 비례하므로 외관 제품의 온도가 너무 급격히 올라가면 이를 검출한 후에 구동 속도와 전원 전압을 낮추는 방법으로 발열을 줄이게 된다. 

사실 GOS는 갤럭시S7 이후부터 탑재돼 있었다. 해당 기능이 있다는 걸 소비자가 알고 있었고, 비활성화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갤럭시S22 시리즈부터는 GOS 탑재가 의무화되면서 GOS 기능을 끄는 것이 불가능해졌다. 스마트폰의 안전을 위해 필요한 조치였지만 과도한 성능 제한이었다. 사용자의 선택이 불가능한 상태의 GOS 강제 적용은 소비자의 불만을 샀다. 

삼성전자는 소비자에게 GOS 성능을 정확하게 고지하지 않은 이유로 곤욕을 치르고 있지만, 사실상 GOS 사태의 원인을 찾아보면, 스마트폰에 사용되는 핵심 시스템 반도체인 AP(스마트폰 중앙처리장치)가 주요 원인 중 하나다. 갤럭시S22 시리즈에는 비메모리 반도체로 퀄컴의 스냅드래곤8 1세대(Gen 1)와 삼성의 엑시노스2200이 병행 사용됐는데, 두 칩 모두 발열을 해결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긴 하다. 최근에 삼성은 애플처럼 자사용 스마트폰을 위한 AP를 만들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방안을 제시했다. 결국은 성능은 올리면서 전력 소모를 최소화할 수 있는 AP 개발을 스스로 해내겠다는 것이다. 


스마트폰 두뇌 AP

스마트폰은 전화 기능이 있는 꺼지지 않는 손안의 개인 컴퓨터로 비유된다. 컴퓨터가 가지고 있는 CPU 보드, 그래픽 보드, 랜 카드, 사운드 카드를 반도체 칩으로 만들어서 스마트폰 안으로 가져왔다. 운영체제는 리눅스, 파일시스템을 사용한다. 

과거 휴대전화는 전화 통화가 주된 기능이었기 때문에 모뎀 칩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 기지국과 휴대전화 간의 통신이 모뎀 칩의 주된 기능이다. 하지만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개인 컴퓨터의 고정 환경이 이동 환경으로 바뀌었다. 그래서 인터넷 기반의 소셜미디어(SNS), 쇼핑, 결제 수단 같은 많은 응용 소프트웨어를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스마트폰에서는 모뎀 칩 이외에 별도의 중요한 시스템 반도체가 필요하게 됐다. 이것이 바로 AP다. 스마트폰에 있는 많은 다른 부품을 전체적으로 제어하므로 사람의 두뇌에 비유하기도 한다. 요즈음 AP에는 모뎀 칩이 내장돼 있다.

AP는 크게 CPU(Central Processor Unit), GPU(Graphic Processor Unit), NPU(Neural Processor Unit) 등 세 가지가 기본 코어로 구성된다. CPU는 운영체제를 실행해 웹브라우징이나 게임 등 스마트폰의 핵심 기능을 수행한다. 모든 제어 기능을 담당하며, 운영체제를 비롯한 전체 소프트웨어가 수행되는 장소다. 

CPU는 내재된 CPU의 종류, 개수, 속도에 따라서 성능이 달라진다. 사용되는 CPU는 영국의 암(ARM) 제품을 사용한다. 삼성의 AP인 엑시노스의 경우, 갤럭시S1에서는 1개를 사용했지만, 지금은 8개를 사용한다. 또한 GPU의 역할은 그래픽과 영상 데이터를 화면에 표시해 주거나 게임의 3D 그래픽을 처리하는 것이다. 최근에는 GPU의 성능이 무척 중요해졌다. NPU는 인공지능(AI) 전용 코어다. 딥러닝 모델을 기존의 CPU, GPU만으로 구현하려면 전력이 너무 많이 소모되고 비효율적이어서 별도의 기속기가 필요하다. 이것은 인공지능의 알고리즘을 효율적으로 처리해 낸다. 대용량의 정보를 동시다발적으로 동시에 연산 가능하다. 

AP는 대표적인 시스템 반도체다. 칩 안에는 앞에 설명한 CPU, GPU, NPU 코어 이외에 많은 기능을 처리하는 블록들이 있다. AP 구조를 흔히 아키텍처(Architecture·컴퓨터 시스템 전체의 설계방식)라고 말하는데, 이것은 도시 전체나 건물들의 내부에 비유할 수 있다. 과거 건물들은 복잡하고 비효율적이었지만 요즘은 건물들은 간단하고 효율적인 건물을 짓는다. AP의 아키텍처도 이와 같다. 성능은 우수하고 발열이 적은 아키텍처를 개발해야 한다. 아키텍처 설계가 끝나면 도면을 이용해서 건축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시스템 반도체 설계도 마찬가지다.


시스템 반도체 아키텍트를 키워라

시스템 반도체 설계를 위해선 어떤 인재가 필요할까? 가장 중요한 것은 개별적인 핵심 기술 확보도 중요하지만, 시스템 반도체 전체 시스템 관점에서 큰 그림을 그리고 각 기술을 최적화하면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내야 한다. 이런 역량을 가지고 있는 전문가를 시스템 아키텍트(Architect·아키텍처를 만드는 사람)라고 부른다. 

시스템 아키텍트는 반도체 칩과 소프트웨어로 구성된 전체 시스템을 기획하고 상위 수준의 개념설계를 한다. 시스템 아키텍트는 글을 쓰는 작가와 같다. 이러한 시스템을 개발한다는 것은 문학작품 또는 글을 쓰는 과정과 같다. 설계할 때 표현 도구로서 언어들이 존재하고 다양한 목적과 형태에 따라 쓰인다. 이렇듯 일련의 칩을 설계하는 과정들은 글을 쓰고 완성하기까지의 과정에 비유할 수 있다. 우리는 자기 생각을 언어를 기반으로 표현하고 이를 글로써 남겨 공유한다. 즉 문학 작품 또는 글이라 불리는 것들은 언어 문법과 표현양식에 따라 표현되지만, 그 자체는 인간 사고의 결정체다. 좋은 생각이 있다고 해서, 꼭 좋은 글이 나오는 것은 아니지만, 좋은 생각이 없으면 아무리 글을 다듬어도 좋은 글이 나올 수가 없다. 생각이 있다는 것이 소프트웨어나 하드웨어 개발에서는 시스템의 규격을 정하고 알고리즘을 개발하는 것이고, 이 과정이 시스템 반도체 개발에서는 아키텍처 설계 단계에 해당된다. 그 후 글로 옮겨서 완성하는 것이 반도체 칩을 세부 설계하는 것에 해당한다. 

건축도 마찬가지다. 도시나 집을 짓는다고 가정해 보면 그곳에 살 사람의 생각과 성격을 반영하고 그것에 건축가의 예술성이 감안되면 훌륭한 건축이 만들어지게 될 것이다. 훌륭한 건축가는 창의적인 사고를 하고 있고, 건물에서 거주하는 사람의 행복을 먼저 생각할 것이다. 문학작품을 만드는 것도 처음 시작 단계에서 등장인물을 정하고 이들의 관계 설정을 통해서 어떤 이야기로 전개하고 결말을 맺을 것인가가 중요한 것처럼 말이다. 

스마트폰은 계속해서 고성능으로 진화하고 있다. 모바일용 AP는 고성능을 유지하면서 칩의 발열을 줄이는 것이 목표가 됐다. 이는 반도체 칩의 규격을 정하고 아키텍처를 정하는 시스템 설계 단계에서 판가름 난다. 이 단계에서 칩의 중요한 기능, 성능이 정해지기 때문이다. 그다음 단계는 도면을 보고 건축을 하는 일이다. 시스템 반도체에서의 아키텍트는 시스템 전체를 꿰뚫고 있는 핵심 인재다. 하드웨어, 소프트웨어를 두루 경험했으며, 반도체 칩에 사용되는 알고리즘도 잘 알고 있어야 한다. 또한 그 칩이 사용되는 제품에 대한 이해도 있어야 한다. 육성이 쉽진 않지만,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고 키워야 한다. 결국 시스템 반도체 1등의 열쇠를 쥐고 있기 때문이다.

김용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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