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주에게 말하지 않고, 당신의 일상적인 근무에 더해 하는 유료 노동.” 흔히 부업(副業)을 의미하는 문라이팅(moonlighting)을 케임브리지 영어 사전은 이렇게 정의합니다. 본업을 하는 직장에 당당히 얘기할 수 없고, 또 본업의 급여로는 먹고살기 힘든 상황이라는 부정적 분위기가 들어있습니다. 

이번 커버 스토리 ‘N잡러(여러 직업을 가진 사람) 시대’가 조명한 부업 붐은 낮에 일하고, 밤에 대리기사로 뛰는 생계형을 넘어 자아실현형 근로자의 증가까지 포괄하는 글로벌 트렌드입니다. 본업을 하면서 프리랜서로 일하거나 아예 프리랜서로 전업해 여러 곳에서 임시직으로 일하는 것을 원해서 하는 유형이 늘고 있는 겁니다. 국내에서 부업을 하는 인구는 5월 기준 62만9610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고, 미국에서만 작년 말 기준 630만 명의 프리랜서가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 흐름 뒤에는 긱 이코노미(gig economy·임시직 근로 형태를 기반으로 한 디지털 플랫폼 경제)의 부상이 있습니다. 조직과 정해진 출퇴근 시간 없이 수입을 올리는 근로자를 뜻하는 긱 워커(gig worker)에 일자리 무대가 돼주는 플랫폼의 성장이 있는 겁니다. 파이버, 크몽처럼 프리랜서 중개 플랫폼부터 배달의민족, 유튜브까지 다양합니다. 

팬데믹(pandemic·감염병 대유행)으로 늘어난 재택근무를 지속하려는 수요와 평생직장 개념에 매달리지 않는 새 일자리관(觀)도 N잡러 시대를 가속화합니다. 파이버가 올 3월 미국 프리랜서 730명을 조사한 결과, 90%는 일과 개인 삶을 주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점을, 89%는 일하는 시간과 장소에 대한 유연성 확보를 배경으로 꼽았습니다.

기업으로선 고정비용 없이 전문가를 활용할 수 있는 이점이 있습니다. 종신고용으로 유명한 일본에서는 부업 금지를 해제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미쓰이스미토모해상화재보험의 경우 부업 경험을 승진 조건으로 내걸기도 합니다. 부업이 창의성 키우는 데 도움 된다는 인식의 전환입니다. 세계경제포럼이 2020년 11월 발표한 자료의 한 대목은 미래 일자리 유형의 일단을 보여줍니다. “코로나19 이전 긱 이코노미가 일자리를 찾는 이들의 ‘최후의 선택지’였다면, 이제는 능력 있는 개인이 앞다퉈 프리랜서 선언을 하는 시대가 열리고 있다.”


Reader’s letter

또래 창업자 스토리에 도전 의식 들어

같은 90년대생으로서 매우 흥미롭고 재밌는 주제였다. 또래 사람들이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게임체인저’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이 신기했고, 좋은 에너지가 느껴졌다. 실패에 부딪히면서도 포기하지 않고 뚝심 있게, 중심을 잡고 재정비해 자신의 길을 밀고 나간 90년대생 창업자들의 스토리를 보면서 도전 의식도 생겼다.

-이은영 주부

Reader’s letter

젊은 창업자를 위한 지원과 관심 필요

한때 창업을 꿈꿨지만 현실의 벽 앞에 포기한 기억이 있는데, 아직 30대 초반 젊은 창업자들의 스토리를 보면서 참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특히 앞으로 한국의 미래를 이끌어나갈 90년대생들이 글로벌 무대에서도 인정받고 있는 점이 선배 세대로서 장하고 든든했다. 국가 차원에서 적절한 지원과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할 것 같다.

박난희 어린이집 교사

Reader’s letter

또래 창업자 보면서 자극받아

최근에 회사를 그만두고, 대학생 때부터 꿈꿔왔던 창업에 도전하고자 아이디어를 구상하고 있다. 월급 핑계로 머뭇거리던 시간이 길어졌다가 지금 아니면 도저히 안 될 것 같아서 회사를 나왔다. 지난 커버 스토리 기사에서 반복적으로 ‘지금 시작하라’는 메시지가 나와서 한편으로는 찔리고 한편으로는 지금이라도 시작하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최경수 창업 준비생

오광진 편집장
이코노미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