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몇 마리 갖고 한 걸 전임상 시험했다고 하고, 환자 몇 명 대상으로 한 결과를 임상 실적으로 내밀면 기업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겠습니까.” 얼마 전 만난 바이오 업계의 한 임원이 한 말입니다. 코로나19 사태로 중요성은 더 부각됐는데도 되레 자금 혹한기에 처한 바이오산업의 현주소를 이렇게 설명하더군요. 

이번 커버 스토리 ‘바이오 클러스터’는 자금난에 직면한 바이오산업의 돌파구로 주목받고 있는 바이오산업단지를 조명했습니다. 국내 바이오 클러스터는 이미 10여 년 전 오송·대구에 정부 주도로 조성을 시작했지만, 이후 지자체가 이끌거나 기업들이 자생적으로 모여든 곳이 늘면서 전국적으로 20여 곳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하지만 아이디어 연구 단계에서 임상을 거쳐 상용화에 이르는 시간이 10년이 넘어 다른 제조업에 비해 훨씬 긴 바이오산업의 특성상 가치사슬을 모두 아우르는 생태계를 갖춘 곳이 거의 없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무늬만 바이오 클러스터’가 넘쳐난다는 비판도 이와 무관치 않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7월 “우리도 보스턴 같은 성공적인 바이오 클러스터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지만, 정부 주도만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보스턴 바이오 클러스터를 연구해온 김종성 미국 보스턴대 퀘스트롬경영대 교수는 최우선 조건으로 많은 우량 바이오 기업을 꼽았습니다. 이들과 손잡기 위해 빅파마가 몰렸고, 벤처캐피털까지 뛰어들면서 선순환 생태계가 형성됐다는 겁니다. 무대나 트레이너가 아무리 훌륭해도 실력 있는 선수가 없으면 성공할 수 없다는 얘기로 들렸습니다. 뛰어난 선수의 양산은 보스턴처럼 규제 완화에서 해법을 찾을 수 있습니다. 1970년대 유전자 재조합 규제 완화를 계기로 MIT와 하버드대 출신 인재들의 창업이 이어진 게 보스턴 바이오 클러스터의 출발점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바이오 창업 열풍만큼 중요한 게 ‘정직한 바이오’의 증가입니다. 바이오 혹한기 회사 성과에 대해 더욱 검증된 자료를 요구하는 게 이전과 달라진 분위기라고 합니다. 동물실험센터나 임상 병원 등 검증을 용이하게 할 수 있게 해주는 인프라를 갖춘 바이오 클러스터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이유입니다. 하지만 포장에만 신경 쓰는 기업들이 줄지 않는 한 성공적인 바이오 클러스터, 미래 성장 동력으로서의 K바이오산업의 부상은 기대하기 힘들어 보입니다. 결국 해법은 기업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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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인 구직 시장의 새로운 바람 HR테크

회사가 원하는 인재와 구직을 원하는 사람들을 적절하게 매칭해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은 일이다. 오랫동안 인사관리 업무에 종사하면서 그 어려움을 항상 느끼고 있었기에 HR테크를 다룬 지난 호 기획이 신선하게 와 닿았다. 인사 업무가 팬데믹과 기술 개발을 만나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를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였다.

-채효승 회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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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 없는 고용 시대, 희망을 엿보다

재취업을 준비하면서 채용 트렌드의 변화에 많은 관심이 있던 차에 매우 흥미로운 기획 기사였다. 특히 지원자의 자기 PR에 도움을 주는 ‘스펙터’에 눈길이 갔다. 또 비대면 채용과 원격 근무가 확산하는 상황에서 “전 세계 원하는 곳 어디든, 원하는 직업을 갖게 될 수 있을 것”이라는 딜(Deel) 공동 창업자의 말도 와닿았다.

-이은영 취업준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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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와 근로자의 ‘윈윈’을 꿈꾸며

회사와 근로자의 관계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됐다. HR테크의 부상과 함께 이직이나 겸직이 쉬워진 시대, 이제는 회사도 인재를 잡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말이 인상적이었다. 사람에게 투자하는 기업, 이를 통해 자신의 가치를 찾고 발전하는 근로자 그리고 이를 동력 삼아 성장하는 회사, 모두의 ‘윈윈’을 꿈꾼다. 

-김난희 어린이집 교사

오광진 편집장
이코노미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