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서남부 광시좡족(廣西壯族) 자치구는 533㎞에 걸쳐 베트남과 국경을 맞대고 있습니다. 2018년 여름 취재차 다리 하나만 건너면 베트남으로 진입하는 접경 지대를 찾았을 때 통관 대기 중인 박스에 쓰인 맞춤법 틀린 한글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동행한 현지인이 베트남에서 한국 식품이 인기라며 중국 기업이 만든 짝퉁 한국 과자일 것이라고 귀띔한 적이 있습니다.

이번 커버 스토리 ‘혀끝의 한국, 진격의 K푸드’를 기획하면서 떠올린 기억입니다. K푸드 세계화는 이미 중국, 동남아를 넘어 북미와 유럽으로까지 확대일로에 있습니다. 인기 K팝그룹 BTS와 ‘오징어게임’ 같은 K콘텐츠의 세계화 궤도와 방향을 같이합니다. BBQ가 미국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외식 브랜드 2위에 오르고, 프랑스 파리의 대형 백화점에 한국 식품 코너가 속속 입점하는 현실은 전 세계인의 혀끝에 K푸드가 다가서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일본 도쿄의 한인 타운 신오쿠보가 청년층이 몰리는 번화가로 변신한 배경에도 K콘텐츠와 K푸드의 동반 약진이 있습니다.

중국식을 즐기는 제게 “그 나라 문화를 정말 좋아하는지는 음식을 좋아하는지를 보면 알 수 있다”고 한 지인의 말이 떠오릅니다.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서 전지현이 “눈 오는 날엔 치맥(치킨과 맥주의 줄임말)인데”라고 한 대사 한마디로 중국에서 치맥 열풍이 불었듯이 문화가 주는 호감도가 식생활에 영향을 주는 건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하지만 식품 산업의 경쟁력이 문화 하나만으로 좌우되지는 않습니다. 이기원 서울대 푸드테크학과장은 “한식의 단점인 긴 조리 시간이 밀키트 같은 푸드테크(첨단 기술 이용한 식품 제조·유통 고도화) 발전으로 해결됐다”고 했습니다. 코로나19발 거리 두기가 만든 HMR(Home Meal Replacement·가정간편식) 열풍은 한식과 기술의 융합을 가속화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일본식인 J푸드처럼 세계화가 계속되려면 현지화, 고급화, 차별화의 삼박자가 맞아떨어져야 한다고 입을 모읍니다. 이 과정에서 음식에 스토리를 입히는 노력과 함께 푸드테크를 어떻게 접목할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해보입니다. 10년 전만 해도 K푸드 수출 9위(담배 제외 기준)에 머물던 김이 지난해 1위로 올라선 배경엔 김을 스낵으로 만든 푸드테크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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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미술 시장 속 한국의 잠재 가능성 확인

지난 호 기획을 통해 해외여행을 가지 않고도 국내에서 값비싸고 멋진 미술품들을 자주 볼 수 있었던 이유를 알게 됐다. 특히 미술계 ‘큰손’으로 성장할 밀레니얼 세대를 위해 실시간 온라인 판매 등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는 크리스티의 인터뷰를 재미있게 읽었다. 홍콩, 싱가포르에 이어 차기 아시아 미술 시장 거점으로 성장할 한국의 모습이 기대된다. 

-김희영 회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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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 세대 사랑받은 블루칩 작가 미래 기대

지난 호에서 소개된 떠오르는 블루칩 작가 리스트 에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작가가 포함돼 있어서 특히 반가웠다. 젊은층을 중심으로 투자 관점에서 미술품을 수집하는 ‘딜렉터(deallector)’라는 신조어 등 트렌드를 반영한 기사를 공감하며 읽었다. 신진·중견 작가들의 좋은 작품을 더 많이 소개할 수 있는 플랫폼이 늘어나기를 기대한다.

-최지은 IT스타트업 회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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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미술 시장 성장 요인 잘 분석해

최근 한국에 세계적인 아트 페어 ‘프리즈’가 열렸고, 국내 미술 시장이 커지고 있다는 기사를 봤었는데, ‘이코노미조선’이 이를 잘 분석한 것 같다. 젊은 세대의 미술 시장 유입, 아트테크(아트+재테크) 열풍은 물론 미술 경매 업체, 갤러리의 역할 등을 잘 알 수 있었다. 특히 서울옥션이 젊은층을 공략하고 있다는 내용이 흥미로웠다. 

-장민진 신세계조선호텔 과장

오광진 편집장
이코노미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