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진정한 인간관계에 목말라 있을 때 현실은 피상적인 온라인 소통 쪽으로 너무 멀리 가버렸다.” 

미국의 마케팅 전문가 데이비드 미어먼 스콧과 레이코 스콧이 펴낸 저서 ‘팬덤 경제학’의 한 대목입니다. 디지털 기술로 초연결 시대가 도래했다고 하지만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SNS)가 만드는 피상적인 인간관계에 빠진 사람이 진짜 인간관계로 회귀하려는 갈망이 팬덤의 가치를 부각시키고 있다는 설명이 이어집니다. 

팬덤은 취향이 같은 사람을 연결합니다. 특정 대상에 정서적으로 끌리거나 그 대상이 주는 가치에 공감하는 사람끼리는 생면부지이면서도 친근함을 느낍니다. 팬의 대상을 매개로 진짜 인간관계를 맺어간다는 얘기입니다.

이번 커버 스토리 ‘팬덤 마케팅’은 고립의 시대, 확산되는 팬덤 현상을 기업 마케팅에 적용하는 사례들을 조명했습니다. 팬덤 고객은 일반 소비자와 단골을 넘어 기업의 위기 대응과 인재 유치에 도움을 줍니다. 입소문을 내고, 제품 보완에 헌신적으로 참여합니다. 코로나19 사태와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으로 인한 불황 우려가 커지는 요즘, 팬덤 마케팅에 시선을 돌리는 이유입니다. 

기술 발전과 팬덤 형성 역사는 궤를 같이합니다. 19세기 음악광의 등장에는 철도와 통신이라는 산업혁명 기술의 도래가 있었습니다. 인터넷과 유튜브 같은 기술 혁신은 또 다른 팬덤 인프라를 만들어냅니다. 

특히 1인 가구의 급증 같은 고립 심화는 에이브러햄 매슬로가 갈파한 인간의 5단계 욕구 중 3단계인 ‘소속감과 사랑’의 갈증을 키웁니다. 세상을 바꾸는 혁신 그룹에 속하고 싶다는 욕구는 애플과 테슬라 팬덤으로 이어집니다. 파타고니아 팬덤은 친환경 가치를 중시하는 젊은 세대의 4단계 욕구인 ‘성취, 자기 가치 존중’도 만족시켜줍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1월 1일 신년사에서 “‘찐팬(진짜 팬)’이 얼마나 있는지, 어떤 네트워크에 소속돼 있는지가 곧 기업의 가치”라고 했습니다. 기술의 상향 평준화는 가성비의 의미를 반감시킵니다. 팬들이 바치는 건 돈이 아니라 열정(에너지)과 시간입니다. 고객의 주머니보다 열정·즐거움·가치를 공유하는 팬덤을 확보하는 기업이 승자가 되는 시대가 오고 있습니다.


Reader’s letter

만화 왕국 일본 아성 넘보는 K웹툰의 힘

중·고등학교 청소년 시절은 일본 만화의 황금기였다. 나와 같은 세대라면 아마도 ‘슬램덩크’ ‘드래곤볼’을 친구들끼리 돌려봤던 추억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제 K웹툰이 만화 강국 일본의 아성을 위협할 수 있을 만큼 성장했다. 커버 스토리 기사를 읽으면서 문화 콘텐츠의 힘과 새로운 시장을 미리 알아보고 투자하는 기업의 판단력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았다.

-이동훈 자영업

Reader’s letter

웹툰 성장에서 배운 블루오션 마케팅의 중요성

커버 스토리 기사를 읽으면서 K웹툰이 세계 시장에서 성장한 비결 가운데 하나인 국내 기업들이 웹툰의 가능성을 미리 알아보고 해외 시장에 적극적으로 투자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소프트파워’의 중요성이 커지는 시대다. ‘웹툰’이라는 블루오션을 미리 알아봤던 기업들처럼 국내 기업들이 앞으로도 문화 콘텐츠를 수출하게 되기를 기대한다.

-김태연 회사원

Reader’s letter

K콘텐츠와 플랫폼이 만든 웹툰의 인기

지난 호를 읽고 웹툰 시장이 급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가 한국 작가들의 스토리 구성력뿐만 아니라 플랫폼의 힘이 더해졌기 때문이라는 생각을 했다. 여전히 웹툰 작가 및 관련 종사자들의 노동 환경은 열악하다. 제도적 지원이 있었으면 좋겠고, 웹툰에 대한 인기가 지속될 수 있도록 드라마나 영화로 재탄생되는 과정에도 표준화한 프로세스가 있었으면 한다. 

-김유진 회사원

오광진 편집장
이코노미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