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의 여파로 경제가 침체일로에 있다. 세월호를 닮은 경제가 세월호 참사를 겪은 후 가라앉는 양상이다. 세월호는 승객과 화물을 더 싣기 위해 개조를 하고 배 밑의 평형수를 뺐다. 그리하여 복원력을 잃고 파도에 쓰러졌다. 우리경제는 1997년과 2008년 두 차례의 금융위기를 겪은 후 대기업 중심으로 구조조정을 하여 중소기업들이 많이 쓰러졌다. 세월호와 마찬가지로 복원력을 잃은 상태다. 문제는 세월호 사태 이후 민간소비와 기업투자 심리가 급격히 얼어붙어 내수가 붕괴하는 것이다. 여기에 원화의 급격한 절상으로 대외적으로 수출도 위기를 맞고 있다. 현 추세로 갈 경우 경제가 추락의 불안감에 휩싸일 수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정부조직을 바꾸기로 하고 최근 대규모의 청와대 참모진 개편과 개각을 단행했다. 또한 세월호 참사 전에 추진했던 공공부문 개혁과 경제혁신에 박차를 가하고 교육과 사회부문의 개혁도 강력히 추진할 계획이다. 그러나 정부조직개편이 임기응변으로 이루어지고 청와대 수석비서관과 장관들의 인사가 사회통합과는 거리가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제시한 정부조직개편안에 따르면 정부조직을 총리, 경제부총리, 사회부총리의 3두체제로 만들어 공직사회 개혁 등 국가개조 업무는 총리가, 경제혁신 등 경제살리기 업무는 경제부총리가, 교육개혁 등 비경제분야 업무는 사회부총리가 총괄한다. 안전관리와 구조업무는 총리실 산하에 국가안전처가 신설돼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한다.

이번 정부조직개편은 세월호 참사에 대한 정확한 원인과 책임소재의 규명 없이 정부가 셀프개혁을 하는 형식이다. 특히 참사의 근본원인이 관료주의의 경제지배와 이에 따른 사회부패라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다. 따라서 문제의 원인을 제거하지 못하는 피상적인 개혁으로 끝날 가능성이 있다. 더욱 불안한 것은 총리를 비롯한 국무위원과 수석비서관의 인사다. 검증이 제대로 안 된 인사로 혼란을 야기하고 주변 인사들로 친정체제를 구축한다는 비판이다. 위기극복과 재도약을 위해 국력의 통합이 절실한 상황에서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이다.

세월호 참사 이후 국가정책은 실종 상태다. 여기에 정부 불신이 극도로 치닫고 있어 나라가 어디로 갈지 모른다. 특히 내수부진과 수출위축으로 진퇴양난을 겪고 있는 경제는 앞이 안 보인다. 정부조직개편은 국회 논의 과정에서 전문가들의 의견과 여론을 충분히 수렴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새로운 진영을 갖춘 청와대 참모진과 내각이 단순히 대통령의 지시를 받아쓰는 모습에서 탈피해야 한다. 대신 국민과 소통하며 국민과 함께 소신껏 개혁정책을 펴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그리하여 위기를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는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경제정책의 새 그림을 내놓는 것이다. 정부는 그동안 맞춤형 복지, 경제민주화, 창조경제, 경제혁신 등의 정책을 폈으나 재원이 부족하거나 구체적인 대안의 결여로 대부분 미완에 그치고 있다. 이러한 정책들을 다시 추진하겠다는 것은 엔진이 꺼진 배를 다시 운항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경제를 살리는 새 그림은 대기업 때리기를 넘어 중소기업을 살리는 경제민주화, 인기영합적인 무상시리즈보다는 일자리를 만들어주는 생산적 복지, 개념도 찾기 어려운 창조경제 실현에 앞서 실질적인 먹거리를 만드는 연구개발투자 등을 주요 내용으로 담아야 한다. 그리고 이에 대한 구체적인 실행방안과 재원조달계획을 마련해 차질 없이 추진하는 강력한 집행능력을 보여야 한다. 여기에 여야 정치권이 정쟁을 중단하고 경제 살리기에 힘을 모으는 성숙한 모습을 보여야 함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이와 같은 방법으로 경제가 꿈틀거리는 것을 국민이 직접 피부로 느끼게 해야 한다. 그리하여 온 국민이 하나가 되어 다시 팔을 걷고 일어서게 해야 한다. 

이필상 서울대 경제학부 초빙교수

  • 목록
  • 인쇄
  • 스크랩
ⓒ 조선경제아이 & economy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