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5일 오후 서울 광화문 주변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시민이 다니고 있다. 이날 서울 지역의 초미세먼지 농도는 ‘나쁨’ 수준이었다. 사진 연합뉴스
3월 25일 오후 서울 광화문 주변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시민이 다니고 있다. 이날 서울 지역의 초미세먼지 농도는 ‘나쁨’ 수준이었다. 사진 연합뉴스

다섯 살짜리 딸이 있는 박영주(38)씨는 요즘 미세먼지 농도를 체크하는 게 아침 일과다. 좀 심하다 싶으면 딸에게 보건용 마스크를 꼭 씌운다. 하지만 보건용 마스크만으로 미세먼지가 다 차단되는지 걱정이 많다.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데도 박씨 딸이 기침을 하거나 목이 아프다고 호소하기 때문이다. 박씨는 “딸이 이러다가 병이라도 걸리는 것 아닌지 걱정된다”고 했다.

비염을 앓고 있는 이모(46)씨도 미세먼지가 고통스럽기는 마찬가지다. 미세먼지로 하늘이 흐린 날은 증상이 더 심해진다.

어린이나 노약자, 호흡기 질환자에게 미세먼지가 계속되는 봄은 혹독한 계절이다. 호흡기 질환에 걸리거나 앓고 있던 호흡기 질환이 심해져 병원 신세를 져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미세먼지 농도가 1㎥당 10㎍(마이크로그램·1㎍은 백만분의 1g) 더 짙어지면 기관지염 입원환자가 23% 늘어난다. 최근 몇 년 동안 미세먼지가 심각해지면서 기관지염 환자가 쓰는 한 해 의료비는 2014년 4285억원에서 2017년 5174억원으로 3년 만에 20% 이상 급증했다. 미세먼지로 인해 호흡기 질환자가 부담해야 하는 의료비가 갈수록 늘고 있다.

미세먼지 때문에 악화할 수 있는 호흡기 질환 등에 대비할 수 있는 보험 상품을 알아봤다. 월 100원도 안 되는 돈만 추가로 내면 자녀들이 호흡기 질환에 걸렸을 때 치료비를 지급받을 수 있는 보험 상품도 있다.

대표적인 것은 DB손해보험이 판매하는 ‘다이렉트 굿바이 미세먼지 건강보험’이다. 다이렉트 굿바이 미세먼지 건강보험으로 미세먼지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6대 질환(편도염·축농증·급성상기도염·인후질환·특정후각질환·백내장)과 심혈관 질환, 폐암 등의 수술비를 보장받을 수 있다. 호흡기와 눈 질환으로 수술받을 때는 10만~50만원의 보험금을 받을 수 있고 심혈관 질환(협심증·심근경색증) 수술에는 300만원, 폐암으로 진단받으면 1000만원의 보험금을 받는다. 보험료는 30~40세 가입자 기준으로 월 1만원 미만이고 보험 기간은 3·5·10·15·20년 만기 중 선택할 수 있다. 가입은 DB손해보험의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하면 된다.

면역력이 약한 어린이를 위한 보험 상품(어린이보험)도 미세먼지가 유발할 수 있는 질환을 보장한다. 어린이보험은 부모가 자녀를 위해 들어주는 보험을 말하며 보통 만 15세 미만 자녀를 둔 경우 가입할 수 있다. 어린이보험은 보장되는 질병 범위와 지급되는 보험금 액수에 따라 월 2만~3만원에서 많게는 10만원 정도의 보험료를 내야 한다. 하지만 호흡기 질환에 대한 특약을 추가할 경우에는 100원 이하의 소액만 더 내면 되는 경우가 많다.

어린이보험 중 호흡기 질환을 보장하는 대표적 상품은 교보생명의 ‘교보우리아이생애첫보험’이다. 이 보험은 미세먼지로 유발될 수 있는 중이염·급성상기도염·비염 등 호흡기 질환으로 입원할 경우 입원비를 지급한다. 4일 이상 입원하면 3일 초과 시부터 1일당 2만원씩 입원비가 나온다. 단 입원 후 120일이 지나면 입원비가 지급되지 않는다. 별도의 특약에 가입하지 않아도 된다.

현대해상의 ‘굿앤굿어린이종합보험’은 ‘환경성 질환 특약’을 제공한다. 알레르기성 비염, 천식, 급성 기관지염, 폐렴, 폐 질환, 중금속에 의한 질환 등으로 입원하면 최장 180일까지 입원비(1일당 1만~2만원)를 지급한다. 5세 어린이의 경우 환경성 질환 특약에 추가로 가입하려면 보험료를 매월 43원(1일당 입원비 1만원 기준) 더 내면 된다.

삼성생명이 판매하는 ‘우리아이통합보장보험’의 ‘환경성질환입원특약’은 매월 236원(5세 기준)만 추가로 내면 되는데 △알레르기성 비염 △천식 △급성 기관지염 △폐렴 △아토피로 1일 이상 입원하면 120일까지 매일 1만원의 보험금을 지급한다. 보험 업계 관계자는 “최근 미세먼지 때문에 환경이 너무 안 좋아져서 자녀들을 위한 호흡기 질환 특약에 대한 문의가 많아지고 있다”며 “많아야 몇백원이면 특약을 추가할 수 있는 상품이 많다”고 했다.


실비보험도 호흡기 질환 보장

실손의료보험(실비보험)을 활용해도 호흡기 질환의 치료비를 보장받을 수 있다. 실비보험은 가입자가 질병으로 입원하거나 통원 치료를 받은 경우 실제 부담한 치료비를 보험사가 보장하는 상품을 말한다.

보험 업계에 따르면 대부분의 실비보험은 편도염·축농증·기관지염·폐암 등 호흡기 질환과 백내장·녹내장 등 눈 관련 질환의 치료비를 보장한다. 단 실비보험은 치료비 전액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 현재 보험사에서 판매하고 있는 실비보험은 건강보험이 지원하지 않는 치료비의 자기부담금 중 80%만 보장한다. 예를 들어 폐렴으로 입원해 치료비 100만원을 부담해야 할 때 실비보험에 가입했다면 80만원만 보험금으로 받을 수 있다.

65세 이상 고령자들은 ‘노후실손의료보험’에 가입해두면 좋다. 보통 실비보험은 65세 이하까지만 가입할 수 있다. 고령이 되면 병원 가는 일이 많아지므로 보험금을 지급해야 하는 보험사들이 고령자의 실비보험 가입을 허용하지 않는다. 하지만 일부 보험사들은 65세 이상 고령자를 위해 노후실손의료보험을 별도로 출시해 판매하고 있다. 75세 이하까지 가입할 수 있는 상품이다. 단 거의 모든 보험사가 판매하고 있는 일반 실비보험과 달리 노후실손의료보험은 삼성생명 등 10개 보험사에서만 판매한다.


plus point

가상화폐 지급하는 미세먼지보험도 나와

인슈어테크(InsurTech·보험과 기술의 결합) 기업 직토는 미세먼지 농도가 일정 수준을 넘을 경우 보험금을 지급하는 온라인 보험 상품을 내놨다. 이 보험 상품은 가입자가 선택한 지역의 미세먼지 농도가 110㎍/㎥를 넘으면 보험료로 냈던 금액의 두 배를 보험금으로 지급한다. 단 암호화폐인 ‘인슈어리움’으로 보험료를 내고 보험금을 받는다. 인슈어리움은 암호화폐 거래소에서 현금으로 사고팔 수 있다.

예를 들어 가입자가 서울 지역의 4월 10일을 선택해 2000인슈어리움으로 이 상품을 매수했다면, 4월 10일이 속한 주중에 단 하루라도 미세먼지 농도가 110㎍/㎥를 넘으면 4000인슈어리움이 보험금으로 지급된다. 미세먼지 농도가 기준에 미치지 않으면 구매자가 낸 보험료는 인슈어리움의 수익이 된다. 현행 보험업법에서는 질병에 걸리지 않아도 보험금을 주는 것을 금하기 때문에 미세먼지를 금전적으로 보상할 수 있도록 암호화폐를 활용하는 것이다.

정해용 기자

  • 목록
  • 인쇄
  • 스크랩
  • PDF 다운
ⓒ 조선경제아이 & economy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