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는 12월 16일 비바리퍼블리카의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예비인가를 승인했다. 사진은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 사진 비바리퍼블리카
금융위원회는 12월 16일 비바리퍼블리카의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예비인가를 승인했다. 사진은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 사진 비바리퍼블리카

간편 송금 애플리케이션(앱) ‘토스(Toss)’로 유명한 핀테크 기업 비바리퍼블리카가 재수 끝에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를 취득했다. 인터넷전문은행 경쟁이 현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2파전에서 3파전으로 확대된다. 제3 인터넷전문은행의 등장으로 금융 업계에 인터넷전문은행이 새바람을 불러일으킬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12월 16일 오전 임시 정례회의를 열고 비바리퍼블리카(토스)와 KEB하나은행, SC제일은행 등이 손잡은 ‘토스뱅크 컨소시엄(이하 토스뱅크)’에 대해 은행업 예비인가를 승인했다고 밝혔다. 토스뱅크는 지난 5월에도 금융위의 예비인가 심사를 받았지만, 당시 금융 주력자로 참여하기로 했던 신한금융지주가 중도 이탈하면서 고배를 마셨다.

토스뱅크의 최초 자본금은 2500억원이며 최대 주주는 토스(지분율 34%)다. KEB하나은행·한화투자증권·중소기업중앙회·이랜드월드(회사별 지분율 각각 10%로 모두 2대 주주), SC제일은행(지분율 6.67%), 웰컴저축은행(지분율 5%), 한국전자인증(지분율 4%) 등이 참여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예비인가 배경에 대해 “토스뱅크가 KEB하나은행과 SC제일은행 등을 영입하면서 안정성이 강화됐다”라고 설명했다.

토스뱅크는 앞으로 인력, 조직, 전산 설비 등을 갖춘 뒤 금융위 본인가를 받아 2021년 중 영업을 시작하게 된다. 윤창호 금융위 금융산업국장은 “예비인가 이후 1년 반 정도 준비 작업이 필요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토스뱅크 출범식은 2021년 7월쯤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1·2호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에 이어 토스뱅크의 가세로 인터넷전문은행 시장을 둘러싼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금융위는 정보기술(IT)에 금융이 접목된 인터넷전문은행이 금융시장의 경쟁과 혁신을 촉진하는 연못 안의 ‘메기’와 같은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한다. 실제로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는 출범 이후 기존 금융시장에 신선한 바람을 몰고 왔다. 비대면 실명 확인과 송금, 간편 결제 등 주요 금융 거래가 기존에 경험해 보지 못한 수준으로 훨씬 손쉽게 이뤄졌다.

카카오뱅크 같은 경우 플랫폼 인지도를 바탕으로 폭발적 인기를 끌며 1000만 명 이상의 고객을 확보했다. 인터넷전문은행이 내놓는 각종 혁신적인 서비스에 대응하기 위해 시중은행들이 너 나 할 것 없이 비대면 채널 강화에 나서면서 인터넷전문은행이 메기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는 평가가 나왔다.

토스뱅크는 금융 거래 이력이 부족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중금리 대출(시중은행의 연 3~5% 대출을 이용하는 고신용자와 저축은행, 대부 업체의 연 20%대 고금리 대출에 내몰린 저신용자 사이를 대상으로 한 대출)을 내준다거나 신용카드를 소지하지 않은 고객에 대한 할부 금융 성격의 ‘토스 대출’ 등 혁신적인 금융 서비스를 내놓을 방침이다. 윤 국장은 “토스뱅크는 기존 은행권에서 취약하다고 여겨지는 여러 가지 보완적이고 경쟁적인 상품을 개발해 영업하겠다는 계획이어서, 금융 혁신을 촉발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는 12월 16일 오후 기자간담회에서 “빅데이터를 활용해 차별화한 신용평가 모델을 개발하고, 제도권 금융을 이용할 수 없었던 ‘신 파일러(Thin Filer·금융 이력 부족자)’를 위한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제공하겠다”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포괄적인 전체 데이터를 본다는 점이 다른 금융사와 토스의 가장 큰 차이점”이라며 “토스뱅크는 중금리 대출 시장에서 성공할 가능성이 크다”라고 강조했다.


토스뱅크 컨소시엄이 재도전 끝에 신규 인터넷전문은행 사업을 위한 예비인가를 받았다. 사진은 스마트폰에 띄워진 토스 로고. 사진 연합뉴스
토스뱅크 컨소시엄이 재도전 끝에 신규 인터넷전문은행 사업을 위한 예비인가를 받았다. 사진은 스마트폰에 띄워진 토스 로고. 사진 연합뉴스

‘승자의 저주’ 피하려면 차별성 확보해야

다만 금융권 일각에서는 토스뱅크가 그동안 해왔던 송금 비즈니스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한다면 ‘승자의 저주’에 빠질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국회와 정부의 인터넷전문은행 특별법 제정으로 ‘은산분리(산업자본의 은행자본 지분 소유 제한)’ 등 규제가 완화됐지만, 여전히 규제 문턱이 높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실제 포털 업체 네이버는 올해 초 신한금융그룹 등과 물밑작업을 통해 인터넷전문은행 진출을 준비했지만, 해외 시장으로 방향을 틀었다. 국내 시장이 이미 포화한 데다 규제도 강해 해외 진출이 더 전망이 밝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케이뱅크의 경우 자본 규제 탓에 2017년 4월 출범 후 제대로 영업 한 번 못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 국회에서 논의 중인 인터넷전문은행 특별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KT가 케이뱅크 지분율을 최대 34%까지 늘려 최대 주주로 올라, 공격적인 영업에 나설 수 있게 된다.

아울러 오픈뱅킹(모든 은행의 계좌 이체 시스템을 개방하는 공동 결제 시스템) 도입 등으로 경쟁 환경이 달라진 점도 중요한 변수다. 기존 인터넷전문은행은 물론 시중은행, 나아가 핀테크 업체와의 경쟁이 불가피하다.

한 시중은행 고위 관계자는 “핀테크는 물론 기존 은행들도 사용자 친화적 앱 개편을 해나가면서 디지털 금융 시장에서의 차별성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며 “토스뱅크가 기존 금융시장에서 보였던 서비스 차별성과 경쟁력을 인터넷전문은행 출범 이후에도 지속할 수 있느냐가 성공의 관건”이라고 말했다.


plus point

1600만 명이 사용하는 토스는 어떤 앱?

토스(Toss)는 핀테크 기업 비바리퍼블리카가 2015년 2월 선보인 간편 송금 서비스 애플리케이션(앱)의 명칭이다. 12월 17일 현재 누적 사용자 수 1600만 명, 누적 송금액 69조원을 돌파했다. 이 앱을 사용하면 공인인증서나 보안 카드, 일회용 비밀번호(OTP) 등이 없어도 앱을 이용해 빠르게 송금할 수 있다. 매년 갱신해야 해 불편한 기존 공인인증서에 대한 대안으로 출발한 서비스다. 기존 은행 전산망의 송금 기능을 이용하지 않고 송금하면 토스 측 가상계좌로 출금된 뒤, 가상계좌로부터 송금 대상자의 계좌로 다시 송금되는 방식이다.

1회 최대 200만원까지 송금 가능하며, 수수료는 어느 은행에서 보내든지 월 10회까지는 무료다. 이후에는 건당 500원의 수수료가 붙는다. 돈을 보내는 사람과 받는 사람이 모두 토스 앱을 사용하면 연락처를 통한 송금도 가능하다. 연락처 송금의 경우 송금 횟수와 관계없이 수수료가 무료다.

토스 앱은 자체적으로 ‘리워드앱(스마트폰으로 광고를 시청하거나 미션을 수행하면 포인트나 현금으로 보상해 주는 앱)’ 기능도 있다. 하루에 1만 보를 걸으면 100원 상당의 보상(토스 머니)을 하는 ‘토스 만보기’ 기능이 대표적이다. 토스 머니는 현금으로 출금하거나 각종 상품권으로 교환할 수 있다.

김문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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