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준금리가 연 0.75%로 내려가면서 금융사 이자를 통한 재테크가 어려워지고 있다. 금융사가 시행하는 특판 등을 꼼꼼히 챙겨야 연 4% 이상의 고금리 상품에 가입할 수 있다.
한국 기준금리가 연 0.75%로 내려가면서 금융사 이자를 통한 재테크가 어려워지고 있다. 금융사가 시행하는 특판 등을 꼼꼼히 챙겨야 연 4% 이상의 고금리 상품에 가입할 수 있다.

서울 창천동 신촌새마을금고는 최근 2주간 ‘도깨비적금’을 특별 판매했다. 이 적금은 12개월 가입 시 연 4.5%, 24개월 가입 시 연 4%의 이자를 줬다. 개별 금고에서 시행한 행사로 대대적인 홍보가 없었던 만큼 온라인 재테크 카페 등을 통해 알음알음 퍼진 소식을 접한 사람들이 몰렸다. 신촌새마을금고 관계자는 “고객이 너무 몰릴 것으로 예상돼 계좌당 월 납입액 100만원 한도로 하루에 100명에게만 한정 판매했다”고 말했다. 한 재테크 카페 회원은 “이 금고는 매년 초 이런 고금리 적금 특별 판매를 한다”고 귀띔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경기 악화를 막기 위해 각국 중앙은행들이 기준금리를 낮춰 시중에 돈을 풀면서 초저금리 기조가 강화되고 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도 3월 16일 기준금리를 0.5%포인트나 인하해 대한민국은 역대 최저 금리(연 0.75%) 시대로 접어들었다. 이에 따라 주요 은행들도 예·적금 금리를 내리고 있다.

한국은행이 3월 31일 발표한 ‘2020년 2월 중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에 따르면 2월 은행권 저축성 수신금리는 전월보다 0.11%포인트 내린 연 1.43%로 2016년 10월(연 1.41%) 이후 가장 낮았다. 3월 한은 금통위의 기준금리 인하로 저축성 수신금리는 더 낮아질 전망이다. 예·적금 이자로 재테크하기가 어려운 상황이 된 것이다.

그러나 이런 상황에서도 일부 은행이나 저축은행, 신협, 새마을금고 등 2금융권을 잘 살펴보면 연 5% 내외의 이자를 주는 예·적금이 남아 있다. 카카오페이증권 등 타 업권에서 진행하는 알짜배기 특판 행사도 놓치면 손해다. 큰돈을 모으기는 어렵지만, 팍팍한 살림 속에서 안정적인 투자를 선호하는 ‘짠테크족’을 위해 현재 판매되고 있는 고금리 예·적금 상품을 살펴봤다.

전북은행은 4월 1일부터 ‘더 따뜻한 정기적금’에 가입하면 선착순 1만 명에게 연 5.1%의 이자를 주는 특판을 시작했다. 월 납입액은 최대 20만원이다. 다만 가입 대상은 거주지가 전북인 개인, 개인 사업자 중 아파트 관리비 또는 도시가스 자동이체를 신청한 사람이다. 전북은행 관계자는 “고금리 특판인 만큼 선착순 1만 좌가 소진되면 자동으로 종료할 예정이다”라고 했다.

국책은행인 KDB산업은행이 SK텔레콤과 함께 내놓은 ‘T High5’ 적금도 최근 은행권에서 보기 드물게 연 5%의 금리를 주는 상품이다. 만 18세 이상 SK텔레콤 회원이면 누구나 가입할 수 있다. 기본이자 연 2%에 더해 SK텔레콤의 월 5만원 이상의 통신 요금제를 이용하고 산업은행 마케팅 활용에 동의하면 연 3%의 우대금리를 준다. 비슷한 상품을 대구은행도 판매하고 있는데, 기본이율 연 2%에 마케팅 활용에 동의하면 최고 연 4%가 적용된다. 대구은행 관계자는 “SK텔레콤의 요금제 조건을 충족하면 만기 시 OK캐쉬백 혜택이 주어져 사실상 연 최고 5%의 효과가 있다”고 했다.

수협은행도 여행사 모두투어와  손잡고 최고 연 4.8%를 주는 ‘여행 적금’을 판매하고 있다. 만 18세 이상이면 누구나 스마트폰으로 가입할 수 있다. 가입 기간은 6개월, 월 납입 한도는 30만원이다. 기본금리 연 1.8%에 우대금리 연 3.0%를 더해 최고 연 4.8%를 제공한다. 우대금리 조건은 마케팅 동의, 수협은행 신용카드 보유 및 결제 계좌 지정, 수협은행 신용카드 일정 금액 이상 사용 등이다. 모두투어에서 현금처럼 쓸 수 있는 포인트를 주는 혜택도 있지만, 이는 선택 사항이다.

대형 시중은행 중에서는 신한은행이 3월 25일부터 ‘신한 프로야구 정기 적금’을 판매하고 있다. 최고 금리는 연 2.8%로 상대적으로 낮지만, 납입 금액이 월 최대 1000만원으로, 목돈을 납입할 수 있다. 이 상품은 프로야구 정규 시즌 종료일까지 판매할 예정이다.

최근 ‘짠테크’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카카오페이증권이 진행하는 고금리 특판 이벤트도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카카오페이머니를 업그레이드하면 증권 계좌가 개설되는데 증권 계좌 개설 후 카카오페이머니를 예탁금으로 전환하면 그 잔액에 대해 연 5%의 이자를 5월 31일까지 매주 받을 수 있다. 이 금리는 1만원 초과~100만원 이하까지만 적용되며 100만원 초과 금액에는 연 0.6%의 이자가 적용된다. 이벤트 기간이 끝나면 모든 금액에 대해 연 0.6%의 이자가 적용된다. 카카오페이증권 관계자는 “3월 초 서비스 시작 28일 만에 50만 좌를 돌파하는 등 재테크에 목마른 사람들에게 큰 관심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일반적으로 시중은행에서 히트 상품으로 인정하는 상품의 기준은 한 달간 20만 좌 이상이다.


저축은행 업계는 수신금리 높여

저축은행 업계에도 고금리 상품이 있다. 우대 조건이 까다롭지만 연 7%에 육박하는 적금도 있다. DB저축은행의 ‘드림빅 정기적금’은 기본금리 연 3.1%에 우대 조건을 맞추면 최고 연 6.9%까지 가능하다. 우대금리를 받으려면 적금에 가입하고 DB손해보험 다이렉트 인터넷 자동차보험을 30만원 이상 가입해서 만기까지 유지해야 한다. 조건을 맞춰도 월 납입액이 10만원일 경우에만 연 최고 6.9%가 가능하고, 20만원일 때는 연 4.6%, 30만원일 때는 연 3.9%로 납입액이 많을수록 우대금리가 낮아진다.

아주저축은행의 ‘삼삼오오함께만든적금’은 기본이율은 연 2.5%인데, 3~5명이 한꺼번에 가입하면 우대금리를 적용해 연 3%를 준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하면 우대금리 적용이 수월하다는 것이 관계자의 전언이다. 여기에 방카슈랑스(은행 창구에서 파는 보험) 상품 가입이나 제휴 신용카드를 유지한다는 조건을 채우면 연 4.5%까지 챙길 수 있다.

OK저축은행도 방카슈랑스를 가입하는 조건에 최고 연 4.4%까지 주는 ‘OK VIP 정기적금’을 판매하고 있다. 월 납입액이 20만원 미만이어야 최고 연 4.4%를 주고 납입액이 많을수록 최고 적용 금리는 연 2.9%까지 떨어지므로 가입 전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저축은행 업계는 전반적으로 예·적금 금리를 올리는 분위기다. 업계 1위 SBI저축은행은 12개월 만기 기본 정기예금 이자를 최근 0.3%포인트 올려 연 2.0%로 조정했다. ‘SNS다함께정기적금’의 경우 가입 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상품을 공유하면 우대금리를 줘 최고 연 2.5%까지 가능하다. 대형 저축은행 관계자는 “코로나19 파장으로 앞으로 급전 대출 수요가 늘어날 것에 대비하는 차원에서 예·적금 금리를 높여 수신고를 늘리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