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읍시 덕천면 농촌 지역에 있는 한 주택. 정읍시청
정읍시 덕천면 농촌 지역에 있는 한 주택. 사진 정읍시청

최근 5일은 도시에서, 2일은 시골에서 거주하는 말을 일컫는 ‘5도 2촌’ 생활 방식이 인기를 끌면서 세컨드 하우스로 사용될 농어촌주택이 주목받고 있다. 조건을 맞출 경우 1가구 2주택자라도 양도소득세 중과 적용을 받지 않고, 종합부동산세(이하 종부세) 산정 시 주택 수에서 빠진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농어촌주택은 농어촌 지역과 준농어촌 지역에 있고 장기간 독립된 주거 생활을 할 수 있는 구조로 된 건축물(부속 건축물 및 토지포함)을 말한다. 영농에 종사하는 자가 영농을 위해 소유하는 주거용 건물과 이에 부수되는 토지를 뜻하는 ‘농가주택’이나, 고향에 소재한 주택을 매수할 경우 세제 혜택을 주는 제도인 ‘고향주택’과는 다른 용어다.

농어촌주택으로 인정받으려면 매수하려는 지역도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연천군, 인천 웅진군 제외)을 뺀 읍·면 지역에 있어야 한다. 수도권이 아닌 인구 20만 명 미만 소규모 시의 경우 동 지역까지도 포함한다. 또 토지거래허가지역, 조정대상지역, 관광단지 등에 있어서는 안 되며, 취득 당시 주택 및 부수 토지 기준시가 합계액이 2억원(한옥은 4억원) 이하여야 한다. 통상 기준시가는 실거래가의 80% 수준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강원도 홍천군에서는 지난 4월 주택과 토지 가격을 포함해 2억원 이하인 단독주택이 총 26건 거래됐다. 작년 10월(29건) 이후로 거래량이 가장 많다. 강원도 횡성군에서는 지난 4월 단독주택이 총 34건 거래됐는데, 작년 9월(36건) 이후 7개월 동안 두 번째로 거래량이 많다.

충청북도에서는 인구가 약 13만 명인 제천시에서 농어촌주택 요건을 충족하는 단독주택이 많이 거래되고 있다. 지난 3~4월 제천시 읍·면·동 지역에서는 2억원 이하 단독주택이 각각 48건(3월), 40건(4월)이 거래됐다. 3월 거래량의 경우 작년 7월(48건) 이후 8개월 만에 가장 많다. 충북 단양군에서는 지난 4월 동일 금액대 단독주택이 21건 거래됐는데, 작년 10월(22건) 이후 가장 많다.

최근 부동산 경기가 조정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주택 거래가 줄어든 것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다. 이유가 뭘까. 부동산 전문가들은 농어촌주택을 매입했을 때 조건을 맞추면 양도세 중과에 허용되지 않는 예외 조항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농어촌 지역에서 제대로 관리되지 않는 빈집이 많아지자 이를 막기 위해 주택 보유에 대한 혜택을 준 것이다.

조세특례제한법 제99조4항에 따라 1가구 1주택자가 올해 말까지 농어촌주택을 취득하고, 이후 3년간 보유할 경우 기존 주택을 처분해도 양도세 중과를 적용하지 않는다. 이 조항은 2003년 첫 도입 후 2008년까지만 유지될 예정이었는데, 이후 여러 차례 기한이 연장되면서 2022년 말까지로 늦춰졌다. 

눈여겨볼 점은 3년 보유 요건이 사후 충족 조건이라는 부분이다. 즉 서울에 A라는 기존 주택이 있는 상황에서 농어촌주택 B를 매입할 경우, 3년을 채우지 못하고 1년만 보유한 시점에 A 주택을 먼저 매도해도 양도세 중과가 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다만 나머지 2년 동안 B 주택을 보유하지 않고 팔 경우 A 주택 매도 시점에 감면된 세금을 다시 내야 한다.

최근 강원도 홍천·횡성 등 지역을 중심으로 매수 문의가 들어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홍천이나 횡성은 수도권에서 가까우면서 농어촌주택 요건에 부합한다. 홍천 일대에서 전원주택을 공급하는 A씨는 “5도 2촌이라는 개념이 생기고 정부가 규제를 완화하면서 세컨드 하우스 용도로 집을 문의하는 사람이 늘었다”면서 “50~70대가 가장 많고, 단지형 타운하우스나 단독주택 등 다양하게 문의가 들어온다”고 했다. 

또 횡성 일대 공인중개사인 B씨도 “가격대가 저렴한 것이 없어서 나오면 바로 팔리는 수준”이라면서 “가격대가 높은 물건도 이전에는 잘 팔리지 않았지만, 요즘엔 거래 성사율이 이전보다는 더 높아졌다. 농어촌주택에 관심을 두는 사람들이 체감상 과거보다 더 많아졌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이런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가 지난 6월 1가구 1주택자가 수도권·특별시(읍·면 제외)나 광역시(군 제외)를 뺀 지역에 공시가격 3억원 이하의 지방 저가 주택을 추가로 보유한 경우 종부세 주택 수 산정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1가구 1주택자와 동일한 혜택을 부여하겠다는 의미다. 이는 올해 3분기 법 개정을 거쳐 11월 종부세 고지분부터 적용된다. 농어촌주택이 주로 지방에 있는 저가 주택인 만큼, 이번 조치로 투자자들의 관심이 더욱 쏠릴 전망이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농어촌주택은 농촌에서 주말 생활을 즐기려는 도시인들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꾀하는 농촌 모두 ‘윈윈(win-win)’할 수 있는 주거 상품”이라면서 “최근 국회를 중심으로 2억원 이하인 기준시가 조건을 3억원으로 상향하는 안이 논의되고 있어 농어촌주택 보유 여건은 앞으로도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다만 매매가가 크게 오르지 않을 가능성이 있어 시세 차익을 노리는 경우에는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주로 지방에 있는 농어촌주택의 특성상 집값이 크게 오르기 어렵기 때문이다. 

부동산원 통계정보 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5월 지방 단독주택 매매가격지수는 전월 대비 0.22% 오르면서 상승률이 전국 평균(0.24%)을 밑돌았다. 수도권(0.31%)과 비교하면 차이가 더욱 두드러진다. 같은 기간 지방의 지가변동률도 0.267% 오르면서 전국(0.336%) 및 수도권(0.377%)과 비교해 현저히 낮았다. 농어촌주택이 지어진 주택과 토지 가격이 다른 지역에 비해 크게 오르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방증하는 수치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여유자금이 있는 사람이 여가용으로 매입하는 경우 3년 보유 기간을 채운다면 나쁘지 않은 선택”이라면서도 “농어촌주택 지역은 매매가격이 많이 오르지 않는 곳이 많아 투자 목적으로 매입하는 것은 유의해야 한다”고 했다.

최온정 조선비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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