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정도 자금을 가지고 주식투자를 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침에 눈뜨면 조간신문의 주요 경제기사 제목을 훑어보거나 인터넷에서 해외 주식시장 흐름을 확인하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지난 밤 미국 주식시장의 등락에 안도와 후회의 마음이 생겨나기도 하고 각 증권사 홈 트레이딩 시스템(HTS) 등에 들어가 최근의 주식 리포트를 읽어보는 열성파도 있을 것이다. 가능한 많은 정보를 가지고 여러 가지 외부 변수를 고려할 때 좋은 의사결정을 할 확률이 높아지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다. 사실은 정확한 정보라는 것은 없을 가능성이 높다. 정보라는 것이 지나간 과거 사실의 요약인 경우가 대부분이고 미래 정보라는 것은 아무도 알 수 없는 작성자의 주관적 판단이 개입된 ‘의견’ 또는 ‘추측’, ‘전망’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이러한 정보를 가지고 의사결정할 경우 부정적인 상황(Information Overload)이 초래될 수 있다.

긴 시간흐름에서 정보 가려야

첫째, 단기적인(다른 말로 즉흥적인) 의사결정을 할 가능성이 높다. 시간 프레임을 짧게 보다보니 스팟성 정보에 필(Feel)이 와서 투자 결정을 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예를 들어 어떤 상장사의 판매식품에 벌레가 나왔다는 보도가 있는 경우 주가는 단기적으로 하루 이틀 큰 폭으로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이런 뉴스를 알고 난 후 행동으로 옮길 경우 남보다 좋은 가격에 매도할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주가는 바로 일정 수준으로 하락할 경우가 많다. 설사 장중에 이런 뉴스가 나왔더라도 아침 9시부터 오후 3시까지 꼼짝도 하지 않고 모니터를 보고 있는 경우에도 수만 명의 같은 종목 보유자보다 먼저 매도 주문을 낼 수 있는 경우는 글자 그대로 수만 분의 일에 불과하다. 이런 뉴스의 경우 기업의 장기 매출이나 영속성에 의문이 들 정도인지의 판단이 필요한 것이지, 하루 이틀 주가흐름을 판단해 행동에 옮길 경우 잘못된 투자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 이런 종류의 뉴스가 주가에 미치는 영향이 단기적으로 10%라 할 때 마이너스 10% 가격에 매도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할 수 있다. 조금 지나면 언제 그런 일 있었냐는 듯 많은 사람들의 기억에서 사라지고 주가는 예전 가격으로 복귀하고 뉴스가 나왔을 때 매도했던 가격보다 더 높은 가격에서 재매입하거나 속병을 앓는 경우가 다반사다.

둘째, 본인의 선택적 인식(Selective Perception)에 의해 균형 있는 정보를 받아들이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선택적 인식이란 많은 정보 중에 본인의 신념체계나 마음이 편한 정보만 받아들이는 인간 심리를 설명하는 심리학 용어다. 흔히 말하는 눈에 콩깍지가 끼는 경우다.

내가 A라는 주식이나 펀드를 가지고 있다고 하자. 매일 이와 관련되는 뉴스나 정보가 쏟아져 나온다. 유리한 정보도 있고 불리한 정보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인간 심리상 본인이 투자하고 있는 대상에 대해 가지고 있는 호불호와 관련해서 그 인식을 강화시키거나 반대로 부정하는 정보만 받아들일 가능성이 많다. 예를 들어 중국 펀드에 가입하고 있다면 온갖 부정적인 뉴스 속에 한 가지 좋은 뉴스가 나왔을 때 다른 부정적인 뉴스는 아무 의미 없는 정보가 돼버리고 그 한 가지 좋은 뉴스만이 신뢰성 있는 정보로 받아들이는 경우다. 즉, 마음속에 정보 필터링(Filtering)이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본인의 마음에 들지 않는 뉴스나 정보는 스팸메일로 처리해 버리는 것이다.

셋째, 무의식적인 정보의 왜곡(Distortion) 현상이 생길 수 있다. 정보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본인에게 유리하게 변형시켜 받아들이는 것이다. 예를 들어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인해 미국 금융기관의 재무상태가 악화됐다는 뉴스에 대해 ‘설마 세계적인 금융기관인데 어떻게 되겠느냐’, ‘아마 FRB가 어떤 조치를 취할 거야’ 등의 미래 호재성 뉴스로 둔갑시켜 이해하는 경우다. 이때 중요한 판단 근거는 이런 뉴스의 지속가능한 영향력 정도임에도 단기적인 뉴스로 치부하거나 반대로 해석하는 오류를 범하는 경우이다.

필자의 고객 중에 매일매일 신문을 보고 버리지 않고 한 달 치 정도를 모아두었다가 그 다음 달 초 지난 한 달 신문을 천천히 리뷰하는 투자자가 있다. 이 고객은 매일 쏟아지는 뉴스에 파묻히기보다는 한 달-사실 이 기간도 긴 것은 아니라고 말하지만-정도 여유를 가지고 정보흐름을 보고 투자 결정을 하는 것이 과거 투자 결정에 많은 도움이 됐다고 한다. 주식 그래프를 볼 때 매일 매일의 주가흐름을 보여주는 일봉을 보는 것이 아니고 월봉을 보는 것과 마찬가지인 셈이다. 일봉을 보면 변화무쌍한 주가흐름을 보여주지만 월봉을 보면 그 변화가 얼마나 사소한 것이었는지 알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지다.

주중에 자주 골프를 나가지만 라운드 중에는 절대 휴대전화를 받지 않는 것을 철칙으로 삼고 있는 고객도 있다. 세상일이 한 시간 또는 하루 이틀에 뒤바뀔 정도로 중요한 일은 별로 없다는 느긋한 마음으로 투자에 임하는 것이다. 물론 이 두 투자자의 투자 성과는 시장보다 좋은 편이다.

필자에게 매일 전화하다시피 하는 한 고객은 매일의 주가흐름의 이유를 알고 싶어 하고 어떻게 하면 좋겠냐고 물어보곤 한다. 그럴 때마다 필자는 일주일에 한 번만 주가를 보고 큰 경기흐름이나 종목흐름을 보라고 조언한다. 그럼에도 매일 보유 종목의 주가 변동을 체크하고, 매매하는 통에 오를 때도 제대로 수익을 내지 못하고, 내릴 때는 바닥근처에서 매도하거나 펀드를 환매하는 잘못을 범하는 경우가 많아 안타까운 마음이 많이 든다.

수많은 스팟성 정보 속에 파묻히지 않고 균형 있게 중심을 지키고, 무엇이 정말 중요한 정보인지를 판단하고 기다릴 수 있는 마음자세가 성공 투자의 중요한 요소임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