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투자에 있어서 판단하고 결정해야 할 사항이 많이 있다. 처음에는 투자할 펀드를 골라야 하며, 투자한 이후에는 펀드의 성과나 시장 상황의 변화에 따라 계속 보유하는 것이 좋을지, 아니면 다른 펀드로 갈아타야 할지를 고민하게 된다. 또 처음에 상정했던 투자 만기가 되더라도 모든 자금을 회수해야 할지, 아니면 투자를 계속할지를 고민하게 된다.

이러한 구체적인 투자활동을 시작하기 전에 투자하려는 목적을 분명하고도 합리적으로 정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이다. 어느 시기에 어느 정도 규모의 자금을 확보하려는지, 투자할 수 있는 여유자금의 규모는 얼마인지, 필요한 규모의 자금을 달성하지 못했을 때 얼마나 치명적인지 등이 투자 목적에 해당한다. 

투자 목적은 합리적인 투자 시장에 기반 둬야

투자 목적은 합리적인 투자 시장을 전제로 해야 한다. 합리적인 투자 시장에서는 예상 수익률이 높을수록 위험도 커지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높은 수익률이 필요하다면 위험이 높은 자산에 투자할 수밖에 없는데, 불행하게도 위험이 큰 자산에 투자해서 일정한 기간 후에 달성될 수익률은 투자할 때 기대했던 투자 수익률보다 상당히 낮을 수도 있다.

따라서 합리적인 투자 목적이란 달성하고자 하는 수익률과 그러한 수익률을 달성하지 못했을 때 입게 될 불편함의 정도를 동시에 고려해 결정한 목표 수익률이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설정된 합리적인 투자 목표는 구체적인 투자활동에서 합리적인 투자 판단을 하도록 해준다.

투자 목적이 합리적인 투자 시장에 기반을 두고 있지 않거나 투자 목적이 분명하지 않다면 구체적인 투자 실행 과정에서 올바른 판단을 내리지 못하고 실패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지나치게 높은 수익률만을 추구하다 보면 이미 상승률이 높은 자산을 좇아가서 사려는 경향을 보이기 쉬우며, 가격이 떨어져서 손실을 보이기라도 하면 추가로 더 손실이 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에 빨리 처분하려는 경향을 가진다. 이러한 과정이 반복되다 보면 최종 투자 결과 얻는 수익률은 한 가지 자산에 투자해서 계속 보유하고 있던 것보다도 낮아진다.

실제 투자 결과를 분석해 보면 주식에 투자하는 개인 투자자 중 3분의 2 이상에게서 나타난다. 주식투자보다는 적지만 펀드투자에서도 이러한 폐해가 여전히 나타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특히 선취판매수수료가 있는 펀드에 가입한 경우 좋아 보이는 펀드로 계속 갈아타게 되면 판매수수료를 많이 지불하게 되므로 투자 수익률이 현저하게 낮아지게 된다.

두 번째로 고려해야 하는 것은 분산투자다. 분산투자는 투자 시점에 대한 분산과 투자 대상에 대한 분산을 모두 고려해야 한다. 분산투자는 투자 위험을 현저하게 낮춰주기 때문에 합리적인 투자에서 매우 중요하다.

시점에 대한 분산이란 투자하는 시기를 달리해 유리하지 않은 가격에 투자할 가능성을 줄이자는 것이다. 한 번에 투자한 것이 지나치게 가격이 높을 때라면 투자 수익률이 낮을 수밖에 없지만 여러 차례에 나누어 투자해 투자 가격을 평준화하게 되면 지나치게 높은 가격에 투자할 가능성을 줄임으로써 안정적인 수익의 달성에 기여할 수 있다. 투자 시점에 대한 분산투자라고 하면 적립식 투자만을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구체적인 투자 방식은 투자자의 여건을 고려해야 한다. 예를 들어 급여에서 생기는 여유자금으로 투자하려는 급여 생활자에게는 매월 일정할 날짜에 투자하는 적립식 투자가 적합할 것이다. 그러나 예금 등 이미 마련된 목돈을 가지고 있는 투자자라면 굳이 만기까지 매월 적립하는 방식의 투자를 할 필요는 없으며, 일정 기간 예를 들어 6개월에 걸쳐 6분의1씩 나누어 적립한 후 만기까지 보유하는 방식이 현실적이다.

투자했던 자금을 회수하는 경우에도 몇 차례에 걸쳐서 나누어 회수하는 것이 지나치게 낮은 가격으로 자금을 회수할 가능성을 줄여준다. ‘분할매수 분할매도’라는 주식투자의 격언이 투자 시점의 분산에 대한 것으로 펀드투자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펀드 운용능력을 보고 판단해야

분산투자의 또 다른 측면은 서로 다른 투자 대상에 나누어 투자하는 것이다. 주식·채권뿐만 아니라 부동산·원자재 등이 있으며 투자 지역에 따라 국내 자산과 해외 자산으로 구분할 수도 있다. 해외에 투자하는 경우에는 환율도 수익률에 중요한 영향을 끼치게 된다. 또 주식이라고 하더라도 대형주나 중소형주 또는 가치주나 성장주처럼 보다 더 세밀하게 구분할 수도 있다. 이렇게 다른 자산들은 기대되는 수익률과 위험이 다르며, 상승기와 하락기가 나타나는 시기가 서로 다르다. 또한 각각의 자산들이 언제 상승하고 언제 하락할지를 알기는 매우 어렵다. 따라서 각 자산들의 성격을 고려해 적정하게 나누어 투자하는 것이 보다 더 안정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다.

마지막 단계에서 구체적인 펀드를 선정하게 되는데, 이때 펀드의 과거 성과보다는 펀드를 운용하는 운용자의 운용 능력의 관점에서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운용 능력은 운용 성과로부터 추론하게 되는데, 특정 운용자가 운용하는 펀드가 여러 개라면 특정 펀드만의 성과가 아닌 여러 펀드의 평균 성과로 판단해야 한다. 운용했던 펀드 중에는 성과가 좋았던 펀드와 나빴던 펀드가 섞여 있는데, 그중 특정 펀드의 성과가 운용자의 운용 능력을 제대로 나타낸다고 볼 수 없기 때문이다.

또 다른 측면은 운용자의 성과가 미래에도 지속적으로 유지되기 위해서는 운용자가 속해있는 운용사 조직의 안정성이 확보돼야 한다. 운용자의 이동이 잦은 운용사의 성과는 안정성을 기대하기 어렵다. 또 재무적인 안정성이 떨어지는 운용사의 조직도 안정성을 갖기 어렵다. 따라서 재무적·조직적 안정성이 확보된 운용사 중에서 평균적인 운용 성과가 좋았던 펀드 그룹 중에서 구체적인 펀드를 골라야 한다.

성공적인 투자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펀드를 고르는 작업보다 합리적인 목표를 정하고 그에 적합한 분산투자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