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재민(43)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이하 마이다스에셋) 사장은 자산운용업계에 ‘30대 CEO’ 바람을 일으킨 주인공이다. 그는 지난 2000년, 38세에 CEO 자리에 올라 화제가 됐다. 50대 CEO가 주류였던 당시로서는 그야말로 파격적인 인사였다. 세대교체의 선두주자였던 그는 신생 자산운용사를 5년 만에 주류 반열에 올려놓는 데 성공하면서 경영능력을 높게 평가받고 있다. 11월2일 여의도 마이다스에셋 접견실에서 조 사장을 만나 펀드시장의 전망과 더불어 40대의 새로운 ‘성공 시나리오’를 들어봤다.
 -사령탑에 오른 지 6년째입니다.

 맞습니다. 이제 6년차 중반에 접어들었죠. ‘시간이 화살과 같다’라는 말은 거짓말이에요. 총알보다도 빠른 것 같아요.(웃음) 그동안 자산운용시장에 굵직한 변화들이 많아서 그런지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일했습니다.

 -6살배기 마이다스에셋이 어느새 수탁고 4조원의 중형사로 성장했는데요. 비결이 뭔가요.

 비결이라고 말하기엔 너무 거창하지만, 무리하지 않고 한 우물만 팠던 것이 성장의 발판이 된 것 같아요. 그동안 ‘마이다스에셋 하면 주식과 파생상품 펀드에 강한 운용사다’라는 인식을 심어 주려고 부단히 노력했습니다. 많은 펀드를 내놓기보다는 회사를 대표할 수 있는 ‘마이다스블루칩배당형 펀드’ 등 주요 펀드를 내놓고 좋은 레코드(수익률)를 꾸준히 쌓아갔죠. 투자자들로부터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꾸준한 수익률을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죠.

 -‘히트상품’을 내놓은 것에 비하면 수탁고가 적은 거 아닌가요.

 저희는 다른 자산운용사와는 달리 목표 수탁고를 정해 놓지 않고 영업을 합니다. 목표 수탁고를 정하면 직원들이 무리하게 영업을 할 수밖에 없고, 그러다 보면 사고가 터지고 허수만 발생하게 되죠. 자산운용사가 몸만 비대해지고 체질적으로 약해지는 것은 이 때문이죠.



 마이다스에셋은 주식펀드 전문 자산운용사로 손꼽힌다. 운용 펀드 수가 업계 평균의 4분의 1인 50개에 불과하지만, 펀드 내용을 따진다면 그야말로 알짜회사다. 지난 11월11일 기준으로 마이다스에셋의 수탁고는 3조9588억원으로, 이 중 2조1357억원이 주식형 상품에 몰려 있다. 이 밖에 채권형 상품 7832억원, MMF 9829억원, 기타 576억원 등이다. 대부분의 자산운용사들이 주식보다는 채권 및 MMF 비중이 높은 반면, 마이다스에셋은 전체 수탁고의 54%가 주식형 상품인 셈. 일반적으로 채권 펀드에 비해 주식 펀드의  보수율이 높은 것을 감안하면, 그만큼 수익구조가 튼튼하다는 의미다.

 이는 실적으로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마이다스에셋은 올 상반기(2005년 4월1일~9월30일) 전년동기 대비 400% 증가한 40억원(세전)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손익기준으로는 업계 8위 수준이다. ‘경영은 양보다 질’이라는 조 사장의 경영철학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자산운용사 CEO는 단명한다’는 업계 속설을 깨고 조 사장이 6년 동안 사령탑을 차지할 수 있었던 것도 그의 경영능력을 주주들이 인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많은 수익까지 안겨주니, 주주들로서는 조 사장의 장기집권(?)을 마다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최근 주식펀드에 자금이 많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주식펀드 전문 자산운용사인 마이다스에셋에게는 호재인데요. 앞으로 펀드시장 전망은 어떤가요.

 국내증시가 새롭게 발전하면서 펀드시장도 크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최근 국내증시는 기업의 펀드멘털과 시장의 수급, 이 두 가지 요소로 대세상승을 맞고 있습니다.

 증시활황은 곧 펀드로도 이어지죠. 1년 전만 해도 8조원 정도였던 주식 펀드 규모는 올해 들어 20조원 규모로 급팽창했죠. 내년에도 10조원가량 늘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아직 국내 투자자들이 주식을 투자수단으로 신뢰하지 않고 있지만, 투자문화가 점차 바뀌면 주식펀드 규모는 더욱 늘어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렇다면 마이다스에셋의 내년도 경영전략과 목표는 무엇인가요.

 기본으로 승부할 생각입니다. 아시다시피 마이다스에셋은 주식 펀드를 특화한 회사죠. 따라서 다양한 주식 관련 상품을 고객에게 선보이는 것이 저희의 목표입니다. 그렇다고 다작을 준비할 생각은 없어요. 고객의 성향과 수준에 따라 아주 기본적인 상품부터 공급하는 게 중요하다고 봐요. 또 MMF와 채권 펀드도 여러 가지 선보일 예정입니다. 주식 펀드 전문회사가 MMF 등을 취급하는 것을 ‘외도’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고객에게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제시하기 위해선 채권 펀드도 갖춰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수탁고 목표는 정하지 않습니다. 다만 비즈니스를 확대해 순익을 50억원까지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죠. 이미 29억원가량을 벌어들여 목표달성에는 문제가 없을 거라고 봅니다.



 마이다스에셋은 최근 주식 펀드에 이어 MMF에서도 새로운 명성을 쌓아가고 있다. 지난 4월부터 MMF를 취급했던 마이다스에셋은 11월11일 현재 9829억원의 수탁고를 기록하고 있다. 8개월도 채 안 돼 1조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는 것.

 특히 금리인상과 제도변화로 업계 전체적으로 채권 펀드는 물론 MMF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지만, 마이다스에셋의 수탁고는 오히려 늘었다. 지난 8월부터 전체 운용사들은 평균 12%가량의 MMF 수탁고가 감소했다. 전체 MMF 규모는 8월31일 79조5400억여원에서 11월11일 현재 69조0460억원으로 10조5000억여원 가까이 줄었다.  이에 반해 마이다스에셋은 MNF 수탁고가 1000억원에서 무려 9배나 늘었다. 이에 조 사장은 “금리인상 등 시기적으로 운이 좋았다”고 겸손해 했지만, 항상 시장동향을 파악하고 운용시점을 조율할 수 있는 CEO의 능력 때문이라는 것이 업계 평가다.



 -최근 펀드 판매보수 때문에 시끄러운데요.

 문제의 포인트를 단순히 상대적으로 평가하기 때문에 논란이 되는 것 같습니다. 국내 판매보수는 주식의 장기투자 관점에서는 분명 높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적립식 주식 펀드의 평균 보수율이 1.7% 정도인데, 10년간 투자하면 17%를 보수로 내는 거죠. 어떤 투자자가 좋아하겠습니까. 하지만 국내 현실을 보면 펀드도 단기투자가 대세입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현재의 판매보수는 합당한 수준이죠. 보수 문제는 투자문화 변화와 함께 시장이 자연스럽게 조율할 수 있다고 봐요.

 -해외 유수의 금융기관들이 너도나도 국내 펀드시장에 진출할 태세입니다. 자산운용업에 변화가 예상되는데요.

 맞습니다. ABN암로 등 세계적 금융기관들이 내년을 기점으로 속속 시장 진출을 모색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아마도 토종 자산운용사들은 상품의 다양성이나 브랜드 인지도 면에서 더욱 고전을 면치 못할 거예요. 앞으로 퇴직연금 등 새로운 시장이 정착되기 전에 국내 토종 회사들도 경쟁을 위해 전문 인력을 양성하고, 대형화와 전문화에 대한 길을 모색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30대에 CEO로 출발, 신생 자산운용사를 중형사로 탈바꿈시킨 조 사장은 40대 중반에 또 다른 목표에 도전하고 있다. 한국의 주식 펀드 대표회사가 바로 그것. 퇴직연금, 금융통합법 등 새로운 시장과 환경에서 조 사장의 새로운 도전이 성공할 것인지 많은 이들이 지켜보고 있다.

임상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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