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권 출신의 M&A 귀재’, ‘제2의 박현주’ 등으로 불리며, 금융권에 숱한 화제를 몰고 온 이상준(47) 브릿지증권 사장이 쌍용캐피탈, 브릿지증권 인수에 이어 이번에는 베트남 현지 은행 등 해외 M&A(인수합병)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11월1일 서울 을지로 집무실에서 그가 처음으로 공개하는 해외 M&A시장 진출 청사진을 들어봤다.
 "이제부터가 시작이죠.” 브릿지증권 M&A 성공을 축하한다는 말에 이상준 사장이 던진 첫마디였다. 증권사 인수로 그는 금융시장 진출 6년 만에 5개 금융계열사(총 자본금 1901억원)를 거느린 금융그룹의 CEO가 됐지만, “아직도 배가 고프다”며 왕성한 식욕을 숨기지 않았다.

 “벌써 자축하기에는 이르죠. 단순히 인수에 성공한 것뿐이지 회사를 정상화하고 돈을 번 것은 아니잖아요. 또 여기서 안주할 생각은 없습니다. 이제는 제도권 투자은행으로 확실히 자리잡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 나갈 계획입니다.”

 브릿지증권을 인수한 지 채 한 달도 되지 않았지만, 그는 새로운 M&A를 준비하고 있다. 특히 증권사 인수를 계기로 M&A를 아시아 개도국 등 해외로 확대할 계획이다. 그 첫 번째 대상으로 베트남 현지 은행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사장은 “이미 시장조사나 인수 대상 은행 물색은 끝났고, 구체적인 인수 실무 작업을 진행 중이며, 내년 초에는 어느 정도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베트남에는 40여개의 은행이 있지만, 규모가 그다지 크지 않고 금융도 국내에 비해 많이 낙후돼 있는 상태”라며, “어디가 인수 대상인지는 M&A 중이라서 말할 수 없지만, 현지 투자은행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곳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수자금 마련과 방법에 대해 그는 “M&A는 그 특성상 인수재원 조달에 여러 가지 방법이 있을 수 있다”며, “브릿지증권 자산 등 기존 자금이나 자산매각, 국내·외 컨소시엄(PEF, 사모주식펀드) 구성 등을 통한 인수를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베트남 M&A시장 진출을 위해 그는 2년 전부터 철저한 사전 준비를 해왔다고 밝혔다.

 “해외 M&A시장 진출은 금융권에 발을 들여놓을 때부터 목표로 정한 것이었습니다. 베트남 진출을 위해 2년 전부터 베트남 하노이대학 출신 4명을 인턴으로 채용, 육성했고, 지난달에는 하노이 연락사무소를 설치했죠. 국내 금융기관도 이제는 IMF 이후 해외 선진금융기관들이 국내에서 그랬듯이, 자본과 기술을 앞세워 개도국 등 해외에 진출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IMF 이후 국내 금융기관이 해외 금융기관을 인수, 직접 경영에 나서는 것은 지난 2003년 해외 투자자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인도네시아의 BII은행을 인수한 국민은행 이후 처음이다.

 그동안 국내 금융기관들은 자본이나 금융기법 등 기술적인 면에서는 충분히 실력을 갖췄지만, 국내 시장 수성에 바빠 해외로 눈을 돌릴 틈이 없었다. 따라서 이 사장의 베트남 현지 은행 인수가 성공할 경우 국내 금융기관들의 해외시장 진출을 독려하는 각성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 사장은 베트남에 이어 내년에는 중국 구조조정 및 M&A시장 진출도 모색하고 있다. 또한 티타늄 등 광물에 투자하는 해외 실물투자 펀드도 개발하는 등 직·간접 해외투자를 전사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임상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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