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변화나 도전을 위해 기업이 가장 먼저 갖추어야 할 것은 인재와 자본력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금융기관의 경우 인재와 자본력은 필수불가결한 요소죠. 대우증권은 인재사관학교라고 불릴 만큼 인재가 많습니다. 문제는 자본력이죠. 앞으로 대우증권은 자본력을 키우는데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우증권이 옛 명성을 되찾았다. 대우증권은 2005 회계연도 1분기(2005년 4~6월)에만 450억원의 순이익을 올려 업계 최고를 기록했다. 이 상태로 나간다면 2005 회계연도(2005년 4월~2006년 3월) 순이익은 2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대우증권측은 점치고 있다. 이 같은 대우증권의 ‘역전의 신화’ 중심에 180cm를 넘는 거구 손복조(54) 사장이 있다.

 손 사장은 ‘역전의 성공’ 비결을 묻자 “우리도 열심히 일하긴 했지만 시기적으로 운이 좋았다”고 말했다. 틀린 말은 아니다. 손 사장 취임 당시 800이었던 종합주가지수가 올 들어 1000을 넘어 계속 상승세를 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손 사장은 1984년 대우증권에 입사해 2000년 회사를 떠났다가 지난해 4년간의 외유생활을 접고 ‘친정’(대우증권)의 사령탑으로 돌아왔다.

 “기본에 충실하지 못한 증권사는 살아남기 힘들다. 종합자산관리, 투자은행(Investment Bank) 업무 등도 중요하지만 국내 증권사의 가장 기본적인 업무는 브로커리지(Brokerage, 이하 위탁매매)다. 나는 기본에 충실하면서 대우증권의 옛 명성을 되찾겠다.”

 손 사장은 지난 2004년 5월 취임식에서 임직원들에게 이렇게 천명한 직후 곧바로 주식영업 조직 및 시스템 강화에 들어갔다. 뿐만 아니라 전국 100개 지점을 순회하며 직원들에게 위탁매매 업무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영업을 독려했다. 과당경쟁, 온라인 주식거래로 영업수지가 크게 악화된 위탁매매에 사활을 건 것이다.

 어찌 보면 증권업계의 위탁매매는 ‘레드오션(Red ocean:치열한 기존 시장)’ 사업이라고 할 수 있다. 손 사장도 ‘블루오션(Blue ocean:신시장)’에 관심이 많을 법한데 왜 레드오션을 고집하는 것일까.

 “금융시장 속성상 블루오션을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신시장을 찾았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자리를 잡으려면 10년 이상 걸릴 수도 있습니다. 대우증권의 주가가 최근 크게 오른 것은 위탁매매를 중심으로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위탁매매를 통해 비용 이상의 영업수익을 올리면서 실적 계속 향상된 것이죠. 그만큼 위탁매매는 증권사의 기본 수익원입니다. 증시가 큰 변수 없이 활황 장세를 이어간다면 올 한해 2000억원의 순이익과 ROE(자기자본이익률) 20% 달성도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대우증권은 손 사장 취임 1년2개월 만에 업계 ‘대장주’(시가총액 기준)로 올라섰다. 특히 올해 들어서는 증권업종 중 가장 두각을 나타냈다. 위탁매매를 중심으로 한 수익구조 개선과 증시 활황에 따른 기대감이 상승작용을 일으킨 것. 실제로 지난해 말 5370원에 불과했던 대우증권 주가는 8월11일 현재 1만1450원으로 2배 이상 오른 상태다. 시가총액도 2조1300억원을 넘어 상장사 전체 40위권에 올라섰다. 외환위기(IMF) 이후 무너졌던 대우 명가라는 자존심을 6년8개월 만에 되찾은 것이다.

 사실 손 사장의 성공 이면에는 많은 우려가 있었다. 그가 취임할 당시는 위탁매매 업무의 수익성이 크게 떨어진 상태였고 종합자산관리나 투자은행 업무가 새로운 돌파구로 인식되던 시기였다. 실제로 증권사 위탁매매 수수료는 온라인 주식거래와 증권사간 지나친 수수료 경쟁으로 최근 3년간 50% 이상 떨어졌다. 이에 따라 위탁매매에 의존하는 천수답식 수익구조로는 더 이상 생존하기 힘들다는 것이 업계의 대체적인 시각이었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 손 사장이 위탁매매를 강조하자 증권업계 일각은 물론 회사 내부에서도 과연 그의 결정이 성공할 수 있을까 하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았다. 심지어 그가 경쟁만 과열시켜 “위탁매매 수익성만 더욱 떨어뜨리는 것 아니냐”는 비난마저 나왔다.

 “이제 와서 하는 이야기지만 사실 위탁매매에 주력하겠다고 했을 때 주변에서 말들이 많았죠. 위탁매매는 안 된다고 말리는 지인들도 있었고 시장만 혼탁해지는 것 아니냐는 비난도 간접적으로 들었습니다. 하지만 국내 증권시장과 증권사의 구조상 위탁매매는 버릴 수도, 버려서도 안 되는 근원적인 업무입니다. 시간이 지나고 금융환경이 변하면 어느 정도 비중이 낮아지겠지만 현실적으로 아직은 위탁매매가 증권사 수익의 근간이라는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과당경쟁과 온라인 주식거래로 위탁매매의 수익성이 크게 떨어진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도 국내 증권사는 전체 순익 중 60% 가량을 이 부문에서 벌어들이고 있다.



 위탁매매, 아직은 증권사 수익근간

 손 사장 취임 이후 공격적인 영업을 전개해온 대우증권의 위탁매매 실적은 단연 돋보인다. 지난 7월27일 현재 대우증권의 위탁부문 시장점유율은 8% 정도로 업계 1~2위를 유지하고 있고 위탁매매 수익성을 나타내는 수익점유율은 10%를 넘어 업계 최고 수준이다.

 손 사장은 임기 중 자본력 키우기를 최우선 목표로 삼고 있다. 자본 축적을 통해 영업부문을 다각화하는 것은 물론 외국계 금융기관과의 경쟁 등 글로벌화에 대비하겠다는 포석이다.

 “새로운 변화나 도전을 위해 기업이 가장 먼저 갖추어야 할 것은 인재와 자본력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금융기관의 경우 인재와 자본력은 필수불가결한 요소죠. 대우증권은 인재사관학교라 불릴 만큼 인재들이 많습니다. 문제는 자본력이죠. 앞으로 외국계 금융기관과 경쟁하면서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자본력을 키우는 것이 가장 시급한 문제입니다.”

 그는 또 대우증권의 주식가치 제고와 주주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자사주 소각 등 감자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감자를 통해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주식 가치를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현재 대우증권의 발행주식 수는 1억9000만주로 여타 대형증권사에 비해 50% 이상 많다. 또 자본금은 1조208억원인 데 반해 자기자본은 1조2934억원에 불과한 상태다. 내부에 비축한 실탄(자금)이 부족하다는 얘기다. 대우증권이 6년8개월 만에 대장주에 올라섰음에도 주가 전망이 엇갈리는 것은 모두 이 같은 재무구조 때문이다.

 “대우증권은 여타 대형증권사에 비해 발행주식이 많죠. 주식이 많아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는 점도 있습니다. 또 자본금 대비 자기자본이 부족한 것도 사실이죠.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주주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자사주 매입, 소각 등 감자도 구상 중입니다. 아직 구체적인 감자 시기나 물량이 결정된 것은 없지만 앞으로 자본을 축적해나가면서 주주이익을 극대화하는 방안을 병행할 계획입니다.”

 한편 손 사장은 오는 9월23일 창립 35주년을 맞아 대대적인 CI 개편 작업을 추진 중이다. 지난 35년간 써왔던 대우그룹 이미지의 CI를 버리고 새로운 얼굴로 변신을 시도하는 것. “CI 개편은 새로운 각오로 새롭게 변신하기 위한 것입니다. 국내 대표증권사인 대우증권의 새로운 탄생을 알리는 계기가 될 겁니다. 앞으로 위탁매매뿐만 아니라 종합자산관리나 투자은행 부문에서도 업계 최고를 유지하기 노력을 경주할 계획입니다.”

임상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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