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린다던 부동산 가격은 오르고, 얼어붙을 줄 알았던 거래는 늘고, 식을 것으로 예상했던 청약 열기는 11·3 대책 발표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게 움직이는 부동산 시장을 전문가들은 어떻게 전망하고 있을까. 부동산 분야별 전문가 3명을 통해 어디로 튈지 모르는 부동산 시장을 짚어봤다. <편집자주>

박합수 KB국민은행 수석 부동산 전문위원은 “앞으로 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핵심 요인은 새 정부의 정책과 대출 규제, 금리가 될 것”이라며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정권 교체와 함께 곧바로 바뀌긴 어려워 보이고, 연말까지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금 부동산 시장을 진단한다면.
“주택 매매 시장은 지역별로 차이가 크다. 전세도 매매 흐름과 비슷한 패턴을 유지하고 있다. 분양 시장은 지역별 양극화가 뚜렷하다.”

새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전망한다면.
“새 정부가 출범하는 5월부터 당장 부동산 정책의 방향이 바뀌긴 어려워 보인다. 현재의 정책은 부양보다는 안정 쪽에 무게가 실려 있고, 이미 일정 부분 규제로 방향을 선회한 상태라 연말까지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지금 거론되는 정책 이슈는 보유세 인상, 가계부채 감축을 위한 대출 규제 지속 등이다. 분양 시장에는 지난해 예상보다 강한 전매제한 조치를 했기 때문에, 부산 등 특정 지역에 대한 대응책 정도가 나오지 않을까 예상한다.”

금리와 대출 규제는 어떻게 될까.
“대출 금리가 지난 연말에 대략 0.5%포인트 정도 오른 상태다. 미국이 또 한 번 금리를 올린다면 한국도 금리 인상이 거론되겠지만, 이 경우에도 0.25%포인트 인상 수준에 그칠 것 같다. 가계부채를 줄이기 위해 중도금 대출을 비롯한 주택자금대출을 규제하는 정책은 새 정부에서도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주택 시장을 움직일 변수와 눈여겨볼 이슈가 있다면.
“서울은 여러 변수가 많지만, 강남 재건축과 강북 재개발 사업의 불확실성이 조금씩 해결될 경우 집값이 소폭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다. 최대 화두는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유예 연장 여부다.”

수익형 부동산 투자 전망은.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하면서 수익형 부동산에 관심이 높아졌다. 그러나 최근 가격이 오르면서 수익률이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다. 지금부터는 수익성 개선을 위해 임차인을 어떻게 구성하는지가 관건이다. 그리고 상권의 부침도 거듭되고 있어 상권의 움직임을 예측하고 선점하는 것이 더 중요해졌다.”


▒ 박합수
한국금융연구원 자문교수, KB국민은행 수석 부동산 전문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