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기술(IT) 기업과 스타트업들의 입주 수요가 집중되며 강남·판교 지역이 ‘공실 제로’ 상태를 나타내고 있다. 셔터스톡
정보기술(IT) 기업과 스타트업들의 입주 수요가 집중되며 강남·판교 지역이 ‘공실 제로’ 상태를 나타내고 있다. 사진 셔터스톡

 

코로나19 사태와 그에 따른 재택근무 확대 등으로 오피스 임대시장이 전반적으로 침체한 가운데, 강남과 판교 일대는 ‘오피스 공실 제로’에 수렴하며 수급 불균형이 일어나고 있다. 정보기술(IT) 기업과 스타트업의 입주 수요가 집중되는 가운데, 향후 몇 년간 마땅한 공급 물량이 없어 앞으로 임대료가 가파르게 오를 거란 전망이다.

상업용 부동산 서비스 기업 교보리얼코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강남 오피스 공실률은 1.36%로 전 분기 대비 1.48%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도심권(7.42%) △여의도권(6.93%) △서울 기타권(3.43%) 등 서울 다른 지역의 오피스 공실률과 비교하면 크게 낮은 수치다. 교보리얼코 관계자는 “강남권 오피스 시장은 올해 초만 해도 프라임급 오피스 ‘센터필드’가 역삼동에 공급되며 공실을 찾아볼 수 있었지만, 게임 업체 ‘크래프톤’과 뷰티 업체 ‘코스알엑스’ 등이 입주하며 반년 만에 공실 대부분이 사라졌다”고 설명했다.

IT 기업 밀집지인 판교 오피스 임대 시장은 한술 더 떠 0%대 공실률을 기록하고 있다. 분당권 오피스 공실률은 0.22%로 중소형 오피스의 일부 소규모 임차 면적을 제외하면 권역 내 모든 공실이 해소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강남·판교와 타 지역 간의 온도 차가 극명하게 나타나는 배경은 코로나19로 ‘비대면 경제’ 수혜를 누리며 성장한 IT 기업이 본격적인 대면 오피스 확장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강남권 오피스는 서울에서도 임대료가 상당히 비싼 지역으로 꼽힌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강남권 오피스 평균 임대료는 1㎡당 2만3300원으로 조사됐다. 이는 여의도·마포권(㎡당 1만8600원)이나 서울 기타권(㎡당 1만3400원)보다는 훨씬 높은 수준이다.

만만찮은 임대료에도 IT 기업이 강남·판교로 몰리는 것은 최근 심화하는 개발자 구인난과 연관이 있다. 한 스타트업 관계자는 “회사가 구로나 가산 등에 있다고 하면 면접도 보러 안 오는 사례가 있다고 한다”면서 “IT업계 특성상 이직이 잦은데, 매번 거주지를 바꿀 순 없으니 기업이 개발자들의 생활권 인근으로 입주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집적 효과와 확장성이 뛰어나다는 점도 IT 기업이 강남·판교에 자리 잡기에 좋은 요인으로 꼽힌다. 각종 네트워크 모임이 이들 지역을 중심으로 활발하게 열리는 데다, 스타트업 인큐베이터나 벤처캐피털 등도 다수 자리 잡고 있다. 강남과 판교에는 초기 스타트업이 입주할 만한 공유 오피스가 많은데, 이들의 몸집이 커지면서 자연스럽게 인근 오피스에 대한 수요가 커지기도 한다.

다만 공실이 없다는 것이 꼭 좋은 의미만은 아니다. 점점 커지는 수요와 달리 공급이 부족하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강남·판교 오피스 시장은 앞으로도 수급 불균형이 이어질 전망이다. 장호관 교보리얼코 연구원은 “도심이나 여의도 지역과 달리 강남 지역은 향후 2~3년 내에 프라임급이나 A급 오피스 공급이 예정돼 있지 않다”면서 “반면 IT 기업과 스타트업의 몸집이 커지며 수요는 계속 증가하기 때문에 임대료 상승도 상대적으로 가파를 것”으로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수급 불균형이 해소되려면 공급이 느는 수밖에 없다는 의견을 냈다. 고준석 동국대 겸임교수는 “강남역부터 신사까지 인근 대부분 지역이 3종 주거지역으로 묶여 있어 오피스 공급이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중심 업무지구로서 역할이 확고해지는 만큼 일부 용도지역 종 상향 등의 조치를 통해 공급 물꼬를 터줄 필요가 있다”고 했다. 

최상현 조선비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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