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국내 최고의 리서치센터장이라는 명함을 버리고 영업 최전선에 뛰어든 임춘수(41) 삼성증권 전무(법인영업팀장). 전 세계 한국 리서치부문 1위를 차지했던 그가 이번에는 외국계 증권사의 텃밭인 외국인주식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성증권에서 2005년 11월23일은 리서치센터의 ‘독립기념일’로 불린다. 삼성증권이 국내에 진출한 세계적 투자은행(IB)들을 제치고 한국 시장 리서치 능력평가에서 ‘토종’ 증권사로는 처음으로 1위(<아시아 머니>)에 선정됐기 때문이다. 당시 삼성증권의 리서치센터를 진두지휘했던 주인공이 바로 임춘수 전무다. 임 전무가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을 맡은 지 3년만의 쾌거다. 그랬던 그가 지난 3월 명함을 바꿨다. 머리보다 몸 쓸 일이 많은 법인영업팀장으로 전격 발탁된 것이다.

임 전무는 자리를 옮긴지 2개월 동안 국내외 수많은 고객을 만나면서 또 다른 도전을 결심했다고 한다. 바로 외국계 증권사의 텃밭인 외국인주식 시장에서 3년 안에 1위를 차지하겠다는 것. 국내에서 투자하는 외국인들은 대부분 외국계 증권사를 통해 주식을 거래한다. 실제로 지난해 외국인 주식거래 규모는 345조원으로 이중 85% 가량이 외국계 증권사를 통해 이루어졌고, 15%만이 국내 증권사를 통해 거래됐다. 외국인주식 시장은 국내법인 시장보다 규모가 크고 수수료도 높아 알짜 시장으로 통한다. 국내 대형증권사들은 그동안 여러 번 시장 공략을 시도했지만 번번이 중도하차하는 경우가 많았고 지금은 난공불락으로 여기고 있는 상태. “외국인들은 오랜 신뢰와 검증된 능력을 중요시합니다. 따라서 국내 증권사와는 거래를 잘 트지 않죠. 단시간 내 결과물을 바랬던 국내 증권사들이 성공하지 못했던 것도 이 때문입니다. 하지만 리서치와 영업 시스템 등을 오랜 시간 준비하고 시도하면 안 될 것이 없죠. 삼성증권은 준비가 이미 끝난 상태입니다”

임 전무는 외국인주식 시장 공략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리서치와 영업기반, 트레이딩 등 세 가지 능력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삼성증권은 한국 시장 1위 리서치센터로 뽑혔었고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영문과 한글 리서치 자료를 동시에 발간하고 있죠. 이미 리서치 부문에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고 자부합니다. 이를 기반으로 영업력을 배가하는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세계 각지의 투자자와 국내 기업들이 모이는 글로벌투자컨퍼런스를 개최한 것도 이 때문이죠” 삼성증권은 지난 3월10일부터 12일까지 3일간 300여 국내외 투자자를 대상으로 글로벌투자컨퍼런스를 개최했다.

임 전무는 이번 컨퍼런스와는 별도로 다음 달 유럽에서 이 지역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블루오션 컨퍼런스’를 가질 예정이며 하반기에도 국내외 투자자를 대상으로 하는 미니컨퍼런스를 잇따라 개최할 계획이다.

“올 들어 지난 3월까지 삼성증권은 외국인주식 시장점유율에서 7위를 차지했습니다. 이 부문 1위사인 CSFB보다 3~4%정도 뒤지지만 3년이면 충분히 따라잡을 수 있다고 저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