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 스톡옵션이 도입된 지 8년이 지났다. 하지만 아직도 스톡옵션 부여에 대한 해묵은 논쟁은 여전하다.
해마다 “왜 , 어떻게 스톡옵션을 주는가”를 놓고 최대 주주와 소액 주주, 경영진간의 지루한 소모전이 끊이질 않고 있다.
그렇다면 과연 한국형 스톡옵션에는 어떤 문제가 있는가.

 근 증시는 물론 국내 주요 기업들 사이에선 주식매입선택권(이하 스톡옵션)이 뜨거운 감자다. “누가 얼마나  받았다” 또는 “누가 얼마를 벌었다”란 얘기가 어디서나 화젯거리다. 

 스톡옵션이란 일종의 주식매입선택권으로 기업이 경영이나 기술 혁신 등에 기여했거나 기여할 능력을 갖춘 임직원에게 해당 기업의 주식을 일정한 조건에 매입·매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말한다. 쉽게 말해 스톡옵션은 임직원의 과거 성과나 미래의 기대 성과를 보상해 주는 성과급의 일종인 셈이다. 일반적으로 스톡옵션은 2~3년 이상이 지나야 행사할 수 있다. 따라서 스톡옵션을 받은 임직원은 이익을 위해서라도 회사 가치를 올리는 데 힘을 쏟을 수밖에 없고, 이에 따라 자연스럽게 주주들의 이익도 증대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이 스톡옵션제도가 국내에 처음 도입된 것은 지난 1997년 4월 증권거래법이 개정되면서부터다. 당시 벤처기업 육성을 위해 도입된 이 제도는 기술과 아이템만 가진 영세한 창업 기업이 임직원에게 적절한 보상을 해줄 수 있는 유일한 제도적 장치였다. 이에 따라 벤처기업을 중심으로 스톡옵션은 유행처럼 빠르게 번져 나갔다. 제도가 도입된 지 2년만인 1999년 3월에는 대기업을 비롯한 193개의 상장 기업들이 주주총회에서 이를 정관에 포함시킬 정도였다.

 2004년말 현재 전체 상장 기업 중 정관에 스톡옵션 부여 근거를 둔 기업은 74%에 달한다. 또 실제로 스톡옵션을 부여하는 기업의 비율도 26%에 이른다. 이젠 기업들 사이에서 어느 정도 스톡옵션제도가 일반화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스톡옵션 부여에 대한 의혹과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다. 특히 소액 주주는 물론 기업내에서도 스톡옵션은 일종의 대박이나 보너스로 인식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실제로 삼성전자 등 일부 기업 경영진의 경우 스톡옵션을 통해 적게는 수천만원에서 많게는 수백억원의 이익을 얻고 있다. 최근 스탠다드차타드(SCB)로 매각된 제일은행 임원들의 경우가 대표적인 예다. 지난 5일 SCB는 제일은행 인수 시점에서 집행 임원과 이사들에게 부여된 스톡옵션을 현금으로 청산키로 공시했다. 이에 따라 제일은행 임원들은 총 114억원의 이익을 얻게 됐다.



 국내 기업 스톡옵션 ‘주는 사람 맘대로’

 그렇다면 과연 스톡옵션은 대박이나 보너스(덤)일까. 국내 스톡옵션 부여 실태를 보면 기업의 연속성이 보장될 경우 대박이나 보너스일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게 사실이다. 한국형 스톡옵션은 부여 주체나 행사 조건 등 구조적으로 ‘주는 사람 마음대로’이기 때문이다.

 스톡옵션의 종류는 크게 고정형과 성과연동형 두 가지로 나뉜다. 고정형 스톡옵션이란 보통 행사 가격이나 부여 수량을 사전에 결정하는 것을 말한다. 성과연동형 스톡옵션이란 경영 성과나 객관적 경영 지표 등을 토대로 행사 가격과 수량이 각각 다른 것을 뜻한다.

 고정형은 행사 가격이나 수량이 부여 시점에서 결정되기 때문에 개인 능력과는 무관하게 단순히 시장과 연동해 주가가 올라 막대한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즉 개인의 성과와는 상관없이 무임 승차가 가능한 구조다. 이에 따라 미국이나 유럽에선 고정형보다는 주로 성과연동형 스톡옵션이 일반화된 상태다. 또 고정형의 경우도 기간에 따라 행사할 수 있는 수량을 제한하고 있다. 이는 단기 성과 위주의 경영, 전문 인력 이탈 등 부작용을 막기 위해서다. 실제로 미국의 경우 스톡옵션 효력 발생 시점에서 한 번에 전량을 행사할 수 있는 ‘일시 효력 발생 스톡옵션’을 채택중인 기업은 전체의 3%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국내 상장 회사들의 대부분은 고정형 스톡옵션을 채택하고 있다. 한국상장회사협의회에 따르면 2004년말 현재 성과연동형 스톡옵션을 부여한 곳은 9개사에 불과하다. 최근 들어 LG전자 등 주요 기업들이 성과연동형을 도입하는 경우가 속속 나타나고 있지만 아직도 그 숫자는 미미한 수준이다. 더욱이 대부분의 기업이 스톡옵션 행사 가격을 주가 수준보다 낮게 책정하고 있으며, 효력 발생 시점에서 한 번에 전량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국내 대표 기업인 삼성전자도 ‘일시 효력 발생 스톡옵션’ 방식을 채택중이다.

 이에 대해 한국상장회사협의회 유광춘 차장은 “고정형 스톡옵션은 증시 활황에 따른 주가 상승 등 경영자의 능력과는 상관없이 막대한 이익을 얻을 수도 있다”며 “스톡옵션제도가 앞으로 경영을 잘 해달라는 주주와의 약속으로 제3자 배정 형식을 빌려 주주 몫을 양보해 주는 것이란 점을 감안하면 성과연동형이 더욱 바람직하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3월 논란이 됐던 황영기 우리은행 행장의 스톡옵션도 행사 가격을 고정시킨 것이 문제의 핵심이었다. 우리은행 이사회는 황행장에게 총 25만주의 스톡옵션을 부여하면서 이 중 절반인 12만5000주의 행사 가격을 9282원으로 고정시켰다. 행사 조건으로 주주수익률(국민은행 신한금융 하나은행 등 3개사 평균 주가지수상승률의 80% 이상 돼야 행사 가능)과 연동시켰지만, 행사 가격은 당시 주가 수준보다 낮았다.

 금융기관의 한 고위 관계자는 “공적 자금 투여 기관이라도 전문 경영인에게 스톡옵션을 부여하는 것은 문제가 될 수 없지만 그 방식이나 기준은 보다 객관적이고 투명할 필요가 있다”며 “이런 점에서 우리은행의 스톡옵션 사태도 보다 시간을 두고 경영 성과나 지표를 평가해서 이뤄졌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한편 국내 스톡옵션은 임원 등 경영진들에게만 혜택이 돌아가 “스톡옵션은 경영진이 받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2004년말 현재 국내 기업의 임직원 스톡옵션 부여 현황을 보면 임원 1인당 평균 부여 주식 수가 2만3100주에 달하지만, 직원은 1인당 3200주에 불과한 실정이다. 무려 7.2배나 차이가 나고 있다.



 스톡옵션 책정 기준 애매모호

 한국형 스톡옵션의 가장 큰 문제는 이를 설계하는 데 있다.

 증권 전문가들은 스톡옵션의 중요한 세 가지 요소는 ‘누가(Who), 어떤 기준으로(Why), 얼마를 주는가(How)’라고 말한다. 특히 ‘누가 스톡옵션 기준을 만들고 책정하느냐’가 가장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스톡옵션을 설계하는 사람이 누구냐에 따라 투명성과 객관성이 보장되고 주주들의 이익도 침해당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등 선진국의 주요 기업들은 대부분 스톡옵션을 부여하기까지 매우 까다로운 절차를 밟는다. 일단 이사회내 사외 이사들로 구성된 보상위원회란 곳에서 경영진에 대한 실적을 평가하고 연봉과 성과급 등 총 보상 금액을 책정한다. 또 성과급 중에서 스톡옵션 비중을 따로 나눈다. 이를 토대로 스톡옵션을 어떤 기준에 얼마나 부여할지에 대해 외부 전문 기관에 컨설팅을 맡긴다. 스톡옵션 부여에 대한 객관성을 높이고 주주 이익을 최대한 보장하기 위해서다.

 국내는 어떨까. 사례를 비교한다면 한마디로 주먹구구식이다. 일단 스톡옵션 설계는 기업의 인사나 복지 담당자가 정하는 게 보통이다. 스톡옵션의 행사 가격, 조건, 수량 등을 인사 담당자가 정하면 이사회에서 이를 최종 결정하고 주주총회에서 결의하는 것으로 끝난다. 경영진의 명령 하달(?)이나 의사에 따라 얼마든지 인사 담당자가 움직일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얼마나 스톡옵션이 객관적으로 이뤄질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스톡옵션 업무를 맡았던 한 금융권 인사 담당자는 “여러 사례들을 검토해 스톡옵션 행사 가격이나 조건을 정했다”면서도 “경영진에 대한 성과 보상 문제이기 때문에 객관적으로 스톡옵션이 책정됐느냐는 문제는 공개적으로 논의할 수 없는 게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터무니없이 적은 수지만 국내에도 해외 사례처럼 이사회에 보상위원회를 둔 기업들이 있다. 기업지배구조개선센터에 의하면 지난 2004년 현재 전체 상장 기업 중 32개사가 이사회에 보상위원회를 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14개 기업은 100% 사외 이사로 보상위원회를 설치했다. 그러나 이들 기업에서조차 대부분 스톡옵션의 기본 설계는 인사나 복지 담당자가 정하도록 하고 있다. 보상위원회는 단순히 이사회 역할을 대신할 뿐이다. 국내 기업의 사외 이사들이 거수기 노릇을 한다는 비판을 듣고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이것도 한계가 있다. 더욱이 사외 이사들까지 스톡옵션을 받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객관적 판단마저 흐려지고 있다는 비난도 일고 있다.

 실제로 100% 사외 이사로 보상위원회를 설치한 K기업은 “보상위원회에선 단순히 복지 담당자가 결정한 스톡옵션의 타당성만 결정한다”고 밝혔다. 이 기업의 스톡옵션 부여 방식은 행사 가격이 정해진 고정형 스톡옵션으로 3년 이후부터 단계별로 매각할 수 있으며 5년이 지나면 전량 행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기업 스스로 투명성 확보해야”

 국내 기업들의 스톡옵션 부여 방식은 이처럼 구조적인 모순을 내포하고 있다. 스톡옵션에 대한 의혹과 논란이 사라지지 않는 것도 모두 이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대형 증권사의 한 감사는 “국내 기업들의 스톡옵션 부여 방식은 많은 의혹과 논란을 불러일으킬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설계와 운용, 그리고 이를 결정하는 모든 주체들이 회사의 녹을 먹고 있는 상황인데 아무리 객관적이라고 우겨 봐야 일반 주주들이 얼마나 이해하겠느냐”고 지적했다.

 김형태 증권연구원 부원장도 “국내 스톡옵션제도가 도입된 지 8년이 지나 형식적으로는 많은 기업들이 스톡옵션을 활용하고 있지만 질적으로는 아직도 미숙아 수준”이라며 “스톡옵션제도 자체에는 문제가 없지만 이를 설계하고 운용하는 데 있어 제도적으로 보완 장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증권 전문가들은 한국형 스톡옵션 문화가 제대로 뿌리내리기 위해선 이같은 구조적 문제를 먼저 해결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우선 자산 2조원 등 일정 규모 이상 기업의 경우 사외 이사로 구성된 보상위원회를 설치, 이 위원회에 기본적인 스톡옵션 설계를 맡겨야 한다는 설명이다. 보상위원회 설치가 힘든 일반 기업의 경우 스톡옵션 설계를 회계법인 등 외부 전문 기관에 위탁하는 것도 바람직하다는 지적이다. 이마저 어려운 벤처 등 영세 기업은 내부적으로 스톡옵션 부여 방식을 정하되 이를 보다 투명하게 공시해야 한다는 충고다.

 증권사의 한 애널리스트는 “자산 2조원 이상인 기업은 개인 기업이라기보다 이미 국민의 기업, 나아가 글로벌 기업인 만큼 투명성과 객관성이 필요하다”면서 “경영진에 대한 스톡옵션 부여도 보상위원회에서 면밀히 검토하고 설계해 운용될 필요가 있다”고 충고했다.

 기업지배구조개선센터의 이은영 연구원도 “스톡옵션이란 인센티브 형식의 성과급이기 때문에 법으로 기준을 정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며 “차라리 사외 이사로 구성된 보상위원회를 설치해 스톡옵션 부여 방식을 결정토록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객관적 지표를 바탕으로 한 성과연동형 스톡옵션제도를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일부에선 제도적으로 스톡옵션 부여 방식을 규제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마저 나오고 있다. 스톡옵션이 경영 보상을 주주 이익으로 연결하는 장치란 점을 감안하면 임직원에게도 동기 부여가 되는 데다, 회사 가치도 올릴 수 있는 성과연동형 스톡옵션이 바람직하다는 설명이다. 단 성과연동형이라고 해도 그 기준을 어떻게 마련했는지에 대해 투명하게 공시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장성근 LG경제연구소 연구원은 “스톡옵션은 임직원과 주주들 모두 윈윈(Win Win)할 수 있는 제도”라며 “임직원들이 아무런 노력 없이 무임 승차할 수 있는 고정형보다는 더 나은 경영 활동을 하는 데 동기 부여가 될 수 있고 미래 지향적인 성과연동형을 도입하는 게 났다”고 말했다.

 기관투자가 등 주요 주주들의 인식 전환도 시급하다는 충고다. 스톡옵션은 주주들이 자신의 신주인수권이라는 권리를 포기하고 기업의 임직원들에게 나눠주는 것인 만큼 스스로 감시하고 감독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즉 주주들이 스톡옵션 부여 방식의 잘잘못을 따져 제대로 된 기준을 마련할 수 있도록 요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집단투표제를 빠른 시일내에 도입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소액 주주 개개인이 스톡옵션 등 기업 경영에 참여하기 힘든 만큼 집단투표제를 통해 이를 대신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증권연구원의 김원태 부원장은 “일반 소액 주주들이 나서서 할 수 없어도 기관투자가 등 주요 주주들은 충분히 기업의 경영 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만큼 기업이 스톡옵션을 제대로 부여할 수 있도록 스스로 관리자가 돼야 한다”고 권고했다.



Plus tip

은행장 스톡옵션 ‘천태만상’



 
고정형이 아닌 성과연동형 스톡옵션이 가장 먼저 도입되고 활성화된 곳은 금융권이다. 특히 공공성이 강한 시중은행의 경우 ‘성과연동형 스톡옵션’이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

 은행권에 스톡옵션을 가장 먼저 선보인 인물은 국민은행의 김정태 전 행장이다. 그는 지난 1998년 옛 주택은행장 취임 당시 월급을 1원만 받는 대신 스톡옵션 40만주를 받기로 해 화제가 됐다. 스톡옵션의 행사 가격은 5000원, 행사 조건은 3년 후 부여 수량 전체를 매각할 수 있는 고정형 스톡옵션이었다. 스톡옵션이 생소하던 때라 이같은 조건은 한마디로 파격적이었다. 월급을 포기하면서까지 은행 경영에 매진하겠다는 뜻으로 비쳐지면서 일부 언론에선 “김행장은 은행장의 표본”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하지만 그는 스톡옵션을 통해 연봉의 수십배에 달하는 이익을 챙겼다. 지난 2002년 8월 스톡옵션을 단계별로 행사, 130억원이 넘는 이익을 벌었다. 김행장은 국민은행장 시절에도 스톡옵션을 받아 200억원 상당의 평가 이익을 누리고 있다. ‘장사꾼 김정태’라는 말이 실감나는 대목이다.

 이후 하나은행(1999년)과 신한은행(2002년)이 스톡옵션을 도입하는 등 은행권에 빠르게 확산됐다. 최근 국내 시중은행장들은 일정 조건의 목표를 부여하고 이를 달성치 못할 경우 스톡옵션 수량이 줄어들거나 아예 행사하지 못하는 성과연동형 스톡옵션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스톡옵션을 가장 많이 부여받은 시중은행 CEO는 리처드 웨커 외환은행장이다. 리처드 웨커 행장은 총 84만주를 부여받았다. 그 다음으로 강정원 국민은행장 70만주, 신한지주 라응찬 회장 39만4416주, 김승유 하나은행 이사회 의장 29만7880주 등이다.

 행사 가능 수량을 기준으로 스톡옵션 차익이 가장 많은 CEO는 하나은행 김승유 이사회 의장. 그는 현재 보유한 스톡옵션 중 지난 2000년과 2002년에 받았던 11만7880주를 행사할 수 있는 상태다. 지난 4월8일 기준으로(2만9500원) 이를 행사할 경우 16억3240만원(주당 평균 1만3848원)의 평가 차익을 얻을 수 있다. 이어 신한지주의 라회장도 전체 스톡옵션 중 현재 9만4416주를 행사할 수 있으며, 이를 행사할 경우 8억2000만원의 평가 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 이어 최영휘 사장, 신상훈 행장 등도 각각 4억1000만원, 2억4000만원의 차익이 가능하다.



Plus tip

삼성·LG전자 스톡옵션 ‘극과 극’



 
재벌 기업들의 스톡옵션은 어떨까.

 국내 대표 기업으로 손꼽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스톡옵션은 극과 극이다. 삼성전자는 1위 기업답게 스톡옵션을 주는 방식이나 규모도 ‘빅 사이즈’다. 삼성전자는 부여일을 기준으로 2~3년이 지나면 한 번에 전량을 행사하는 가장 기본적인 고정형 스톡옵션을 채택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지난 2000년부터 임직원들에게 부여한 스톡옵션은 총 605만438주에 달한다. 이 중 아직 행사되지 않은 주식 수는 553만1299주로 평가 차익만 1조2928억원이다. 특히 삼성전자 임원 가운데는 스톡옵션을 행사할 경우 100억원 이상 평가 차익을 거둘 수 있는 사람만 모두 12명이나 된다. 말 그대로 스톡옵션 갑부다.

 삼성전자의 윤종용 부회장과 이학수 부회장은 현재 각각 18만9548주씩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 4월6일 현재 삼성전자의 종가 51만8000원으로 계산하면 모두 536억원(주당 평균 23만4550원)의 평가 차익을 얻을 수 있는 셈이다. 이윤우 부회장도 스톡옵션으로 7만주를 받았다. 이부회장은 지난 2월28일 주당 27만2700원에 스톡옵션을 행사해 4만주를 취득한 후 3월3일 52만5500원에 3만주를 장내 매도, 76억원의 차익을 얻었다.

 이밖에 김인주 사장(구조조정본부 차장) 등 각 부문 CEO 10명도 평가 차익이 100억~200억원대에 이르는 스톡옵션을 받았다.

 이에 반해 LG전자는 LG 계열사와 함께 올해 처음 스톡옵션제도를 도입했다. LG전자는 김쌍수 대표이사 부회장 등 임원 22명과 사외 이사 4명에 대해 모두 76만6000주(발행 주식의 0.49%)의 스톡옵션을 부여했다. 스톡옵션 행사 기간은 2008년 3월23일부터 2012년 3월22일까지 4년이며, 행사 가격은 주당 7만1130원이다.

 그렇다면 LG전자 임원들도 삼성전자의 대박 신화가 이뤄질 수 있을까. 일단 미지수다. LG전자의 현재 주가 수준이 행사 가격보다 낮은 데다 삼성전자와 달리 성과연동형 스톡옵션제도를 채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LG전자는 주가상승률이 종합주가지수보다 높아야 당초 부여한 행사 수량을 100% 가져가도록 했다. 즉 받은 대로 돈이 되는 게 아니라 능력에 따라 가져갈 수 있는 몫도 달라지도록 한 것이다.

 삼성전자와 비교할 경우 LG전자 임원들로선 억울할 수 있겠지만, 주주 입장에서는 LG전자의 방식이 더 바람직하다는 것이 업계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성과연동형을 채택한 LG전자의 임원들이 대박 신화를 꿈꾼다면 그만큼 회사 가치를 높여야 하고, 따라서 주주들의 이익도 늘어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성과연동형 스톡옵션으로 바꿔야 한다는 지적에 대해 삼성전자는 “그동안 국제적 기준에 부합하는 수준에서 스톡옵션을 부여해 왔다”고 주장하며 “성과연동형 스톡옵션 방식으로 개편할 계획은 없다”고 못박았다.

임상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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