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소로스가 24일(현지시각)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 포럼) 저녁 만찬 자리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 블룸버그
조지 소로스가 24일(현지시각)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 포럼) 저녁 만찬 자리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 블룸버그

“시진핑(중국 국가주석)은 열린 사회의 가장 위험한 적이다. 미국은 중국과 무역전쟁에 온 힘을 쏟아야 한다. ZTE와 화웨이에 대해서도 단호하게 대처해야 한다.”

‘헤지펀드계의 전설’로 불리는 억만장자 투자자 조지 소로스가 24일(현지시각)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 포럼) 저녁 만찬 자리에서 중국에 대해 이례적으로 강경한 발언을 쏟아냈다.

그는 이와 함께 “중국 통신사들이 5세대 이동통신(5G) 시장을 장악할 경우 다른 나라 국가 안보에 중대한 위협이 될 수 있다” 며 ZTE와 화웨이로 대표되는 중국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에 대해 강경한 대응을 주문했다.

소로스는 그동안 자신이 설립한 ‘열린사회정책센터(Open Society Foundation)’를 통해 반(反)트럼프 활동을 활발하게 전개해 왔다. 관련 로비에 2017년에만 1620만달러(약 183억원)를 쏟아부었을 정도다.

‘열린 사회’라는 이름은 철학자 카를 포퍼의 책 ‘열린 사회와 그 적들(Open society and its enemies)’에서 따왔다. 소로스는 런던 정경대(LSE) 재학 시절 포퍼의 수업을 들으며 한때 철학자를 꿈꾸기도 했다. 그가 트럼프가 아닌 중국을 ‘열린 사회의 최대 공적(公敵)’으로 지목한 것은 중국이 얼굴인식과 인공지능(AI) 분야의 첨단 기술력을 ‘통제 수단’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지난해 미국 상무부 산하 표준기술연구소가 주최한 안면인식 기술 평가에서 상위 10위 기업 가운데 6개가 모두 중국 스타트업이었다. 중국은 이를 기반으로 1000만 명 가운데 원하는 사람을 단 1초 만에 찾아내는 기술력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정부는 현재 중국 전역에 설치된 2억 대에 달하는 감시 카메라 수를 내년까지 최대 6억 대로 늘릴 계획이다. 범죄자 색출과 실종자 수색을 위해서라는 설명이지만 인권 탄압의 도구로 사용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한편 레이 달리오 브리지워터 창자와 존 스터드스키 핌코 부회장 등 올해 WEF에 참석한 다른 투자 대가들은 미∙중 무역전쟁을 세계 경제의 가장 큰 위협으로 지적했다.

화웨이의 켄 후 부회장(순환 CEO)도 22일 포럼에 참석해 “무역전쟁이 화웨이를 비롯한 많은 기술기업들에 피해를 주고 있다” 며 “지금까지 화웨이 장비가 보안 위협을 일으킨다 증거가 제시된 바는 없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