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AP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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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1. 사진 AP 연합
사진1. 사진 AP 연합
사진2. 사진 AP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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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1일 스페인 남동부 알메리아 주, 그중에서도 지중해에 접해있는 ‘엘 에히도’에 해가 저물고 있다. 석양에 오렌지빛으로 물든 네모난 구역들은 모두 비닐하우스다. 끝없이 펼쳐진 비닐하우스 풍경 때문에 ‘플라스틱 바다(Sea of Plastic)’라는 별명으로도 불린다. ‘태양의 나라’ 스페인에서도 남쪽 끝에 위치해 사막 기후인 이 지역에서는 토마토(사진 1)·호박(사진 2)·주키니·오이·수박·양상추 등을 생산하고 있다. 습도를 유지하면서 열을 가두는 비닐하우스 덕분에 이 지역 농가들은 노지(露地)에서 키울 때보다 수확량을 2~3배 늘릴 수 있다. 그런 이곳이 3월 29일로 예정된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를 앞두고 공포에 떨고 있다. 이 지역에서 생산된 농작물은 겨울에 독일·프랑스·영국으로 수출된다. 스페인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알메리아에서 영국으로 보낸 농산물은 31만4000t 규모로 총 2억7400만유로(약 3502억원)어치였다. 가장 우려스러운 부분은 영국이 EU와 합의 없이 이혼하는 ‘노딜 브렉시트’다. 유예 기간 없이 바로 탈퇴 효력이 발생하기 때문에 무역과 서비스 거래 장벽이 생긴다. 현재 알메리아 농가에서 생산된 토마토가 런던의 채소가게에 놓이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2~3일에 불과하지만, 무역 장벽이 생기게 되면 이 과정이 길어진다. AP는 “파운드화 환율 불안정, 관세 등을 포함한 무역 장벽에 따른 비용 증가, 영국 경제 타격에 따른 구매력 약화 등에 대한 우려가 크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