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7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0’ 당시 구글 부스. 사진 블룸버그
1월 7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0’ 당시 구글 부스. 사진 블룸버그

유튜브가 2019년 한 해 동안 18조원어치의 광고를 판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튜브의 매출이 공개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구글 모(母)회사 알파벳은 구글 매출 중 ‘기타’ 항목에 유튜브, 웨이모의 자율주행차 사업, 베릴리의 헬스케어 사업 등을 포함해 발표해 왔다. 루스 포라트 구글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앞으로 검색, 유튜브 광고, 클라우드 등을 세분화해 매출을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2월 3일(현지시각) 알파벳은 지난해 4분기(10~12월) 실적을 발표했다. 유튜브의 지난해 광고 매출은 151억5000만달러(약 18조원). 국내 1위 포털인 네이버(지난해 매출 6조5934억원)의 약 3배다. 유튜브 광고 매출은 1년 전(약 111억5500만달러)보다 36%, 2017년(약 81억5000만달러)보다 86% 늘었다. 지난해 4분기 유튜브 매출은 47억2000만달러(약 5조6026억원)로 전년 같은 기간(36억1000만달러·약 4조2851억원)보다 11억1000만달러(약 1조3175억원) 이상 늘었다. 알파벳 전체 매출에서 유튜브 광고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확대 중이다. 2017년 전체 매출 중 유튜브 광고가 차지하는 비중은 7.35%였으나, 2018년에는 8.15%, 2019년에는 9.35%로 커졌다.

알파벳이 공개한 유튜브 광고 매출은 동영상 앞·뒤, 중간에 붙는 광고와 특정 제품의 동영상에서 클릭과 제품 구매를 유도하는 ‘반응형 광고’ 등이 포함된 수치다. 미국 정보기술(IT) 전문 매체 더버지는 “유튜브 광고 매출은 반응형 광고가 이끌었다”며 “유튜브 광고 매출은 아마존이 운영하는 동영상 플랫폼 ‘트위치’의 6배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다만, 알파벳은 일정 금액을 내면 유튜브에서 동영상을 볼 때 광고 없이 볼 수 있는 구독형 모델인 ‘유튜브 레드’ 등으로 거둔 비광고 부문 매출은 공개하지 않았다. 또한, 유튜브 광고 수익 중 크리에이터(creator·동영상 제작자)에게 돌아가는 비중도 밝히지 않았다. 미국 경제 전문 방송 CNBC는 “알파벳이 처음으로 유튜브 매출을 공개했지만, 공개 범위가 제한돼 있어 사업 수익성을 측정하기 어렵다”며 “지난 2년 동안 유튜브가 벌어들인 광고 수익은 엄청나지만, 얼마나 수익성이 있는지 가늠하기 힘들다”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해 루스 포라트 구글 CFO는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2019년 4분기 유튜브의 비광고 매출은 30억달러(약 3조5610억원) 규모”라며 “유튜브 광고 수익의 대부분은 크리에이터에게 돌아간다”고 설명했다. 또한, “유튜브 유료 구독 서비스 가입자는 2000만 명 이상”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알파벳 전체 매출은 1618억6000만달러(약 192조1116억원)로 전년보다 18.3% 증가했다. 알파벳 전체 매출의 60%를 차지하는 핵심 사업은 ‘구글 검색 및 기타’ 사업 분야로 2019년에 980억달러(약 116조375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2017년 5월, 구글 개발자회의에서 발표 중인 유튜브 CEO 수잔 보이치키. 사진 블룸버그
2017년 5월, 구글 개발자회의에서 발표 중인 유튜브 CEO 수잔 보이치키. 사진 블룸버그

연결 포인트 1
신의 한 수였던 ‘유튜브 인수’

구글이 유튜브를 인수한 것은 2006년 10월. 인수액은 16억5000만달러(약 1조9586억원)로 구글의 기업 인수·합병(M&A) 역사상 가장 큰 금액이었다.

유튜브는 두 명의 20대 청년이 2005년 2월 설립했다. 서비스를 시작한 지 2년도 되지 않아 하루 1억 개 이상의 동영상이 재생되는 서비스로 성장했고, 2005년 280만 명이던 방문객은 2006년 7210만 명으로 1년 사이에 25배 이상 급증했다. 2006년 당시 유튜브의 미국 인터넷 동영상 시장점유율은 46%로 구글의 ‘구글 비디오(11%)’보다 높았다. 인수 당시 구글 최고경영자(CEO)였던 에릭 슈미트는 “새롭게 부상하고 있는 온라인 비디오 시장에 대한 광범위한 투자 전략의 일환으로 유튜브를 인수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유튜브가 뚜렷한 수익 모델을 갖추지 못했다” “너무 비싸게 샀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그러나 2020년 현재, 유튜브는 1분마다 400시간 이상 분량의 동영상이 업로드되고 전 세계인이 매일 10억 시간 이상 투자하는 ‘귀한 존재’로 거듭났다.


연결 포인트 2
반독점 조사 앞두고 발빠른 대응

알파벳이 유튜브와 클라우드 사업 부문 매출을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은 알파벳이 미 당국이 반(反)독점 조사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실적 발표의 투명성을 높였을 것으로 분석한다.

구글은 그동안 미 연방정부와 규제 당국으로부터 반(反)경쟁적인 행위를 하지 않는지 감시를 받아왔다. 앞서 미국 내 50명의 변호사로 구성된 연합단체가 구글의 광고 사업에 대해 조사하겠다고 발표한 상태다. 이들은 “구글이 미국 내 인터넷 광고를 독점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반독점 행위를 막겠다고 나섰다.

알파벳 측은 “회사의 사업과 미래 전망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유튜브 실적 공개 이유를 설명했다.

미국 경제 전문 매체 CNBC는 “유튜브와 클라우드 분야 매출 공개는 투자자들에게 통찰력을 줬다”며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움직임을 높이 샀다.

한편, 2019년 4분기 매출 발표는 순다르 피차이 알파벳 CEO 취임 이후 첫 번째 실적 발표다. 피차이 CEO는 지난해 12월, 구글 공동창업자 래리 페이지의 뒤를 이어 알파벳 CEO를 맡았다. 이전까지 피차이 CEO는 구글 CEO만 맡았다. 래리 페이지와 또 다른 구글 공동창업자인 세르게이 브린은 일선에서 물러났지만, 알파벳 의사회 멤버로서 의결권을 갖고 있다.


연결 포인트 3
예상 밑돈 실적에 주가는 하락

유튜브가 상상을 초월하는 실적을 발표한 것과 달리 시장의 평가는 냉랭했다. 2월 3일 알파벳 주가는 전날보다 3.48% 오른 1482.6달러(약 176만원)에 마감했지만, 시간 외 거래에서 4.09% 하락한 1422달러(약 169만원)를 기록했다. 

이는 알파벳 매출이 월가 전망치를 밑돌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시장에선 알파벳이 2019년 4분기에 469억달러(약 55조6703억원) 상당의 매출을 달성할 것으로 점쳤다. 하지만 알파벳은 지난해 4분기 460억7500만달러(약 54조6910억원)의 매출을 거뒀다고 발표했다. 2018년 4분기와 비교해 매출 증가율은 17%로 지난해 2분기(20%)와 3분기(19%)보다 낮았다. 로이터는 “알파벳 매출의 분기 성장률은 2015년 이후 가장 낮다”고 꼬집었다.

구글의 핵심 사업인 ‘구글 검색과 기타’ 매출이 기대치 이하인 것도 영향을 줬다. 2019년 4분기 구글 검색 사업 매출 증가율은 17%를 밑돌았다. 2019년 전체로 따지면 15% 성장하는 데 그쳤다.

정미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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