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4일(현지시각) 방역복을 입은 중국 베이징 보건 당국 관계자들이 한 종합운동장에서 신파디 도매시장 인근에 거주하거나 이 시장을 방문했던 사람들에 대한 핵산 검사를 실시하기 위해 명단을 체크하고 있다. 사진 AP연합
6월 14일(현지시각) 방역복을 입은 중국 베이징 보건 당국 관계자들이 한 종합운동장에서 신파디 도매시장 인근에 거주하거나 이 시장을 방문했던 사람들에 대한 핵산 검사를 실시하기 위해 명단을 체크하고 있다. 사진 AP연합

중국 수도 베이징이 비상이다. 베이징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 감염이 확산하자 베이징시 당국이 “사람 간 감염과 함께 물건을 통한 감염도 의심된다”며 전염병 대응 수준을 3급에서 2급으로 높였다. 6월 6일(현지시각) 대응 태세를 3급으로 낮춘 지 열흘 만에 다시 강력한 통제에 나선 것이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6월 16일 하루 동안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44명 발생했는데, 이 중 31명이 베이징에서 나왔다고 밝혔다. 베이징과 인접한 허베이성, 저장성에서도 각각 한 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11명은 해외 유입 사례다.

베이징시는 초·중·고 학생의 등교를 전면 중단하고 수업을 온라인으로 전환했다. 시내버스 탑승 인원수도 제한하며 야외에서 하는 농구·배구·축구 등 단체 운동도 금지하기로 했다. 고위험 지역 주택단지 등이 모두 봉쇄식 관리에 들어가고 도서관·박물관·미술관 등 실내 시설과 공원 입장객 수를 정원의 30%로 제한한다. 시 당국은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다.

베이징시는 앞으로 베이징 출입 관리를 강화하고, 역외 유입 인원에 대해서는 전원 핵산 검사를 하기로 했다. 베이징을 떠나려는 사람은 출발일 기준 7일 이내 핵산 검사 음성 판정 증명서를 제출해야 한다. 중위험군 지역으로 선정된 27개 지역에는 외부인과 자동차 출입이 금지된다. 시내 택시를 포함해 장거리 시외버스 등 일부 대중교통은 운행을 멈췄다.

베이징 하늘길도 닫히고 있다. 6월 17일 오전 관영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베이징 서우두 공항과 다싱 공항은 전날부터 현재까지 운항을 취소한 항공편이 800여 편에 달한다고 밝혔다.

베이징 신파디 도매시장을 중심으로 시작된 집단 감염 신규 확진자는 6월 11일 1명, 6월 12일 6명, 6월 13일과 14일 각각 36명씩에 이어 6월 15일 27명으로 집계됐다. 6월 16일 31명을 포함하면 엿새간 확진자가 총 137명으로 늘어났다. 신파디 도매시장은 베이징 펑타이구에 있는 대형 농수산물 시장이다. 시는 6월 12일 신파디 시장 내 수입 연어를 절단할 때 쓰는 도마에서 코로나 바이러스가 검출됐다고 발표했다. 시 당국은 농산물 시장 11곳을 폐쇄했다. 신파디 도매시장 방문자와 상인 등 20만 명을 대상으로는 전면 핵산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다만, 중국 관영 언론들은 베이징의 고립 가능성은 작게 봤다. 쩡광 중국질병예방통제센터 유행병학 수석과학자는 “베이징이 상황을 관리할 수 있으며 우한식 봉쇄 조치는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6월 14일 중국 베이징 신파디 도매시장의 문이 굳게 닫혀 있다. 사진 연합뉴스
6월 14일 중국 베이징 신파디 도매시장의 문이 굳게 닫혀 있다. 사진 연합뉴스

연결 포인트 1
중국 경제 회복에 찬물 끼얹나

베이징을 중심으로 재확산한 코로나19 집단 감염 사태가 중국 경제회복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앞서 중국은 각종 경기 부양책을 발표하며 경기 활성화에 열을 올려왔다.

실제로 최근 중국의 핵심 경제 지표는 긍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중국의 5월 소매 판매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8% 감소했지만, 감소 폭은 4월의 7.5%보다 줄었다.

중국의 5월 산업 생산은 지난해 5월보다 4.4% 증가했다. 두 달 연속 늘어난 것이다. 1월부터 5월까지 중국의 고정 자산 투자 증가율은 -6.3%로, 올해 1월부터 4월까지의 -10.3%보다 크게 개선됐다. 중국 정부가 대대적인 인프라 시설 투자 확대 정책을 편 영향이다.

블룸버그는 “정치·경제 엘리트 계층이 거주하는 베이징은 감염 확대에 따른 위험도가 높다”며 “도시 봉쇄 수준의 엄격한 방역 조치가 도입되면 중국의 경제 활동이나 최근 재개된 외국과 왕래도 퇴보할 위험이 있다”고 했다.


마이클 라이언 WHO 긴급준비대응 사무차장이 언론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마이클 라이언 WHO 긴급준비대응 사무차장이 언론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연결 포인트 2
WHO “中 집단 감염 조사 필요”

세계보건기구(WHO)는 중국 베이징의 코로나19 집단 감염 사태에 대해 “중요한 사건”이라며 원인에 대한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마이클 라이언 WHO 긴급준비대응 사무차장은 6월 15일(현지시각) 스위스 제네바 WHO 본부에서 열린 화상 언론 브리핑에서 베이징 사태에 대해 “50일 동안 별다른 지역 감염 사례가 보고되지 않다가 집단 감염이 발생한 것은 우려스럽다”며 이같이 말했다. 특히 베이징이 대도시라는 점에서 우려된다면서 상황을 계속 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WHO는 각국 정부에 성공적인 통제 능력을 보여줬던 국가에서도 코로나19가 재발할 수 있다며, 경계심을 늦추지 말라고 강조했다. 또 WHO는 코로나19 여파로 독감에 대한 감시가 느슨해지면 안 된다고도 경고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코로나19와 독감이 같이 유행하는 것은 이미 과부하에 걸린 보건 시스템을 악화시킬 것”이라고 했다.


덱사메타손이 코로나19 중증 환자의 사망률을 크게 낮춰준다는 임상시험 결과가 나왔다. 사진 조선일보 DB
덱사메타손이 코로나19 중증 환자의 사망률을 크게 낮춰준다는 임상시험 결과가 나왔다. 사진 조선일보 DB

연결 포인트 3
덱사메타손, 생명 구하는 돌파구?

염증 치료 등에 사용하는 기본 스테로이드인 덱사메타손(dexamethasone)이 코로나19 중증 환자의 사망률을 크게 낮춰준다는 임상시험 결과가 나왔다.

6월 16일(현지시각) BBC 방송에 따르면, 영국 옥스퍼드대 연구팀 주도의 의학자들이 코로나19 중증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시험한 결과, 산소호흡기에 의지하고 있는 환자의 사망 위험은 40%에서 28%로, 기타 산소 치료를 받는 환자의 사망 위험은 25%에서 20%로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덱사메타손은 영국에서 5파운드(약 7600원)면 구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덱사메타손에 대해 “생명을 구하는 과학적 돌파구”라고 평가했다. 다만,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 본부장은 덱사메타손에 대해 “스테로이드 계통의 흔한 약물로, 오래전부터 염증반응을 조금 줄여주는 목적으로 사용됐다”며 “하지만 의학 전문가들은 ‘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안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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