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1. 사진 AP연합
사진1. 사진 AP연합
사진2. 사진 EPA연합
사진2. 사진 EPA연합
사진3. 사진 AP연합
사진3. 사진 AP연합

26년째 장기 집권 중인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과 그의 퇴진을 요구하는 벨라루스 국민 간 갈등이 극을 향해 치닫고 있다. 연일 대규모 집회가 열리는 거리 풍경이 벨라루스의 혼란한 정국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갈등의 시발점은 8월 9일(이하 현지시각) 진행된 대선이었다. 당시 루카셴코 대통령이 80% 넘는 득표율로 압승을 거두자 반대 세력이 대선 결과에 불복하며 들고 일어난 것이다. 시위대는 현 정권의 부정 투표와 개표 조작 등을 주장하며 벨라루스 수도 민스크에서 대규모 집회를 이어 가고 있다(사진1). 시위 참여자들은 벨라루스 국기를 어깨에 걸치거나 루카셴코 대통령 얼굴이 그려진 가면을 쓰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장기간 지속 중인 철권통치에 불만을 표출했다(사진2). 하지만 벨라루스 정부는 강경 진압으로 맞서고 있다. 심지어는 BBC·AFP·로이터 등의 외신기자 수십 명을 추방 또는 감금하며 언론 탄압까지 하는 상황이다. 대선 불복 운동의 구심점 역할을 해온 야권 단체 ‘조정위원회’ 임원들도 잇따라 실종됐다. 특히 ‘벨라루스의 잔 다르크 3인방’중 한 명으로 불리는 마리아 콜레스니코바(사진3)가 9월 7일 오전 민스크의 한 길가에서 복면을 쓴 남성에게 납치된 것으로 전해지면서 충격을 안기기도 했다. 이후 벨라루스 정부는 “콜레스니코바가 우크라이나로 도주하려다 체포됐다”고 발표했다. 야권은 “정부가 콜레스니코바를 강제 출국시키려고 한 것”이라며 반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