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되면서 인도 경제가 예상보다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 인도 뉴델리의 시장에서 한 여성이 딸에게 마스크를 씌워주고 있다. 사진 AP연합
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되면서 인도 경제가 예상보다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 인도 뉴델리의 시장에서 한 여성이 딸에게 마스크를 씌워주고 있다. 사진 AP연합

‘13억 시장’ 인도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에서 회복할 조짐을 보이며 경제 반등에 나섰다. 인도는 지난 2분기에 -23.9%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로 1996년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이후 빈민가를 중심으로 코로나19를 통제하지 못하며 경제가 장기 침체에 빠질 것이란 부정적인 전망이 쏟아졌다. 하지만 몇 달 만에 코로나19 위기를 털고 다시 경제 회복을 위한 고삐를 죄고 있다. 인도의 3분기 GDP 성장률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5% 감소했지만 2분기보다는 상당히 개선됐다.

인도의 코로나19 현황을 보여주는 ‘코비드19인디아’에 따르면, 12월 8일(이하 현지시각) 기준으로 970만 명의 누적 확진자가 발생했다. 12월 들어 하루 확진자는 1만4000여 명 수준으로, 최악의 시기는 지났다. 코로나19 확산이 가장 심각했던 9월 중순에는 하루 약 10만 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다.

코로나19가 사그라지면서 인구 이동이 활발해지고 경제 활동도 정상화하고 있다. 인도 마하라슈트라주 주도인 뭄바이에는 10월부터 레스토랑과 바가 문을 열었다. 인도중앙은행(RBI)은 12월 4일 2020~2021 회계연도(매년 4월 기준) 실질 GDP 성장률 예상치를 기존 -9.5%에서 2%포인트 상향 조정한 -7.5%로 조정했다. 샤크티칸타 다스(Shaktikanta Das) 중앙은행장은 “회복세가 예상보다 강하다”고 밝혔다.

크리슈나무리 서브라마니안(Krishnamu-rthy Subramanian) 인도 최고 경제 고문은 “인도의 1분기 GDP 감소는 주로 경제 봉쇄 때문이었다”며 “경제 전망의 불확실성은 전염병 때문이지만, GDP 추정치는 대부분의 전문가가 예상했던 것보다 더 고무적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신중한 낙관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인도의 경제 지표는 코로나19 확산 이전의 95% 수준까지 회복했다. 시장 조사 업체 IHS마킷의 인도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10월 58.9를 기록해 10년 내 가장 높았다. 억눌린 수요가 살아나면서 제조업도 살아나고, 코로나19 백신이 곧 출시될 것이란 희망이 작용했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인디아 지수는 지난 6개월 동안 36.9% 상승해 MSCI 이머징 마켓과 다우존스지수 상승률을 웃돌고 있다. 아시아 투자 전문 기관인 매튜스 아시아는 “앞으로 6~12개월간, 인도는 예상보다 성장 속도가 빠를 것”이라고 말했다.

GDP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민간 소비가 살아나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내년 인도와 중국·싱가포르·인도네시아의 경제가 코로나19 영향에서 벗어나 ‘골디락스’로 진입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골디락스는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이상적인 상태를 의미하는데, 경제학적 의미로는 고성장에도 물가 상승이 없는 것이다.

다만 인도 경제가 제자리로 돌아간다고 하더라도 일자리가 늘지 않으면 큰 의미가 없다고 인도 민간 경제연구 기관인 경제감시센터(CMIE)는 지적했다.


인도 뭄바이의 봄베이 증권거래소(BSE). 글로벌 신용평가사들은 인도 경제의 회복을 낙관하고 있다. 사진 AP연합
인도 뭄바이의 봄베이 증권거래소(BSE). 글로벌 신용평가사들은 인도 경제의 회복을 낙관하고 있다. 사진 AP연합

연결 포인트 1
글로벌 신용 평가사도 ‘낙관’

글로벌 신용평가 기관들은 대체로 인도 경제 전망을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11월 17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2020~2021 회계연도 인도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0.3%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9월 전망치(-14.8%)보다 4.5%포인트 상향 조정한 것이다. 또 골드만삭스는 2021~2022년에는 인도 GDP가 13% 반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원래 예상치(15.7%)보다는 소폭 낮아진 수치다.

무디스는 2020~2021년 인도가 -10.6%의 GDP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고 봤다. 이전 예상치였던 -11.5%에서 상향 조정한 것이다. 2021~2022년은 10.6%에서 10.8%로 GDP 성장률을 상향 조정했다.

경제 활동이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을 반영했다. 모건스탠리는 올해 인도 GDP가 5.7% 쪼그라들 것이라고 전망했고, 내년에는 9.8% 성장하며 강하게 반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피치는 12월 8일 올해 인도의 GDP 성장률이 -9.4%를 기록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도 뭄바이의 한 해안도로 공사 현장에서 작업이 진행 중이다. 사진 AP연합
인도 뭄바이의 한 해안도로 공사 현장에서 작업이 진행 중이다. 사진 AP연합

연결 포인트 2
2047년까지 세계 3대 경제 대국

인도는 앞으로 수년 안에 세계 최고의 경제 대국이 될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인도 정부 산하 경제정책기구인 니티 아요그(NITI Aayog)의 라지브 쿠마르 부위원장은 최근 과학기술국(DST) 50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웨비나(웹상에서 행해지는 세미나)에서 “농업, 전통·현대 의학, 교육 정책, 중소기업, 노동 등 모든 분야에서 세계 3대 경제권을 목표로 한 개혁에 나서고 있다”며 “향후 인도 경제는 매년 평균 7~8% 성장할 것이며, 2047년까지 세계 세 번째 경제 대국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쿠마르 부위원장은 “농업 생산 비용을 극적으로 줄이고 환경에도 긍정적인 화학물질 없는 자연 농법을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인도의 GDP 대비 민간 부채 비율이 50%대 중반으로 제한돼 있어 이를 추가 확대할 필요가 있다”며 “다른 신흥국의 경우 이 비율이 100%를 훨씬 넘는다”고 지적했다. 인도중앙은행의 샤크티칸타 다스 국장은 “도시 수요가 살아나면서 농촌도 회복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스크를 쓰고 있는 인도 사람들. 경제 회복에도 가계 소득은 크게 개선되지 않고 있다. 사진 EPA연합
마스크를 쓰고 있는 인도 사람들. 경제 회복에도 가계 소득은 크게 개선되지 않고 있다. 사진 EPA연합

연결 포인트 3
불안한 가계

인도의 경제 회복이 가시화하고 있지만, 가계 사정은 여전히 불안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도 싱크탱크인 경제감시센터(CMIE)에 따르면, 인도의 실업률 지표는 개선됐지만 고용률(Epop)은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다. 코로나19 확산 이전보다 2%포인트 낮은 것으로 조사됐는데, 이는 고용자가 2000만 명 줄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가계당 1인 소득도 지난 4월 전년 대비 44% 감소하며 바닥을 쳤다. 경제 봉쇄가 해제된 6월에는 전년보다 25% 감소하며 회복세를 보였지만, 7월 22.5%가 줄며 부진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봉쇄 기간에 대부분의 직종에서 이전보다 수입이 줄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농민, 자영업자에게 이런 현상이 집중됐다. 3월 이후 소비자신뢰지수(CCI)도 계속 하락하고 있다.

피치는 “올해 인도의 소비 지출이 12.6% 감소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영향으로 가계 지출도 명목상 전년 대비 1.2% 상승하는 데 그칠 것으로 봤다.

이진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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