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증권거래소. 사진 AP연합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사진 AP연합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도 사상 최고치 행진을 해온 미국의 대형 기술주가 흔들리고 있다. 1년 전 코로나19 위기감으로 증시가 폭락한 후 급등세를 지속한 데 따른 밸류에이션 부담감에 부양책 기대감, 인플레이션 우려, 미국 국채금리 상승이 맞물리면서 기술주 조정론이 불거지고 있다. 하지만 조정 국면에서 탈출했다는 관측도 나오는 등 시장은 방향성을 예측하기 힘든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세계 시가총액 1위 애플은 3월 10일(이하 현지시각) 119.98달러로 마감하며 올해 고점 대비 주가가 16.19% 빠졌다. 서학개미(해외 주식에 직접 투자하는 국내 개인 투자자)가 가장 많이 보유한 테슬라 역시 668.06달러로 장을 마치며 고점 대비 24.34% 내려온 상태다. 테슬라는 3월 8일 563달러까지 밀렸다가 급반등했지만 일시적 반등인지를 놓고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투자자들은 미국 국채금리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안전자산인 채권금리가 높아지면, 위험자산인 주식과의 기대수익률 차이가 좁혀지면서 주식 투자에 대한 매력이 떨어진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올해 초 1% 미만에서 최근 1.6%에 육박했다. 인플레이션 우려와 함께 미 상원이 3월 6일 1조9000억달러 규모의 경기부양책을 통과시키자 경기회복 기대감에 금리가 올랐다. 상대적으로 부채가 많은 신생 기술기업에 금리상승은 악재다.


국채금리의 추가 상승 가능성에도 무게가 실린다. 블룸버그통신은 올해 미국의 명목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7.6%로 예상되는 상황인데, 현 10년물 국채금리(1.6%)는 이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채권왕’으로 불리는 제프리 군드라흐 더블라인 캐피털 설립자는 “미국의 경제성장률과 독일 국채금리 등을 감안하면 미 국채 수익률이 더 오를 여지가 있다”며 “미 국채금리가 3%대에 이를 수 있다”고 말했다.

마크 윌슨 모건스탠리 미 주식 전략가는 “채권금리 상승은 특히 엄청난 밸류에이션에 도달한 가장 비싼 기술주들에 압력을 가하고 있다”며 “고평가된 기술주 조정은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반면, 웨드부시증권의 대니얼 아이브스 연구원은 “전기차 시장이 날로 확장될 것”이라며 “지금이 테슬라 주식을 매수할 기회”라고 했다.


미국 워싱턴 D.C.에 위치한 백악관. 사진 블룸버그
미국 워싱턴 D.C.에 위치한 백악관. 사진 블룸버그

연결 포인트 1
2월 美 고용 깜짝 개선

실물 경기 회복을 보여주는 미국의 고용지표가 깜짝 개선됐다.

3월 5일 미 노동부에 따르면 2월 비농업 부문 신규 취업자 수가 37만9000명 증가했다. 1월 신규 고용 증가 폭(16만6000명)의 두 배 넘는 수준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시장 예상치 21만 명도 웃돌면서 실업률 역시 6.2%로 전월 6.3%보다 떨어졌다. 특히 지난 2월 늘어난 일자리의 94%는 레저 및 접객업(35만5000개 증가) 부문이 차지했다.

소비자물가지수(CPI)도 올랐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집계한 전망치에 부합하며 4개월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미국 노동부는 2월 휘발유 가격 상승 탓에 소비자물가지수가 전년보다 1.7%, 전월보다 0.4% 올랐다고 3월 10일 밝혔다. 지난달 휘발유 가격이 국제 유가 상승에 힘입어 전달 대비 6.4% 급등하면서 전반적인 물가 상승을 견인했다. 소비자물가지수는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통화정책을 결정할 때 가장 중요하게 보는 물가지표 중 하나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 장관. 사진 AP연합
재닛 옐런 미국 재무 장관. 사진 AP연합

연결 포인트 2
美 재무 장관 “인플레 안 온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 장관이 경기 부양책이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을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에 선을 그었다.

3월 8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옐런 장관은 MSNBC와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 우려에 대해 “그런 일이 일어나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종전 입장을 반복했다. 옐런 장관은 “인플레이션이 진행되리라 보이면 이를 다룰 수단이 있다”고 했다.

그는 조 바이든 행정부의 1조9000억달러 규모 경기부양책에 대해 미국 경제 회복을 촉진할 충분한 자원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미 상원은 3월 6일 경기부양책을 통과시켰다.

옐런 장관은 “코로나19 팬데믹 전에 우리의 실업률은 3.5%였고, 인플레이션 압력이 증가하는 징후가 없었다”며 “(인플레이션은) 너무 높다기보다는 너무 낮았다”고 했다. 이어 “백신 접종과 학교 정상화에 전면적인 노력을 기울이면 경제가 내년쯤엔 팬데믹 전 상황이던 완전 고용 상태로 돌아갈 것”이라고 낙관했다.


3월 11일 폐막한 중국 전인대. 사진 연합뉴스
3월 11일 폐막한 중국 전인대. 사진 연합뉴스

연결 포인트 3
美 국채금리 급등에 中 증시 휘청

미국의 국채금리 변화에 중국 증시도 흔들리고 있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3월 8일 2.3% 떨어진 3421.22에 장을 마감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최고점을 찍은 2월 19일 대비 7.4% 떨어졌다. 기술주 비중이 큰 선전성분지수도 3월 8일 4% 이상 하락 마감했다. 같은 날 중국의 1~2월 수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0.6% 늘었다는 소식이 들려왔지만, 증시는 힘을 받지 못했다. 상하이지수는 9일(-1.82%), 10일(-0.05%) 연속 하락하다가 11일 1% 이상 반등했지만 불안한 모습이다. 상하이지수는 5000선을 넘었던 2015년 6월의 70% 수준에서 맴돌고 있다. 미 국채금리 급등으로 불거진 유동성 긴축 우려와 중국 당국의 부양 속도조절론이 증시의 발목을 잡고 있다. 중국은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를 시장 예상치(8% 안팎)보다 낮은 6% 이상으로 제시했다.

중국의 금융 수장인 궈수칭 은행보험감독관리위원회 주석(장관급)도 3월 2일 세계 금융시장과 자국 부동산에 거품이 끼었다고 강한 우려를 표했다.

안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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