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로이터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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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로이터연합 2 AF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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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가 이상 기후로 몸살을 앓는 가운데 ‘세계 공장’ 중국도 연일 계속되는 폭염과 가뭄으로 피해를 입고 있다.

중국 중앙기상대는 8월 20일 중⋅남부 19개 성(省)과 시(市)에 최고 수준의 폭염 경보인 ‘고온 홍색 경보’를 내렸다. 이들 지역은 낮 최고기온이 35도를 웃돌고, 쓰촨⋅충칭⋅후베이⋅후난⋅장시⋅저장 등 일부 지역은 40도까지 넘어서는 폭염이 연일 계속되고 있다. 고온 홍색 경보보다는 낮은 ‘고온 경보’도 한 달 넘게 이어지는 중이다. 중국 기상과학원은 지난 6월 초부터 약 80여 일간 30도를 웃돌고 있는 올해 폭염이 1961년 기상 관측 이래 최장이자, 최강이라고 밝혔다.

기록적인 폭염으로 전력 수급에도 비상이 걸렸다. 중국 상하이는 8월 22일과 23일 이틀간 유명 관광 명소인 동방명주탑을 비롯해 와이탄(外滩) 일대 건물 야간 조명을 멈췄다. 이틀 동안 상하이 시민은 도시 야경의 상징인 동방명주탑 불이 꺼져 평소보다 흐릿해진 일대를 걸어 다녔다(큰 사진).

중국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지역 중 하나인 쓰촨성은 가정 및 필수 시설에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 관내 19개 도시, 1만6000개 제조 업체에 8월 15일부터 25일까지 가동 전면 중단 조치를 내렸다. 원래 쓰촨은 수력발전량이 가장 많은 지역으로, ‘서전동송(西電東送)’ 프로젝트에 따라 풍부한 서부 전력을 수요가 많은 동부 대도시로 보내왔다. 하지만 올여름엔 강수량이 작년 절반에도 못 미치는 데다, 수력발전용 저수량이 작년 40억t에서 12억t으로 급감하는 바람에 폭염으로 치솟는 전력 수요를 충당하지 못해 전력 비상등이 켜졌다.

쓰촨성에는 도요타자동차와 폴크스바겐, 현대자동차 등 주요 자동차 기업과 테슬라에 배터리를 공급하는 중국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업체 CATL이 위치해 전기차를 비롯한 자동차 생산에 지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또한 가동 전면 조치가 내려진 기업엔 애플의 주요 공급 업체인 폭스콘 생산 시설도 포함돼 있어 중국은 ‘세계 최대 제조대국’이라는 명성에 타격을 입는 게 불가피해 보인다.

한편 고온 건조한 날씨 때문에 쓰촨과 충칭 지역에선 산불도 이어지고 있다(사진 1). 이 밖에도 폭염으로 인해 ‘대륙의 젖줄’이라 불리는 양쯔강은 상류까지 바닥을 드러냈고, 난징 지역 호수 인근도 가뭄에 찌든 논바닥처럼 쩍쩍 갈라졌다(사진 2).

오윤희 기자
이코노미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