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의 CEO 일론 머스크. 사진 블룸버그
테슬라의 CEO 일론 머스크. 사진 블룸버그

미국 전기자동차업체 테슬라가 비틀거리고 있다. 운전자가 사망하는 교통사고를 낸 데 이어 신용등급 강등, 단기 파산 전망 등 ‘트리플 악재’에 휩싸였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미 연방 교통안전위원회(NTSB)는 3월 23일(현지시각) 캘리포니아에서 발생한 자율주행 전기차 테슬라 모델X의 운전자가 사망한 사고의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당시 38세 남성이 몰던 모델X는 캘리포니아 101번 고속도로 남쪽 실리콘밸리 구간에서 도로 분리대를 들이받고 다른 차량 두 대와 연쇄 충돌했다. 차 앞쪽이 형체를 알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찌그러져 운전자는 숨졌고, 불이 붙으면서 차 앞부분이 소실됐다.

모델X의 사고 원인은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았으나 배터리가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7000개 이상의 개별 셀로 구성된 전기차 배터리는 일반 차량에 비해 감전·화재 위험이 더 높다. NTSB는 올 초 시속 105㎞(약 65마일)로 달리다 캘리포니아 컬버시티 인근 소방시설에 충돌한 테슬라 차량에 대해서도 조사에 착수했다.


짐 콜린스 “시간 얼마 남지 않아”

조사 소식이 전해진 직후 테슬라 주가는 급락했으며 신용등급은 강등됐다. 3월 27일 뉴욕 증시에서 테슬라의 주가는 8% 폭락하며 마감됐다. 테슬라에 배터리를 납품하는 일본 파나소닉의 주가도 28일 도쿄 증시에서 5% 이상 곤두박질쳤다.

앞서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테슬라의 신용등급을 B2에서 B3로 한 단계 끌어내렸다. 무디스는 “모델3의 생산 차질이 심각하고 유동성 압박이 강하다”며 신용전망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내렸다. 헤지펀드 빌라스캐피털매니지먼트의 존 톰슨 최고경영자(CEO)는 “회사는 이익을 내야 하지만 테슬라는 한 번도 흑자를 낸 적이 없다”며 “일론 머스크가 마법을 부리지 않는 한 테슬라는 4개월 안에 파산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의 저자 짐 콜린스는 미국 ‘포브스’에 기고한 글에서 “테슬라의 모델S가 이 시대 자동차 업계의 가장 의미 있는 제품이기는 하지만 테슬라 주주들이 현실적으로 얻을 수 있는 경제적 실익이 없는 것도 사실”이라며 “곤두박질친 테슬라 주가는 머스크에게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박용선 기자
이코노미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