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MTC의 모기업 칭화유니그룹 자오웨이궈(趙偉國) 회장의 연설 모습. 사진 칭화유니그룹
YMTC의 모기업 칭화유니그룹 자오웨이궈(趙偉國) 회장의 연설 모습. 사진 칭화유니그룹

중국이 3차원(3D) 낸드플래시 양산을 선언했다. 중국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는 7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래라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플래시 메모리 서밋’에서 32단 3D 낸드 시제품을 선보였다. 오는 10월 관련 제품을 시험 생산한 뒤 내년 중으로 본격적인 대량 생산에 돌입한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기억·저장 기능을 담당하는 낸드와 D램은 대표적인 메모리 반도체다. 중국은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상대적으로 진입 장벽이 낮은 낸드 시장을 먼저 노리고 있다. 낸드는 회로를 쌓아 올리는 ‘단’ 수가 많아질수록 높은 기술력이 필요하다.

업계에선 우리나라와 중국의 메모리 반도체 기술력 차이를 3~4년 정도로 보고 있다. YMTC가 양산에 나서는 32단 3D 낸드는 삼성전자가 2014년 8월 선보인 제품이다. 현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력 제품은 4세대인 64~72단 3D 낸드다. YMTC가 내년 양산에 나서는 2세대 32단 3D 낸드와는 차원이 다른 시장이다.

그렇다 해도 중국 반도체 기술의 성장 속도는 놀랍다. YMTC는 지난해 3D 낸드 기술을 공개하면서 올 연말 양산 돌입을 예고한 바 있다. 하지만 YMTC가 신생 업체인 데다 당시만 해도 중국에 메모리 반도체 생산 기반이 전혀 없는 상태여서 부정적으로 보는 의견이 많았다.

전문가들은 YMTC가 중국 국영 반도체 기업인 칭화유니그룹의 자회사인 만큼 보조금과 세제 혜택 등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등에 업고 급성장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반도체 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YMTC가 32단 3D 낸드 기술 발표 후 양산까지 기간이 1년 반 정도에 불과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추세라면 내년 말에는 64단 3D 낸드를 양산할 수도 있다.

국내 업체의 글로벌 낸드플래시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말 50%를 돌파했다. 삼성전자가 40.4%로 1위를 기록했고 도시바(16.2%), 미국 웨스턴디지털(14.8%), SK하이닉스(11.6%)가 뒤를 이었다. 주요 메모리 업체 중 전년 동기 대비 점유율이 상승한 곳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뿐이었다.

삼성전자는 3D 낸드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중국 시안 반도체 사업장에 약 8조원을 투자, 지난 3월 기공식을 했다. 이에 앞서 2월 초에는 총 30조원가량이 투입될 평택 반도체 공장 2라인 투자도 결정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세계 최초로 개발한 4세대 72단 3D 낸드에 이어 5세대 96단 및 6세대 128단 제품의 동시 개발을 추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