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아르헨티나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린 도널드 트럼프(맨 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맨 왼쪽) 중국 국가주석의 회동에서 양국은 무역전쟁 3개월 휴전에 합의했다. 사진 AP연합뉴스
지난 1일 아르헨티나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린 도널드 트럼프(맨 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맨 왼쪽) 중국 국가주석의 회동에서 양국은 무역전쟁 3개월 휴전에 합의했다. 사진 AP연합뉴스

중국이 12일(현지시각) 미국산 콩(대두) 수입을 재개하면서 미·중 무역전쟁에서 한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지난 1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아르헨티나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90일간의 무역전쟁 휴전에 합의한 후 나온 첫번째 조치였다.

13일 로이터통신 등 주요 외신은 전날 중국 국영기업이 50만t 분량의 미국산 콩을 사들였다고 보도했다. 금액으로는 1억8000만달러(약 2026억원) 규모다. 중국은 미국산 콩 최대 수입국으로, 미국이 수출하는 물량의 62%를 책임져 왔다. 지난 7월 중국이 미국산 콩에 25%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미국의 대중국 콩 수출량은 전년 대비 98%나 쪼그라들어 있는 상태다. 로이터는 “이번 중국의 콩 수입량으로 미국의 대중국 무역적자 규모를 줄이는 데는 역부족이지만, 이번 수입 재개가 향후 진행될 미·중 간 무역협상에는 긍정적인 신호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정부는 이와 함께 미·중 무역전쟁의 주요 요인 가운데 하나로 지적돼 온 ‘중국 제조 2025’를 수정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다. 중국은 2025년까지 반도체·로봇·항공기 등 첨단 산업에서 세계 패권을 잡겠다는 목표를 잡고 첨단 산업을 키우고 있다. 이에 대해 트럼프 정부는 중국 정부가 자국 기업에 보조금 지급, 해외 파트너들에 대한 중국 당국의 기술이전 강요 등으로 공정경쟁을 위협하고 있다고 비판해 왔다. 같은 날 윌버 로스 미 상무부 장관은 미국 C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정말로 반대하는 것은 기술기밀을 훔치거나 기술이전을 강요하는 따위의 행태”라며 비판을 이어갔다.

WSJ에 따르면, 중국은 ‘중국 제조 2025’에 명시된 중국 기업의 시장점유율 목표치를 낮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가령 중국산이 차지하는 핵심 부품 비율을 2020년 40%, 2025년까지 70%로 끌어올리려고 했던 목표치를 내려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WSJ는 “중국의 새 프로그램은 미국이 불평하던 것들을 충분히 담고 있을 것”이라며 “시 주석이 이를 승인할 경우 중국이 시장 중심적으로 경제개혁을 하고 있다고 트럼프 행정부와 외국 기업들을 설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식재산권이나 기술이전, 시장접근 등에 대한 중국의 근본적인 태도 변화가 없는 수정안이 나온다면 미국이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 창업자의 딸인 멍완저우(孟晩舟) 화웨이 부회장이 지난 1일 체포되며 양측 협상에 먹구름이 드리워진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그러나 중국은 미국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를 40%에서 15%로 인하하기로 하는 등 미국을 달래기 위한 조치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12일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은 ‘전략적 경쟁자’”라면서도 “우리는 이전보다 (합의에) 근접해 있다. 앞으로 몇주 안에 좋은 발표들이 나올 것이라는 데 매우 희망적”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