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삼성은 핵심비전을 ‘중국에서, 중국을 위해’로 정했다.
- 중국삼성은 핵심비전을 ‘중국에서, 중국을 위해’로 정했다.

지난 3월21일 낮 중국 최고 명문인 베이징 칭화(淸華)대 내 100주년 기념강당 안. CCTV의 유명 앵커인 루이청강(芮成鋼)의 사회로 큐큐닷컴(QQ.com)의 류청민(劉承敏) 수석부사장, 여우쿠(Youku)의 야오   (姚鍵) 기술담당 임원(CTO), 망고TV(Mango TV)의 청롱홍(成洪榮) 사장, 자오바오강(趙寶剛) 영화감독 등이 참여한 가운데 칭화대 재학생 600여명을 대상으로 스마트 토크쇼가 열렸다. ‘Push Boundaries(智无界 行无疆·한계를 극복하라)’라는 슬로건으로 3월22일까지 이틀 동안 열린 ‘2012 삼성 차이나포럼’ 행사의 한 세션이었다. 삼성차이나 포럼에는 거래선과 미디어, 대학생 등 1500여명이 몰려들어 ‘동작인식 스마트TV’인 SI(Smart Interaction)TV를 비롯한 신제품 소개와 앱 개발자 대회 등이 열렸다.

이날 ‘기술과 오락, 디자인’을 주제로 한 스마트 토크쇼에 초청받아 온 600여명의 칭화대 학생들은 주제 발표자들과 함께 기술의 한계와 제품의 영역 구분을 뛰어넘어 고객의 더 나은 삶을 위해 최선의 솔루션을 제공하는 방법과 신기술 개발 현황·가능성 등을 진지하게 의논했다.

삼성전자는 또 이날 칭화대 캠퍼스 안에 150평 규모의 휴대폰·IT체험관을 열었다. 삼성 측은 중국내 주요 대학 캠퍼스에 칭화대에 설치한 것과 같은 휴대폰·IT체험관을 열어 중국의 미래를 이끌 젊은 층과 함께 호흡하며 젊은 삼성의 이미지를 높여간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가 올 가을학기부터 칭화대 마이크로전자나노학과에 반도체 강좌를 개설키로 확정한 것도 이른바 ‘청년(Youth) 마케팅’ 전략에서다. 3학점짜리 필수과목인 이 강좌에는 삼성전자의 마스터들이 나와서 석·박사 과정 현지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글로벌 반도체 업계의 최근 기술 추이를 강연한다. D램 및 플래시 반도체,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기술 등이 대상이다. 장원기 중국삼성 사장은 “칭화대학 반도체 강좌를 통해 삼성의 중국내 반도체 사업은 물론 중국의 반도체 산업 발전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중국삼성은 중국 우수 인재 확보와 기업 이미지 제고를 겨냥해 2002년부터 27개 대학과 10개 고등학교에서 장학생을 선발해 장학금을 지급 중이다. 지난해까지 4040명에게 장학금을 전달했으며 올 한해에만 740여명에게 장학금을 수여할 예정이다.

작년 총매출액 600억달러 돌파

1992년 남부 광둥성 후이저우(惠州)에 오디오공장을 가동하면서 중국 현지 생산법인을 첫 가동한 중국삼성은 현재 중국에서 10만명이 넘는 인력을 고용하고 있다. 삼성그룹의 최대 제조 거점이며, 조만간 북미와 유럽을 제치고 그룹내 최대 시장으로 부상할 것이 확실시된다. 중국삼성에는 삼성그룹내 23개 계열사에서 155개 거점이 진출해 있으며, 홍콩·대만을 포함할 경우 총매출액이 지난해 사상 처음 600억달러를 넘어섰다.

올해 중국 진출 20주년을 맞은 중국삼성의 성과는 외형적인 측면뿐 아니라 중국 안에서도 인정받고 있다. 올해 4월에 중국내 유력경제지인 <경제관찰보(經濟觀察報)>와 베이징대학관리사례(管理事例)연구중심이 공동 주관해 발표하는 ‘2011~2012년 가장 존경받는 기업’에 뽑혔고 지난 2월 <포춘차이나>가 제정한 ‘중국기업 사회책임 랭킹’에서 2위를 차지한 것이다.

이런 삼성이 중국 공략의 질을 한층 업그레이드하면서 중국 내수시장과 완벽한 현지화로 전략적 드라이브를 강화하고 있다. 강준영 중국삼성 상무는 “지금까지 중국에서 전자·전자부품, 조선 등의 제조 거점으로서 원가경쟁력을 높여 수출하는 것이 과거 삼성의 주요 전략이었다면, 앞으로는 중국 내수시장을 겨냥하는 것이 첫 번째 목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즉, 한국에서 개발된 제품을 가져와 중국 내수시장에 팔던 방식에서 벗어나 앞으로는 중국 내에서 중국인 기술자들에 의해 제품과 기술개발을 하고 이를 중국에서 만들어 팔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중국삼성은 ‘중국에서, 중국을 위해(在中國, 爲中國)’를 핵심 비전으로 정하고 중국 인민에 사랑받고 중국 사회에 기여하는 기업을 만들겠다는 복안이다. 강 상무는 “이런 맥락에서 중국삼성은 앞으로 중국 현지인들에게 권한과 책임을 대폭 이양해 나갈 것”이라며 “중국본사의 경우 현지 VIP급이 그룹장으로 임명됐고 중국전자총괄을 올 1월 중국인 마케팅 담당자로 발탁 임명하는 등 각 제품 책임자도 현지인들로 교체해 실질적 권한과 책임을 부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적 특성에 맞는 중국향 제품을 선보이는 것은 기본이다.

중국삼성이 한국으로부터 사람, 기술, 제품 모두 다 오는 것에서 벗어나 중국에서 기술개발하고 중국인에 의해 만들어지고 판매되는 현지화를 확실하게 다지겠다는 것이다. 삼성전자가 모니터 뒷면을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붉은색으로 디자인한 홍운(紅)과 같은 LED모니터를 선보여 2011년 한해에만 100만대 분량을 판매한 게 성공 사례다. 올해는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福’을 활용한 디자인을 선보이고 있으며, 젊은 층을 타깃으로 키보드 자판에 LED를 넣고 중국어와 영어 자판을 한 번에 입력할 수 있는 ‘원 터치키’ 기능을 추가한 노트북도 시판 중이다.

최근 선보인 ‘백라이트 키보드 노트북’ 역시 치밀한 현지화 노력이 반영된 작품이다. 이 제품은 기숙사 생활을 하는 중국 대학생들의 특성상 소등 후 노트북을 사용할 때 유용한 이 기능이 좋다는 의견을 반영한 것으로, 실제 이 제품 개발에 앞서 삼성전자의 현지 디자인 및 개발인력으로 구성된 PIT(Product Innovation Team)팀은 수십개 대학 캠퍼스 환경을 직접 조사한 결과 ‘기숙사 마다 밤 11시면 소등되며 학생 수가 많아 전력 공급이 원활치 못한 점’ 등을 파악한 뒤 본격 제품화됐다. 최근에는 햇빛에 건조하는 것이 좋다고 여기는 중국 현지인들을 겨냥해 신형 세탁기 연구개발 작업에 한창이다.

김영하 중국삼성 전자 총괄 전무는 “중국 정부가 올해 성장률 목표를 7.5%로 낮춤에 따라 휴대폰, 가전, 노트북 등 전자 부문 성장률이 5%에 머물 것으로 예상되지만, 삼성전자는 갤럭시3와 갤럭시노트 등 고가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시장을 확대해 시장 점유율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삼성전자는 휴대폰 분야에서 지난해 7월부터 27%대 점유율로 노키아 등을 누르고 중국 시장 1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해 중국에서 판매한 삼성전자 휴대폰은 4000만대이며 이 가운데 스마트폰만 1200만대를 팔았다. 그런데 올해는 3500위안(약 63만원)이 넘는 고가(高價) 스마트폰을 매월 100만대 이상씩 팔아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을 30%에서 40%로 높일 계획이다. 이를 위해 ‘갤럭시3’ 시판을 앞당기고 휴대폰·노트북·가전 등 전자 세트부문 매출액을 140억달러로 작년보다 40% 이상 늘릴 계획이다.

최첨단 제품 중국 투자 강화

중국삼성이 추진하는 새로운 전략적 변화는 워크 스마트(Work Smart) 추구다. 워크 스마트란 일과 생활의 균형을 통해 생활의 질을 높이고, 창의적으로 효율적으로 업무를 해 이전보다 훨씬 적은 시간을 들이고도 2배, 3배 이상의 성과를 내는 것을 지향한다. 이를 통해 조직은 성장·발전하고 개인은 일의 즐거움을 느끼고 가정의 행복을 이루는 것이다. 지난 1월 중국본사에 장원기 사장이 부임한 이후 중국삼성의 ‘소통과 문화 최고 책임자’로서 ‘워크 스마트(Work Smart) 사무국’을 출범시키고 ‘잔업 금지’ 및 ‘음주문화 개선책’을 시행하고 있는 게 대표적인 사례다. 중국삼성은 또 업무 효율을 크게 높이기 위해 일하는 방식과 시스템을 혁신하는 작업을 지속적으로 진행해 나가고 있는 중이다. 강준영 상무는 “앞으로 중국삼성 내 모든 지·법인에서 창의와 혁신의 문화를 전파해 나가기 위해 워크 스마트를 전방위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급변하는 중국내 사회·문화적 환경 등을 감안해 준법(遵法)경영을 강력 실천하기로 했다.

동시에 변화된 중국의 산업환경을 고려해 단순 조립하는 기존의 노동집약적 제품 투자에서 벗어나 LCD, 반도체 등 최첨단 제품을 중국에 투자하는 경향을 강화하며 기존 제조 중심에서 앞으로는 금융, 서비스 등의 산업에도 본격 진출한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10월 삼성전자가 7.5세대 LCD생산라인을 중국에 건설하려던 당초 계획을 바꾸어 8세대 LCD라인을 중국 쑤저우에 짓기로 하고 한국과 중국 양국 정부의 승인을 받아 내년말 완공키로 한 것이나, 서부 지역의 거점인 시안에 낸드플래시 공장 건설을 시작해 내년 말부터 10나노급 첨단 낸드플래시를 본격 생산키로 결정한 것은 이런 맥락에서다. 중국삼성 관계자는 “지난 20년의 투자와 비교해 볼 때 앞으로 20년 동안 삼성의 대중 투자는 수 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중국삼성은 ‘중국 인민에 사랑받고 중국 사회에 기여하는 기업’이 되자는 비전 아래 전 임직원들이 참여하고, 지속적이며 장기적인 지원 활동을 전개한다는 목표로 중국에서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활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국삼성의 사회공헌활동은 교육지원, 사회복지, 농촌지원, 환경보호 등의 분야로 나누어 전개 중이다. 구체적으로 ‘일심일촌’, 희망소학교, 장학금, 애지광행동(백내장수술), 집선애지광행동(종합장애인지원), 청각장애인 도우미견, 서부양광(대학생 농촌봉사), 일사일하일산일호(一社一河一山一湖·환경보호) 등이다.

장원기 사장은 지난 1월 취임식에서 “삼성이 명실상부하게 ‘중국 인민에게 사랑받는 기업, 중국 사회에 기여하는 기업’으로 인정받으려면 외부와 끊임없이 교류하고 소통하며 삼성을 향한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서 우리를 더욱 발전시키는 거울로 삼아야 한다”며 “사회공헌활동을 더욱 확대하고 심화해서 중국 사회와 소비자들에게서 받은 사랑에 보답해 나가자”고 강조했다.

중국삼성은 올해 창립 기념일(3월18일)을 맞아 지난 3월19일부터 30일까지 2주일간을 ‘중국삼성 사회공헌활동 주간’으로 정하고 ‘전체애심 회궤사회(傳遞愛心 回饋社會:사랑하는 마음을 전하고 사회에 이를 보답한다)’를 주제로 사회봉사 활동을 벌였다. 구체적으로 베이징시 퉁저우구에 있는 농민공 자녀학교인 밍셩(明星)학교와 자매결연식을 맺는 것을 비롯해 극빈층, 고아 지원, 식목활동과 하천 정화활동, 주민 무료건강 검진, 컴퓨터 교육 같은 활동을 벌여 중국 전역 36개 법인에서 1만여명의 임직원들이 참여했다. 또 삼성의 사업장이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각종 시설·물품 지원 외에도 임직원들이 직접 찾아가 자신의 재능을 나누는 ‘재능기부 활동’도 적극 펼칠 예정이다.

이런 노력을 인정받아 중국삼성은 중국 민정부(民政部)가 주최하는 중화자선상(中華慈善賞)을 2006년과 2008년 두 차례 수상했으며, 베이징(北京)시가 주는 ‘2011 수도자선상(首都慈善賞)’도 받았다. 지난해 11월에는 유력 주간지인 남방주말에서 선정한 중국 내 100대 공헌(貢獻)기업 순위에서 4위에 올랐으며, 월간지인 <중국기업가> 선정 ‘다국적기업 본토화 지수’에서는 5위를 차지했다. 또 베이징대 MBA 산하 연구소에서 매년 발표하는 브랜드가치 평가에서는 1위를 차지했다.

-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고 있는 중국삼성 임직원들(왼쪽). 중국삼성 신입사원 입문 교육
-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고 있는 중국삼성 임직원들(왼쪽). 중국삼성 신입사원 입문 교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