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 개방은 더욱 심화 시키고

      

민생 개선 진전에 총력전 전개

- 중국의 2011년 3분기 경제성장률(9.1%)이 2011년 1·2분기의 성장률(각각 9.7%, 9.5%)보다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2011년 10월 장쑤성 난징시에서 열린 주택박람회.
- 중국의 2011년 3분기 경제성장률(9.1%)이 2011년 1·2분기의 성장률(각각 9.7%, 9.5%)보다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2011년 10월 장쑤성 난징시에서 열린 주택박람회.

중국은 2012년 경제의 화두를 ‘온중구진(穩中求進·안정속의 전진)’이라고 내걸었다. 후진타오를 핵심으로 하는 중국공산당과 원자바오 총리를 중심으로 하는 국무원을 비롯한 당정군(黨政軍) 수뇌부는 2011년 12월12일부터 14일까지 ‘중앙경제공작회의(Central Economic Work Conference)’를 개최, 2012년 중국 경제의 기조를 ‘온중구진’이라고 정리했다.

중앙경제공작회의는 당정군 수뇌부가 모두 참석한 가운데 1년에 한 차례씩 개최하는 회의로, 중국경제의 흐름에 가장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회의로 평가된다. 어느 해보다도 늦게 개최돼 “중국 경제의 형세가 워낙 복잡하기 때문”이라는 관측을 낳은 이번 회의에는 후진타오, 원자바오를 비롯한 현 중국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 9명 모두가 참석했고, 2012년 가을에 새로 탄생할 새로운 당 지도부 정치국 상무위원단 후보들도 모두 참석했다.

후진타오로서는 이번 중앙경제공작회의가 당 총서기로서는 마지막으로 참석하는 회의였다. 2012년 말에 열릴 중앙경제공작회의는 10월에 새로 중국공산당 전당대회에서 당 총서기로 선출될 예정인 시진핑 정치국 상무위원 겸 국가부주석이 주관할 예정이다. 후진타오는 2013년 3월에 열리는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국가주석직도 시진핑에게 넘겨줄 예정이며, 원자바오 총리 역시 2013년 3월 총리직을 리커창 당 정치국 상무위원 겸 국무원 부총리, 또는 왕치산 부총리에게 물려줄 전망이다. 이번 중앙경제공작회의에 참석한 새로운 지도부 후보들 가운데에는 류윈산, 류옌둥, 리위안차오, 왕양, 장가오리, 장더장, 위정성, 보시라이, 멍젠주 등의 인물들 모습이 보였다. 이번 회의에는 량광례 국방부장을 비롯한 군부 지도자들로 자리를 잡고 회의 내용을 경청했다.

2012년 가을에 교체될 신·구 지도부가 모두 참석한 가운데 결정된 ‘온중구진’이란 화두에서 ‘온(穩)’이란 거시경제 정책의 기조를 ‘안정’으로 잡고, 전체적인 안정 기조 위에서 경제성장률은 비교적 빠른 속도로 유지하고, 물가 안정과 사회의 전반적인 안정을 추구한다는 말이다. 또 ‘진(進)’이란 중국이 현재 경제 발전에 유리한 기회를 계속해서 맞고 있다는 전략적 판단 위에서, 경제 발전 방식을 양적인 성장에서 질적인 성장으로 전환하는 진전을 이루어야 하며, 개혁개방을 심화시키는 면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열어야 하고, 민생의 개선에서도 새로운 진전을 이루어야 한다는 뜻이다. 경제 전반의 기조를 ‘온(穩)’으로 잡으면서도, 성장 방식의 전환에서 ‘진(進)’을 이루겠다는 다짐을 ‘온중구진(穩中求進)’이라는 네 글자로 정리한 것이다.

중앙경제공작회의는 전체의 화두를 ‘온중구진’이라고 정리하면서, 2012년 경제활동의 다섯 가지 주요임무를 정리해 중앙뿐 아니라 각 성을 비롯한 지방 행정조직에도 내려보냈다. 회의에서 정리된 다섯 가지의 기본 임무는 첫째 안정 기조의 경제성장, 둘째 농산물 공급 능력의 확보, 셋째 경제 구조 조정의 가속화, 넷째 대외 개방 수준의 제고, 다섯째 민생의 개선 등이었다.   

  2012년 경제활동 다섯 가지 주요 임무 

● 안정기조의 경제성장

● 농산물 공급 능력의 확대

● 경제구조 조정의 가속화

● 대외 개방 수준의 제고

● 민생의 개선

- 중국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들. 앞줄 왼쪽부터 리창춘(상무위원), 원자바오(총리), 후진타오(국가주석), 우방궈(전인대 상무위원장), 자칭린(정협 주석). 뒷줄 왼쪽부터 허궈창(중앙기율검사위 서기), 시진핑(국가 부주석), 리커창(부총리), 저우융캉(당 정법위 서기).
- 중국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들. 앞줄 왼쪽부터 리창춘(상무위원), 원자바오(총리), 후진타오(국가주석), 우방궈(전인대 상무위원장), 자칭린(정협 주석). 뒷줄 왼쪽부터 허궈창(중앙기율검사위 서기), 시진핑(국가 부주석), 리커창(부총리), 저우융캉(당 정법위 서기).

경제성장률·수출증가율 하락세 따른 고육지책

중앙경제공작회의가 제시한 ‘온중구진’이라는 화두에 대해 중국 내 경제전문가들은 “국내외적으로 복잡한 경제 형세 아래에서도 안정된 경제발전 속도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것이 온(穩)이고, 경제 구조의 조정과 개혁의 심화에서는 진전을 이루어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경제발전의 혜택이 돌아가도록 한다는 것이 바로 진(進)이다”(국가발전개혁위원회 왕이밍), “대외 수출의 수요를 우리가 좌우하기 어려운 환경 아래에서 앞으로 중국의 경제발전은 국내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노력하는 한편, 경제의 구조 조정을 가속화해 민생의 개선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 것이 앞으로 중국경제의 기조가 되어야 할 것”(국무원 참사실 연구원 야오징위안), “중국 경제발전 속도의 증가율이 이미 떨어지기 시작한 마당에 증가율 하락이 지나치게 빠른 속도로 이루어져 취업률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해야 하는 것이 온(穩)의 의미일 것”(국가정보센터 경제예측부 부주임 주바오량)이라는 등의 해석을 내놓았다.

중국 경제는 2010년 10월 중국공산당이 제17기 중앙위원회 5차 전체회의를 열어 1978년 이래 30여년간 계속해온 양적인 성장 위주의 성장 방식을 질적인 성장으로 전환하는 이른바 ‘포용적 성장(包容性增長·Inclusive Growth)’을 추구하기로 결의한 이래 경제성장률과 수출입 증가율, 외자(FDI) 도입액 증가율 등이 모두 떨어지고 있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경제성장률은 2011년 1분기 9.7%에서 3분기에 9.1%로 낮아졌고, 2011년 1월부터 10월까지의 수출증가율은 22%를 기록해 2010년과 비슷한 추세를 보였으나, 이는 달러로 계산한 수치이며, 중국 인민폐(RMB) 기준으로 환산하면 6% 증가에 그친 것으로 계산돼 수출증가율은 현저히 떨어진 것으로 진단됐다. 중국에 대한 외국인 직접투자 규모도 11월에 87억6000만달러를 기록해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9.8% 하락하면서 28개월 이래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이와 관련, 중국 상무부 선단양 대변인은 “중국 제조업의 외자 이용액의 지속적인 하락 추세가 전체 FDI 규모 하락의 주요 원인”이라고 지적했으며, 1월부터 11월까지 중국 제조업에 대한 FDI는 모두 473억달러로, 이미 3개월 연속 마이너스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던 중이었다. 다만 2011년 내내 5~6%대를 기록하던 소비자 물가지수(CPI) 상승률만 11월 들어서 4.2%를 기록, 연중 최고치에 비해 2.3%포인트 낮아져 안정화되는 추세를 보여주었다.

중국 경제를 이끄는 기관차의 속도가 떨어지고 있는 이유가, 2010년 중국공산당이 의도적으로 양적인 성장을 질적인 성장으로 바꾸겠다고 선언한 데서 비롯된 의도적인 감속 때문인지, 아니면 2008년 이후 미국과 유럽 경제가 흔들리면서 이들 지역에 대한 수출을 경제발전의 주동력으로 삼고 있는 중국 경제라는 기관차의 동력이 떨어지고 있는 때문인지는 좀더 두고 봐야 할 것이다. 중앙경제공작회의가 2012년 중국 경제의 화두로 ‘온중구진’을 내건 것도 크게 보아서는 중국공산당과 정부가 의도적으로 감속을 하겠다는 의도와 맞아떨어지는 화두라는 평가를 해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1978년 개혁개방 정책을 시작한 이래 33년 동안 추구해오던 빠른 발전에 익숙해 있는 중국 경제의 각 부문 조직들이 온중구진이라는 화두에 따라 브레이크를 밟는 과정에서 예측할 수 없는 내외 변수와 부딪쳐 지나치게 빠른 감속이 이루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2012년 내내 중국 경제에 대한 지속적인 관찰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더구나 2012년은 지난 10년간 중국 경제를 끌어온 후진타오-원자바오 팀이 시진핑을 중심으로 하는 새로운 지도부로 교체되는 시점이어서 더욱 세심한 관찰이 필요한 1년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 마트에서 과일을 고르고 있는 중국 시민들. 2011년 하반기 중국 경제는 물가오름세가 만만찮아 당국이 물가를 잡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 마트에서 과일을 고르고 있는 중국 시민들. 2011년 하반기 중국 경제는 물가오름세가 만만찮아 당국이 물가를 잡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