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3년 중국 베이징에서 개최된 제18차 당 대회(위). 2012년 당 총서기로 선출된 직후 시진핑 주석과 리커창 총리가 마주보고 인사를 하고 있다.
- 2013년 중국 베이징에서 개최된 제18차 당 대회(위). 2012년 당 총서기로 선출된 직후 시진핑 주석과 리커창 총리가 마주보고 인사를 하고 있다.

중국공산당 중앙 정치국은 7월 20일 회의를 열어 “10월 중 제18기 중앙위원회 5차 전체회의를 개최한다”고 발표했다.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는 현재 정위원 205명, 후보위원 171명 등 모두 376명으로 구성돼있다. 중앙위원의 임기는 5년이며 현 중앙위원들은 지난 2012년 11월에 선출돼서 시진핑(習近平)을 당 총서기로 선임한 위원들이다. 중국의 정치와 경제의 굵직굵직한 방향을 결정하고 국정의 중요사항과 당 고위층 인사를 최종 결정하는 것이 바로 중앙위원회로, 1년에 한 번 가을에 개최된다. 사실상 중국호(號)의 방향타를 쥐고 있는 중앙위원회는 해마다 베이징(北京) 서쪽의 징시빈관(京西賓館)에서 개최되며, 인민해방군이 경영하는 이 호텔은 중앙위원회가 열리는 기간 동안 봉쇄된다. 이 중앙위원회에서 결정된 정책과 국정운영 지침은 내년 3월 초 전국인민대표대회에 넘겨져 추인을 받게 된다. 지금까지 전국인민대표대회가 중앙위원회의 결정을 비토한 일은 없으므로 사실상 중앙위원회가 우리의 국회에 해당한다고 보는 것이 정확할 것이다.

권력 교체 등 당 고위인사 결정
임기 5년의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는 대체로 7회 정도의 연례회의를 개최하는 것이 창당 93년이 된 중국공산당의 전통이었다. 지금까지의 관례에 따르면 5중전회가 당 고위인사에 대한 결정을 내린 경우가 많았으며, 1989년 11월 6일 개최된 13기 5중전회에서는 당시 당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이던 덩샤오핑(鄧小平)이 자신의 자리를 장쩌민(江澤民) 당 총서기에게 넘겨주는 중대한 결정이 내려졌다. 그해 봄과 여름이 교차하던 때에 발생한 100만 베이징 시민과 대학생들의 시위사태였던 천안문 사태의 후폭풍을 가라앉히기 위해 덩샤오핑이 일체의 직위에서 떠나 은퇴하는 모양을 갖추었다. 1990년 9월에 열린 14기 5중전회에서는 당시 상하이(上海) 시 당위원회 서기 겸 시장이었다가 중앙 당 총서기로 발탁된 장쩌민의 앞길을 가로막을 우려가 있던 베이징(北京)시 당위원회 서기 천시퉁(陳希同)의 부패 혐의와 관련 당적을 박탈하는 극적인 결정이 내려졌다.

2010년 가을에 열린 제17기 5중전회에서는 정치와 경제적으로 중대한 2가지 결정이 내려졌다. 정치적으로는 시진핑 당시 정치국 상무위원 겸 국가부주석을 당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의 한 사람으로 증보(增補)하는 결정이 내려져 대권이 시진핑의 손에 넘겨졌음을 사실상 중국안팎에 선포했다. 경제적으로는 그때까지 연 8%의 경제성장률을 유지하던 기조를 2011년 3월부터 시작되는 제12차 경제5개년 계획 기간에는 7.0~7.5%의 상대적 저성장을 하도록 전환하는 결정이 내려졌다. 당시 후진타오(胡錦濤) 당 총서기와 원자바오(溫家寶) 총리는 “지금까지의 양적(量的) 성장을 질적(質的) 성장으로 전환한다”는 선언을 했으며 이 결정에 따라 중국 경제는 2012년부터 7%대의 성장을 하도록 조정이 이루어졌다. 이 같은 경제 기조는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으며, 후진타오·원자바오 지도부는 이를 ‘포용적 성장(包容性 增長·Inclusive Growth)’이라고 이름 붙였다.

이번 10월에 열리는 제18기 5중전회가 내려야 하는 결정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결정은 바로 이 포용적 성장의 경제기조에 어떤 변화를 주느냐 하는 것이 될 것이다. 포용적 성장을 결정하기 이전 중국 경제는 이른바 ‘바오바(保八)’라고 해서 어떻게든 8%대의 성장을 유지하고 있었다.

이번 18기 5중전회는 내년 3월에 새로 시작되는 제13차 경제5개년 계획의 기조를 결정해야 하며, 중국 관영매체들의 보도 태도를 보면 시진핑·리커창(李克强) 지도부는 이른바 ‘신창타이(新常態·New Normal)’를 앞으로 2021년까지의 경제 기조로 삼을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그럴 경우 중국 경제성장률은 7%대를 목표로 하는 현재의 기조를 유지하는 목표를 설정하게 된다.

중국 관영매체들에 따르면, 18기 5중전회는 “신창타이라는 커다란 틀 안에서 오는 2020년까지 전면적인 샤오캉(小康) 사회의 실현을 가장 중요한 목표로 하는 ‘4개의 전면(全面)’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설정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4개의 전면’은 “전면적인 샤오캉 사회의 건설, 전면적인 개혁 심화, 전면적인 의법치국, 전면적인 종엄치당(縱嚴治黨·당의 통치에 엄숙히 복종한다)”을 말한다. 2012년 말과 2013년 초에 당정의 지휘권을 모두 장악한 시진핑의 치국 이념은 이번 18기 5중전회를 통해 전면적으로 구현하게 된다는 것이다.

시진핑은 지난 2012년 11월 당 총서기로 선출된 이후 이른바 ‘2개의 100년’이라는 목표를 중국 인민들에게 제시했으며, 1921년에 창당된 중국 공산당 100주년이 되는 2021년까지 전면적인 샤오캉 사회를 구현하고, 1949년에 수립된 중화인민공화국 정부 수립 100주년이 되는 오는 2049년까지 과거 대당제국(大唐帝國)의 위상을 재현한다는 ‘중국의 꿈(中國夢)’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제시해왔다.

부패 혐의 받는 중앙위원 4명 당적 박탈
이번 10월의 제18기 중앙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결정해야 하는 인사 안건은 지금까지 부패 혐의로 조사를 받아온 링지화(令計劃), 장제민(蔣潔民), 리둥성(李東生), 양진산(楊金山) 등 4명의 중앙위원들의 당적을 박탈하는 것이다. 이 가운데 현직 통일전선 공작부 부장 자리에 있던 링지화의 당적 박탈에 따라 후임 중앙위원에는 현 구이저우(貴州)성 당위원회 서기 류샤오카이(劉曉凱) 후보 중앙위원이 중앙위원으로 승진 발령될 예정이다. 이밖에도 그동안 시진핑이 강력하게 추진해온 반(反)부패 드라이브에 걸려들어 당 기율검사위원회의 조사를 받아온 부패 당 관료들의 당적이 박탈될 예정이다.

진정한 시진핑의 중국공산당 통치는 이번 10월의 제18기 5중전회부터라고 해야 할 것이다. 시진핑이 이번 5중전회를 통해 어떻게 전임 후진타오 당 총서기가 설정해놓은 통치의 틀과 다른 틀을 보여주느냐를 이번 18기 5중전회에서 우리가 관찰해야 할 포인트라고 하겠다. 

- 박승준 인천대 중어중국학과 초빙교수·중국학술원 연구위원 / 전 조선일보 베이징·홍콩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