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치후360을 설립한 저우훙이 창업주는 중국 내 벤처 기업인들이 가장 닮고 싶어하는 기업인이다.
- 치후360을 설립한 저우훙이 창업주는 중국 내 벤처 기업인들이 가장 닮고 싶어하는 기업인이다.

중국의 창업 열풍이 뜨겁다. 올 1분기 중국 벤처 시장에 투입된 투자금은 65억3000만 달러로, 이미 작년 한해 투자된 162억1000만 달러의 40%를 넘어섰다.

그럼 중국의 젊은이들이 가장 닮고 싶어 하는 창업가는 누구일까? 중국의 3대 IT(정보기술)기업이라고 하는 알리바바 창업자 마윈(馬雲), 텐센트 창업자 마화텅(馬化騰), 바이두 창업자 리옌홍(李彦宏)과 세계에서 가장 빨리 성장하는 벤처기업인 샤오미의 레이쥔(雷軍)까지 다양하지만 대쪽 같은 이미지의 치후360 창업자 저우훙이(周鴻褘)를 빼놓을 수 없다.

지난 2006년 설립된 치후360은 현재 중국은 물론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컴퓨터 바이러스 백신 회사로 성장했다. 중국 내 치후360의 보안서비스를 사용하는 사용자 수는 웹 사용자가 5억명, 모바일 사용자가 3억명을 넘는 등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인터넷 보안뿐만 아니라 검색 시장의 경우 바이두에 이어 2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모바일 앱 오픈마켓에서도 바이두와 수위를 다투고 있다. 지난 2011년에는 70억 달러가 넘는 자금을 투자받아 미국 나스닥에 상장했다. 

세계 최대 컴퓨터 바이러스 백신 기업 설립
중국 인터넷 보안을 책임지는 엔젤기업가(기업가인 동시에 엔젤투자자로 유명)인 저우훙이는 시안자오퉁(西安交通)대학에서 컴퓨터를 전공하고 동(同) 대학원에서 석사까지 마친 뒤, 첫 직장을 베이징(北京)대학이 대주주로 있는 국유기업 팡쩡그룹(方正集團)에서 시작했다. 컴퓨터 프로그래머로 시작한 그는 나중에 고위직까지 올랐지만 과감히 창업의 길을 선택했다. 훗날 그는 그 이유에 대해 “대학 2학년 때 읽었던 <실리콘 밸리 열풍(Silicon Valley Fever)>이 주는 감동을 잊을 수 없어서였다”라고 털어놓았다.

그의 첫 창업은 ‘중국인들에게 중국어로 인터넷을 사용하게 하자’라는 이념으로 설립한 ‘3721’이라는 회사였다. 당시 그의 나이 28살이었다. 웹사이트 주소 보급 서비스인 ‘3721’은 인터넷 프로그램의 용어부터 사용 방법까지 중국인들에게 친절하게 서비스했으며 이는 폭발적인 성장을 시작한 중국 인터넷 업계 표준이 되는 계기가 됐다. 중국 내 인터넷 사용자가 1억명을 남짓하던 시절 3721은 8000만명의 회원을 보유했고 60만이 넘는 기업 고객을 유치할 수 있었다.

저우훙이는 지난 2004년 당시 세계 최대 인터넷포털인 야후의 중국법인인 야후차이나와 3721을 합병했다. 이 합병을 통해 저우훙이는 야후차이나 최고경영자(CEO)를 담당하며 다시 한번 중국의 인터넷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2년 남짓 짧은 기간 야후차이나 CEO 자리를 지킨 뒤, 저우훙이는 다시 창업의 길을 선택했다. 이후 그는 파트너인 치샹동과 함께 치후360을 설립했다.

치후360의 성공요인은 그의 성격과도 거의 일치한다. 중국 IT(정보기술)업계 이단자로 불릴 만큼 대쪽 같은 그의 사업철학은 ‘무료’와 ‘정직’으로 요약할 수 있다. 그는 누구나 자사 서비스를 통해 중국의 불안정한 인터넷 보안을 지키는 걸 원칙으로 한다. 설사 자신들에게 큰 이익을 주는 파트너라 해도 불공정한 행위는 단번에 단절시키는 일관된 사업 방향을 고수한다. 그렇기 때문에 중국인들은 치후360이 제공하는 다양한 서비스에 대해 강한 신뢰를 갖고 있다.

그렇지만 이러한 사업 철학으로 손해 보는 장사를 한다는 평도 존재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자사보다 10배 이상 큰 텐센트와의 3Q(360과 QQ) 대전(對戰)이다. 3Q 대전이라 불리는 이 싸움은 2010년 9월 치후360이 텐센트의 대표적인 서비스인 QQ가 사용자의 컴퓨터를 무단으로 탐색한다는 것을 공개적으로 발표하고 자사 보안 프로그램인 360세이프를 통해 QQ를 차단한 데서 시작됐다. 이에 텐센트가 강하게 반발, 지금까지 총 3번의 소송을 하면서 양사 간 진흙탕 싸움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같은 확고한 사업 철학은 경쟁사와 힘든 다툼을 유발하였지만 이런 철학 덕분에 대중은 치후360이 중국 최고의 보안, 백신 회사라는 믿음이 강하다.

- 세계 최대 사용자를 자랑하는 중국 백신프로그램 치후360
- 세계 최대 사용자를 자랑하는 중국 백신프로그램 치후360

텐센트와 공개경쟁 후 기업 이미지 상승
저우훙이는 자신의 첫 회사인 3721을 야후에 매각하고 받은 1억2000만 달러로 새로운 창업가들을 발굴하고 그들을 돕는 데 돈을 아끼지 않고 있다. 그가 투자한 회사를 나열해보면 중국 최대 P2P 서비스인 쉰레이, 어학 솔루션 개발업체 아이스피크(iSpeak),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쿠거우, 모바일 마켓 지원 서비스 ifangge 등 모두 IT 창업 기업들이다.

그의 투자 철학도 독특한 것으로 정평이 나있다. 투자할 업체를 고르는 데 있어 그가 관찰하는 세 가지는 첫째가 경험, 둘째도 경험, 셋째도 경험이다. 그는 실패 경험이든 성공 경험이든 그 속에서 체득한 경험이 언젠가 다시 성공으로 이끌 거라는 확고한 믿음을 갖고 있다. 젊은 나이에 창업해 산전수전을 다 겪은 그의 경험은 이인이기(利人利已·자신과 관계된 이들이 이롭게 됨으로써 자신도 이롭게 된다는 뜻)의 투자 철학으로 이어지면서 새로운 중국의 미래들을 돕고 있다.

중국을 넘어 전 세계 최대 인터넷 보안회사가 됐지만 저우훙이는 치후360을 아직도 벤처회사라고 생각한다. 중국 내에서는 자신들보다 10배, 20배 이상 규모가 큰 텐센트, 바이두가 보안시장에 뛰었다. 치후360도 해외 시장 개척에 뛰어들었지만 뚜렷한 성과는 거두지 못하고 있다. 그렇지만 저우훙이는 자신들의 철학에 대한 신념을 더욱 확고히 지키며 묵묵히 걸어나갈 생각이다.

때문에 치후360은 지난해 12월 중국의 저가 스마트폰 제조사 쿠파이(酷派)에 4억 달러 규모를 출자해 45%의 지분을 얻었다. 올 4월에는 쿠파이와 합작회사를 설립, 모바일 생태계 구축에 시동을 걸었다. 중국내 13.8%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쿠파이와의 협력으로 치후360은 쿠파이에서 만드는 모든 스마트폰에 보안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인터넷 브라우저, 앱 마켓(App Market)까지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치후360은 쿠파이와의 협력 외에도 사물인터넷 기술을 통해 진정한 중국의 안전을 책임지겠다는 목표를 제시하고 있다. 스마트 카메라를 통해 독거노인의 안전을 가족들이 챙길 수 있게 하고, 아이들이 착용하는 시계를 통해 언제, 어디서나 부모로부터 보호를 받을 수 있게 하며, 자동차와 운전자 사이의 기술적 교감을 통해 운전자의 안전을 지키겠다는 청사진도 수립했다. 대쪽 같은 성품의 저우훙이의 사업 철학이 다시 한번 중국인들에게 안전한 미래를 책임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