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비 ∙ 안전도 ∙ 편의성 ‘UP'

    

첨단 신모델 개발 ‘안간힘’



미국 자동차 메이커들이 변신에 사활을 걸었다. 미국의 3대 자동차 메이커들은 향후 한국 차뿐만 아니라 명품을 주장하는 유럽산 등에 밀려 자칫하면 설 땅이 없다는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지금처럼 자동차 종주국이라는 자신감에 안주한 채 안이한 자세로 주춤거렸다가는 겨우 파산을 면한 자신들의 앞날이 위험하다는 판단이다.



미국의 빅 3인 포드를 비롯한 GM, 크라이슬러 등은 최근 들어 소비자들에 더 다가가기 위해 열을 올리고 있다. 파산까지 직면했던 이들 자동차업체들은 이제 품질관리와 신모델 개발 등을 경기침체 이후 벗어나야 할 우선과제로 삼아 안간힘을 쓰고 있다.



여기서 더 나아가 소비자에 더욱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연료를 획기적으로 줄이는 태양전지 자동차나 자체 차량 정밀관리 기기 부착, 차량 운행자와의 자동연결 시스템 등 기존에 볼 수 없던 첨단기기를 이용한 신개념 서비스 기능을 마련하고 있다.



오바마 정부가 연비의 획기적인 개선을 의무화한 이후 이미 연비 개선이나 재생가능한 연료 사용 자동차 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다.



우선 포드가 개발하고 있는 태양전지 자동차는 바로 이러한 맥락에서 출발했으나 최근 들어 치솟고 있는 휘발유 가격으로 인해 절약개념을 확대하고, 기존 전기자동차의 이미지를 넓힌 것이다. 주요 개념은 전기자동차의 원동력인 전기를 차고에서 충전하는 것에서 나아가 태양전지를 이용, 언제 어디서나 햇빛만 받으면 연료를 얻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를 위해 포드는 태양전지 메이커인 ‘선 파워’와 이미 기술제휴를 했다. 자동차용 태양전기 발전용 패널을 제공하는 것이 핵심으로, 이를 이용하면 운전자들은 집안의 전기를 사용하지 않고도 별도 전원을 공급받을 수 있게 된다. 이를 이용하면 한 달에 약 1000마일(1600km)은 따로 돈들이지 않고도 너끈히 차량을 운행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포드의 댄 피어스 대변인은 “기존 집안에 연결된 전력을 이용하지 않고서도 별도의 부담 없이 차량 연료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 핵심”이라고 설명한다.



이 태양전기 패널은 소형모델인 ‘포커스’에 기본으로 적용했으며, 새로운 모델인 ‘포드 EV’ 혹은 ‘시 맥스 에너지’(C-Max Energy)에 적용할 방침이다. 이 자동차는 내년에 출시될 예정이다.



포드 측은 “텍사스주나 애리조나주, 뉴멕시코주 등 작열하는 햇빛 아래 거주하는 소비자들은 차량 운행 예산을 더욱 줄일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태양전기 공급기기는 차량을 구매할 때 딜러로부터 별도의 구입제안을 통해 갖출 수 있다. 다만 별도 구입해야 하는 이 기기는 대략 차량 가격의 절반이 넘는 1만 달러의 추가비용 부담이 있다. 여기에 설치비나 세금은 모두 포함돼 있다.

포드가 마이크로소프트(MS)와 합작해 개발한 싱크(SYNC)는 운전자가 음성으로 다양한 기기들을 제어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그동안 차량 내부에서 라디오, 내비게이션 등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운전 중 일일이 버튼을 눌러서 조작을 해야 했지만 싱크는 라디오에서부터 전화, 내비게이션, 실내온도 조절 등 약 1만개의 음성 명령을 인식하는 시스템이다.



차량 내에서 와이파이 연결을 통해 다양한 앱도 이용할 수 있으며, 긴급상황 발생 시 911로 자동으로 연결해주는 911어시스트와 같은 기능도 있다. 이 시스템은 세단과 트럭, 크로스오버 차량 등 현재까지 전체 포드 모델의 70%에 장착돼 있다.

- 미국 자동차 메이커들이 첨단기술확보 등을 통해 변신을 꾀하고 있다. 사진은 미국 미시간주 포드 자동차 공장.
- 미국 자동차 메이커들이 첨단기술확보 등을 통해 변신을 꾀하고 있다. 사진은 미국 미시간주 포드 자동차 공장.

텔레메틱스 서비스 ‘온스타’도 확산 추세

GM이 소비자들에 내놓은 텔레메틱스 서비스인 ‘온 스타(OnStar)’도 확산추세다. 하늘에 뜬 별과 같이 언제나 차량이 있는 곳에 존재한다는 뜻을 담고 있는 이 기기는 운전자 안전을 위한 기능으로 어필하고 있다.



현재 GM 차량이나 사브 모델 등에 적용되는 이 기능은 소비자가 원할 경우에 설치할 수 있다. 이 기기는 운전석 앞쪽의 거울 뒤편에 장착되며, 차량 사고가 났을 경우 자동으로 관제센터에 신호가 전달된다. 관제센터는 운전자에게 연락을 취해 도움을 제공할 수 있는 기능이다.



만일 사고로 인해 운전자가 연락을 받을 수 없을 경우에는 곧바로 구급요원에 연락되는 동시에 위성으로 위치 신호가 전해져 사고지점을 정확하게 찾을 수 있다. 또 차량을 도난당했을 때나 견인됐을 때에도 곧바로 위치를 알려주게 돼 자동차를 되찾는 데 큰 도움을 받는다.



실제로 지난 4월 테네시주에서 온스타 기기를 부착한 차량이 도난당했을 때 절도범은 이 차량에 온스타 기능이 부착된 것을 모른 채 몰고 가다 위치가 드러나 수시간 만에 쫓아온 경찰에 붙잡힌 사례가 있다.



이 기능은 ‘CDMA 휴대전화’와 같은 통신체계를 갖추고 있다. GM은 이 기기들의 신호추적을 위한 부서를 설치, 여기서 근무하는 별도의 인원이 신호를 감시하도록 했다. 이 서비스는 미국 전역은 물론 캐나다, 아시아에서는 중국에서 서비스 받을 수 있다.



한국에서는 블랙박스 카메라를 부착하는 것이 인기지만 미국에서는 이 온스타 기능이 점차 환영을 받고 있다.



온스타 기능은 광활한 미국을 배경으로 차량 사고나 도난 등이 발생했을 경우 차량 주인은 그대로 잊거나 응급구호의 손길을 운에 맡긴 채 기다려야 하는 안타까운 상황이 빈번한 것을 개선하기 위한 대응책으로 GM과 일렉트릭 데이터 시스템, 그리고 휴즈 일렉트릭 등에 의해 공동으로 개발됐다.



GM은 이미 지난 1996년에 이 기능을 염두에 두고 개발, 캐딜락 모델 등 고가의 차량에 부착해 출시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일반 SUV 모델이나 승용차 등에 선택사양으로 부착하고 있다.



GM은 올 초 LTE 네트워크를 통해 제공되는 새로운 차량용 솔루션을 공개했다. 이 솔루션은 스마트폰이나 PC로 차량 내 ∙ 외부에 장착된 카메라를 통해 차량 주변에서 발생하는 일을 원격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다. 또 반대로 차량 내부에서 집안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온도조절, 조명 등을 조정할 수 있으며 스카이프를 통해 영상통화를 즐길 수도 있다.



온스타가 점차 인기를 얻으면서 이제는 자동차 제조사뿐만 아니라 보험사도 이보다 확대된 서비스를 마련하고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온스타 인기에 착안한 미국 내 굴지의 보험사인 스테이트 팜(State Farm)은 최근 ‘인 드라이브(In-Drive)’라는 원거리 관리시스템을 개발했다. 온스타가 차량 위치추적, 운전자와의 연결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비해 인 드라이브는 아예 차량관리도 원격으로 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온스타 서비스는 물론 차량상태와 운행기록 등이 모두 자동으로 저장, 분석된다.



물론 소비자들이 원할 경우 모든 차량에 이 기능을 설치할 수 있도록 했기 때문에 차량 메이커들은 오히려 환영하고 있다.

운전자는 차량의 과속여부나 급브레이크 사용 등이 모두 자동으로 기록되기 때문에 안전운행에 더욱 신경을 쓰게 되며, 만일의 사태 시에 일일이 설명할 필요가 없다. 보험사로서는 이 기록을 근거로 나쁜 운전습관을 가진 운전자들을 미리 방어할 수 있어 내심 반긴다.



이 시스템을 부착할 경우 운전자는 사고가 발생할 경우 원인규명을 하는 데 수월하기 때문에 오히려 선호하게 된다는 것이 보험사의 설명이다.



보험사는 이 기능을 선택해 부착할 경우 훨씬 저렴한 보험료를 적용하고 있다. 운전자로서는 난폭운전이나 사고의 원인을 제공하지 않기 위해 조심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는 판단에서다.



보험료 할인은 무시할 수 없을 정도다. 스테이트 팜은 이 기기를 부착한 차량에 한해 프리미엄 보험상품에 가입할 경우 납부 보험료를 무려 20% 싸게 적용한다. 만일 이 기능을 부착한 채 일정기간 동안 안전운전을 했을 경우에는 최대 50%까지 할인해주기도 한다. 보험료를 최대 50%까지 할인받을 경우 이 기기 사용료로 한 달에 6.99달러를 내고서도 충분히 보상받고도 남는다.



사활을 건 자동차 메이커들의 판매전쟁은 최근 이처럼 소비자들을 위한 연료비 절약뿐만 아니라 안전과 편의성 향상 등의 방향으로 고루 이뤄지고 있다.



단순한 차량 모델 개선이나 연비 향상뿐만 아니라 앞으로는 차량으로 인해 발생하는 모든 문제의 해결이라는 방향으로 나가고 있는 미국 자동차업체들의 움직임을 한국의 자동차 메이커들도 한번 눈여겨봄 직하다.

- 지난 4월 미국 뉴욕에서 개막한 뉴욕 국제 오토쇼에서 관람객들이 다양한 출품차량을 둘러보고 있다. GM도 글로벌 전략 모델을 선보였다.
- 지난 4월 미국 뉴욕에서 개막한 뉴욕 국제 오토쇼에서 관람객들이 다양한 출품차량을 둘러보고 있다. GM도 글로벌 전략 모델을 선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