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1. 사진 AFP 연합
사진 1. 사진 AFP 연합
사진 2. 사진 EPA 연합
사진 2. 사진 EPA 연합

3주째 프랑스 전역에서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유류세 인상 반대’ 시위가 ‘마크롱 정권 퇴진’ 시위로까지 번지고 있는 상황이다. 12월 6일(현지시각) 프랑스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 마르세유 거리가 불길에 휩싸였다. 사진에 보이는 군중의 상당수는 고등학생이다. 내신성적 반영 등으로 대학 입학을 까다롭게 만든 정부의 교육 개혁에 반대하고 있다. 고등학생들은 프랑스 전역의 고등학교 수십 곳을 봉쇄했다.

반(反)정부 시위의 시작은 에마뉘엘 마크롱 정부의 유류세 인상 계획이었다. 정부가 지난해 한 차례 유류세를 올린 데 이어 내년에 또 인상하겠다고 밝힌 이후 성난 시민이 노란조끼를 입고 거리로 쏟아져나온 것이다. 이른바 ‘노란조끼(gilets jaunes)’ 시위대다. 프랑스에서 형광 노란조끼는 운전자를 상징한다. 차사고 등 비상 상황 시 눈에 잘 띄도록 하기 위해 2008년부터 차에 이 조끼를 비치하는 것을 의무화했기 때문이다. 시위 초기였던 11월 17일만 하더라도 트럭 운전사 등 기름값 인상 직격탄을 맞게 된 운수업 종사자가 시위대의 대부분이었지만, 이후 고등학생·대학생을 비롯해 근무 조건 변화에 불만을 가진 의료진 등으로 참여자가 확대됐다. 시위는 점차 폭력성이 강해져 파리 샹젤리제에 있는 개선문(작은사진)이 화염에 뒤덮여 전쟁터 같은 모습이 연출되기도 했다. 개선문 외벽이 ‘마크롱은 물러나라’ ‘노란조끼가 승리한다’ ‘반달리즘(문화유산·공공시설 파괴 행위) 만세’ 등의 스프레이 낙서로 뒤덮였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엘리제궁은 12월 5일 성명을 내고 “유류세 인상안을 백지화한다”고 밝혔다. 마크롱 정부의 대표 정책인 ‘부자세 폐지’도 재검토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아직 시위의 향방을 가늠하기는 어렵다. 뉴욕타임스는 “노란조끼 시위는 마크롱 정부의 부자 감세, 높은 실업률, 빈부 격차, 성장 둔화 등 복합적 이유로 벌어진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