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 고비사막에 있는 오유 톨고이 광산. 구리와 금을 생산한다. 이 광산을 운영하는 ‘터콰이즈 힐 리소스’는 리오틴토의 자회사다. 지분 중 66%는 리오틴토가, 34%는 몽골 정부가 보유하고 있다. <사진 : 블룸버그>
몽골 고비사막에 있는 오유 톨고이 광산. 구리와 금을 생산한다. 이 광산을 운영하는 ‘터콰이즈 힐 리소스’는 리오틴토의 자회사다. 지분 중 66%는 리오틴토가, 34%는 몽골 정부가 보유하고 있다. <사진 : 블룸버그>

‘리오틴토(Rio Tinto)’는 1873년에 설립된 글로벌 광산 그룹이다. 철광석·석탄·구리에서 세계 1~2위권의 생산량을 기록하고 있다. 우라늄과 다이아몬드, 기타 산업 광물 시장에서도 점유율이 높다. 광업 전문 매체 ‘마이닝닷컴’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광산 기업 랭킹에서 호주 BHP빌링턴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리오틴토라는 이름은 스페인 서남부에 있는 같은 이름의 광산에서 유래했다. 스페인어로 ‘리오’는 ‘강(江)’, ‘틴토’는 ‘붉은’이다. 즉 붉은 강이라는 뜻이다. 광산에서 흘러 든 광물이 녹아 강물이 붉은 색이어서 이런 이름이 붙었다. 리오틴토 광산에서는 구리·금· 은 등이 생산된다. 기원전 750년부터 채굴이 시작돼 고대 그리스와 로마에 광물을 공급했다.


유서 깊은 스페인 광산에서 이름 유래

스페인 정부는 스코틀랜드 출신의 기업가 휴 매더슨에게 이 광산을 팔았다. 리오틴토는 이 광산에 새로운 생산 시설을 짓고 새로운 채굴 기술을 도입해 1877년부터 1891년까지 세계에서 가장 많은 구리를 생산한 기업으로 성장했다.

리오틴토는 여러 차례의 인수·합병(M&A)을 거쳐 지금과 같은 글로벌 광산 그룹으로 성장했다. 영국과 호주에 기반을 두고 있고, 주식도 런던증권거래소와 호주증권거래소에 상장돼 있다.

광산 기업의 실적은 원자재 가격에 따라 급격하게 변동하는 경향이 있다. 원자재 가격이 상승한다는 것은 세계 경기가 호황이어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때에는 원자재 가격과 수요 상승이 동시에 진행되기 때문에 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한다. 반대로 원자재 가격이 하락하는 것은 경기 후퇴로 원자재 수요가 줄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매출과 이윤 모두 크게 감소하게 된다.

글로벌 광산 기업은 2003년부터 2008년까지 호황기를 지냈다. 2010년대 들어 세계 경제 성장 속도가 둔화되고 중국 경제도 예전처럼 빠르게 성장하지 못하면서 원자재 가격이 하락했고, 광산 기업의 실적도 악화됐다. 2016년 이후 세계 경기가 회복세로 돌아서면서 원자재 가격이 상승세로 전환됐고 광산 기업 실적도 개선되고 있다.

철광석 가격은 2011년에 1t당 160달러를 웃돌았지만, 2016년 초엔 40달러 선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이후 반등해 최근엔 80달러에 육박하고 있다. 올해에도 경기 회복과 함께 원자재 가격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호주 필바라에 있는 광산에서 철광석을 나르는 대형 트럭이 이동하고 있다. <사진 : 블룸버그>
호주 필바라에 있는 광산에서 철광석을 나르는 대형 트럭이 이동하고 있다. <사진 : 블룸버그>

몽골 광산의 구리 생산량 증가 예상

리오틴토 매출액은 2013년 511억7100만달러에서 2016년 337억8100만달러(약 35조9768억원)로 34% 감소했다. 하지만 당기순이익은 같은 기간 10억7900만달러에서 47억7600만달러(5조864억원)로 342.6% 증가했다. 매출액이 감소했는데 이익이 증가한 것은 실적 개선에 원자재 가격 상승이 아닌 다른 원인이 있기 때문이다.

원인 중 하나는 원자재 가격이 하락해 수익성이 악화됐을 때 강도 높은 구조조정 등 비용 절감 노력으로 수익성을 개선한 것이다. 영업이익률은 2013년 14.5%에서 2016년 20.1%로 상승했다. 2017년 상반기(1~6월)엔 매출액 193억1900만달러, 영업이익 61억2300만달러를 기록해 31.7%의 영업이익률을 달성했다. 차입금 감축도 실적 개선의 한 원인이다. 차입금은 2014년 말 230억달러였으나, 3년간 80억달러를 감축했다.

가격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는 구리 생산량이 늘어날 예정인데, 이는 실적 개선에 큰 효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 리오틴토의 구리 생산량은 다른 글로벌 광산 기업보다 적은 편이지만, 몽골의 오유 톨고이 광산 개발이 완료되면 점유율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구리 가격은 최근 1년간 30% 이상 상승했다. 세계 경기가 회복되면서 수요가 늘었는데, 향후 4차 산업혁명을 맞아 각국이 사회 기반시설에 투자를 늘리면서 수요가 더 확대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Plus Point

광석 운반 트럭 · 철도에 자율주행 기술 적용

지난해 10월 리오틴토는 자율 철도 프로젝트 ‘오토홀(AutoHaul)’을 올해 안에 완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리오틴토는 호주 필바라 지역에서 1700㎞의 철도에 191대의 기관차와 1만1500대의 화물열차를 운용하고 있다. 오토홀 구축을 위해 리오틴토는 2012년 히타치 그룹의 안살도STS와 계약을 맺고 자율주행 철도 관리 시스템 개발을 시작했다.

광산에서 생산한 광석을 나르기 위해선 대형 트럭도 중요하다. 리오틴토는 세계 양대 광산·건설기계 업체인 캐터필러·고마쓰와 함께 기존 트럭을 자율주행 트럭으로 교체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호주 필바라 지역 광산에서 운행 중인 29대의 고마쓰 대형 트럭은 올해 중으로 자동수송시스템(AHS)이 도입돼 자율주행할 수 있게 된다. 마란두 광산에 있는 19대의 캐터필러 대형 트럭은 내년 중반부터 자율주행 기술이 적용된다.

리오틴토는 2016년에 일부 자율주행 트럭을 배치해 시험 운행했다. 자율주행 트럭은 운전자가 탑승한 트럭보다 연간 1000시간 더 운행했으며, 적재·수송 단가는 15% 더 낮았다. 리오틴토는 지난해 12월 자율주행 기술 도입으로 수송 분야에서 2021년까지 50억달러(약 5조3275억원)의 영업이익이 추가 발생할 것으로 추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