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은 미국 기업 중 가장 많은 연구·개발 투자를 하고 있다. 사진은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 / 블룸버그
아마존은 미국 기업 중 가장 많은 연구·개발 투자를 하고 있다. 사진은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 / 블룸버그

아마존의 연구·개발(R&D) 투자 규모가 미국 기업 가운데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정보 회사인 팩트셋은 4월 9일(현지시각) 스탠더드앤드푸어스 500 지수에 편입된 기업의 지난해 회계 자료를 분석한 결과, 아마존이 연구·개발에 226억달러(약 24조2000원)를 투자해 미국 기업 최대 연구·개발 기업에 올랐다고 밝혔다. 시가총액 세계 1위인 애플의 거의 2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아마존은 최근 들어 연구·개발비를 꾸준히 늘리고 있다. 226억달러는 2016년과 비교해 약 40% 증가한 규모다. 현재 아마존은 클라우드(가상 저장 공간) 서비스인 ‘아마존웹서비스(AWS)’와 인공지능 기반 음성 비서 ‘알렉사(Alexa)’, 무인점포 ‘아마존고(Amazon Go)’ 등의 기술과 서비스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미국 정보기술(IT) 전문매체 리코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일 트위터를 통해 ‘아마존은 세금을 적게 내고 미국에 손실을 끼친다’고 비판하는 것을 거론하며, “연구·개발 투자는 기업 자체의 혁신과 지배력 강화뿐 아니라 국가의 생산성 향상에도 기여한다”고 보도했다. 현재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는 트럼프 대통령의 공격에 무응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팩트셋의 분석 결과 흥미로운 부분은 과거 자동차, 제약 업계가 연구·개발에 가장 많은 금액을 투자했지만, 현재는 아마존 등 IT 기업이 주도하고 있다는 점이다. 아마존에 이어 구글의 모기업인 알파벳(166억달러·2위), 인텔(131억달러·3위), 마이크로소프트(123억달러·4위), 애플(116억달러·5위), 페이스북(78억달러·9위) 등 미국의 대표 IT 기업이 상위권을 차지한 것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전체 10위권 중 IT 기업이 6곳이었다. 비(非) IT 기업으로는 소비재 기업인 존슨앤드존슨(104억달러·6위), 제약사 머크(96억달러·7위), 자동차회사 포드(80억달러·8위), 제약사 화이자(76억달러·10위) 등이 이름을 올렸다.


삼성전자, 작년 연구·개발에 16조원

한편 한국의 삼성전자는 지난해 매출액의 7%인 16조8056억원을 연구·개발에 투자했다. 중국 화웨이는 897억위안(약 15조3000억원)으로, 매출액의 14.9%에 달한다. 삼성전자와 화웨이를 미국 기업의 연구·개발 순위에 대입하면 각각 3, 4위 수준이다.

미국 IT 전문매체 BGR은 “IT 기업들이 단기적인, 눈에 보이는 성과를 내지 못할 수도 있지만 그들은 매년 거액을 연구·개발에 투자하고 있다”며 “기술, 트렌드 등이 빠르게 발전하는 IT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필수적인 선택이다”라고 보도했다.

박용선 기자
이코노미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