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중국 최고 의결기구인 전국인민대표대회에 참석한 시진핑(첫줄 왼쪽) 중국 국가주석. / 블룸버그

중국 경제가 미국과의 ‘무역 분쟁’ 우려 속에서도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갔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올해 1분기 중국 국내총생산(GDP)이 19조8783억위안(약 3366조4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8% 증가했다고 4월 17일 발표했다.

중국 1분기 경제성장률은 블룸버그가 집계한 전문가들의 예상치 6.8%에 부합하는 수준이고, 로이터가 취합한 전망치(6.7%)보다는 소폭 높다. 3분기(2017년 3분기~2018년 1분기) 연속으로 6.8%의 같은 성장 속도를 유지하면서 9분기(2016년 1분기~2018년 1분기) 연속으로 6.7∼6.9% 구간의 중고속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중국 정부가 제시한 올해 성장 목표치도 훌쩍 뛰어넘었다. 리커창(李克强) 총리는 3월 5일 전국인민대표대회 정부업무보고를 통해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를 ‘6.5% 정도’로 제시했다. 중국 성장률은 2016년 4분기 6.8%에서 2017년 1분기 6.9%로 올랐지만 2017년 3분기 6.8%로 복귀한 후 같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미국과의 무역 분쟁 심화에 따른 수출 둔화 우려에도 1분기 성장률이 선방한 것은 내수가 호조를 보였기 때문이다. 중국의 3월 소매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10.1% 증가해 시장 예상치인 9.7%를 상회했다. 그러나 3월 산업 생산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6.0% 늘어 시장 예상치(6.3%)를 밑돌았다. 1∼3월 고정자산투자도 7.5% 증가해 예상치(7.7%)를 하회했다. 산업별로는 1차 농림·어업은 3.2%, 2차 제조업은 6.3% 늘어난 반면 3차 서비스 산업의 성장률은 7.5%에 달했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국민 경제가 온건한 가운데 호조를 보이는 추세가 유지됐고 산업 고도화와 품질·효율성 개선이 이어지면서 양호한 경제 운영을 보였다”고 밝혔다.


무역 분쟁 격화되면 성장 둔화

하지만 전문가들은 향후 중국 경제가 둔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한다. 기업의 부실 대출과 지방정부 부채 증가에 따른 금융 리스크, 민간투자의 활력 부족, 환경 규제 강화, 미·중 간 무역 분쟁 등이 여전히 악재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저우하오(周浩) 독일 코메르츠방크 이코노미스트는 “앞으로 중국 경제는 금융 리스크 해소와 환경오염 감축 등의 정책 목표를 달성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중국 내에선 미·중 무역 분쟁이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을 경우, 중국 경제성장률이 2.5%포인트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박용선 기자
이코노미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