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에서는 연말연시와 춘절(春節 : 음력설) 연휴 기간을 즈음해 ‘엄지경제’가 달아오른다. 휴대전화기 문자메시지로 새해 인사나 설 안부를 주고받는 것이 새로운 풍습으로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이 기간에는 하루에 수십개, 심지어 100여개의 문자메시지를 받았다는 사람도 드물지 않다.

 중국의 휴대전화 가입자는 3억9000만명에 이르고, 연간 발송되는 문자메시지만도 2700억개에 달할 정도다. 이제 휴대전화기의 문자메시지는 보편적인 통신수단으로 자리잡았다. 여기에다 한꺼번에 여러 명에게 보낼 수 있고, 전화로 통화하기에는 계면쩍은 내용도 보낼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새해 인사 수단으로 인기가 높다. 무엇보다 문자메시지 1개를 발송하는 데 평균 1마오(약 12.5원)밖에 들지 않는데, 이런 저렴한 통신 비용도 장점으로 꼽힌다.

 새해 첫날인 1월1일 상하이(上海)지역에서 하루 동안 발송된 문자메시지는 무려 1억8000만여건에 달했다고 중국이동통신 등 3대 이동통신회사가 밝혔다. 이는 작년 1월1일보다 50% 늘어난 숫자이다. 상하이 시 인구를 감안하면, 시민 1인당 평균 10건 이상의 문자메시지를 보낸 셈이다. 베이징(北京)에서는 1억5000만여건이 발송됐다. 문자메시지 1개당 1마오로 계산하면 새해 첫날 베이징과 상하이의 ‘엄지경제’ 효과만 3300만위안(약 41억2500만원)에 달했던 셈이다.

 올해는 특히 온갖 기발하고 재미있는 문자메시지가 유행했다. 새해 가장 유행했던 문자메시지는 중국 국가 지도자의 이름을 활용한 메시지. ‘새해 운수는 쩡칭(曾慶)처럼 훙(紅 : 좋고), 사람됨은 우관(吳官)처럼 정(正 : 바르며)’, 가정은 ‘자춘(賈春)처럼 왕(旺 : 왕성하고), 생활은 원자(溫家)처럼 바오(胞 : 배부르고, 寶와 발음이 같음), 사업은 라오뤄(老羅)처럼 간(干 : 잘 처리하며), 사랑은 리장(李長)처럼 춘(春 : 봄날 같고), 마작할 때는 진타오(錦濤)처럼 후(胡 : ‘패가 나다’라는 뜻)’. 문자메시지에 후진타오 국가주석과 원자바오 총리, 쩡칭훙 부주석과 정치국 상무위원인 우관정, 리장춘, 뤄간과 자춘왕 검찰장이 모두 등장한다.

 게다가 온갖 미사여구를 동원한 메시지도 인기를 모았다. ‘행복은 너를 따르겠다고 하고, 건강은 너를 끌어안겠다 하며, 재물이 너와 입 맞추겠다 한다’, ‘금전이 너에게 붙고, 귀인이 너를 도우며, 나쁜 일은 너를 피해 다니고, 하늘이 너를 돌볼 것이다’와 같은 축복의 말이 10여 구절씩 이어지는 문자메시지가 많았다.

 ‘엄지경제’에는 중국 이동통신서비스 업체들의 지능적인 마케팅도 반영되어 있다. 모든 기발한 문자메시지가 일반 소비자의 창작물은 아니다. 통신회사들이 재미있고 기발한 새해 인사 문구를 개발해 이것을 소비자들에게 퍼뜨리는 것이다. 그 내용이 휴대전화기 사용자들에게 급속히 퍼질수록 통신회사 입장에서는 수익이 늘기 때문이다.

 이동통신서비스 업체들의 이런 상술(商術)을 풍자한 문자메시지도 등장했다. 기자가 새해에 받았던 한 문자메시지 내용을 소개한다.

 ‘문자메시지 하나 발송하는 데 1마오, 그것에 답하는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데 또 1마오. 1마오, 또 1마오를 주고받으며, 닭의 해는 그렇게 지나갔다. 새해 나는 아픔을 참고 또 털(毛, 중국 발음으로 마오) 하나를 뽑아 너에게 보낸다. ‘원단쾌락’(元旦快樂  : 새해 복 많이 받으라는 뜻). 너도 다른 사람에게 털 하나를 뽑아 또 보내겠지.’

조중식 조선일보 베이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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