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아 장관들의 재산이 상당한 수준인 것으로 밝혀졌다. 러시아 정부가 최근 고위 공직자들의 재산내역을 공개하면서 장관들의 연간(2004년 기준) 수입내역을 동시에 공개해 화제다. 정부의 재산공개내역에 따르면 이고르 레비틴 교통장관은 한해 동안 현금만 자그마치 500만 달러를 벌어들여 러시아 각료 중 최대 수익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레비틴 장관은 500만 달러 외 임야 3343㎡과 별장 522㎡, 아파트 118㎡, 주차장 15㎡ 등을 소유하여 현직 각료 중 최고 부자임은 물론 엄청난 거부로 등극했다. 레비틴 장관은 ‘한국·러시아 경제공동위’ 러시아 측 의장이다.

 레비틴 장관에 이어 390만 달러를 벌어들인 유리 투루트네프 천연자원부 장관 등 4명의 장관이 연 100만 달러 이상 벌어들인 백만장자장관클럽에 명함을 내밀었다. 트루트네프 장관은 현금 외 임야 4400㎡, 아파트 153㎡, 단독주택 95㎡과 두 개의 주차장을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공개됐다.

 주차장이 재산목록에 들어있는데 러시아에서는 주차장이 아파트와 별도의 장소에 있는 경우가 많고 장소에 따라 차 한 대를 주차할 수 있는 주차장이 분양가만 5만 달러를 넘기도 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아파트의 지하주차장도 요즘엔 싼 게 2만 달러 수준이다. 미하일 주라보프 보건사회개발장관도 현금수입 150만 달러, 임야 9500㎡과 별장 147㎡, 빌라 318㎡, 아파트 96㎡ 등을 보유한 백만장자클럽 회원이 됐다.

 반면 세르게이 이바노프 국방장관, 세르게이 쇼이구 비상사태부 장관, 블라디미르 야코블레프 지역개발 장관, 세 명의 연수입 합계는 7만4000 달러에 불과, 가난한 장관들로 나타났다. 특히, 장관 중에 최저 수입자로 공개된 야코블레프 장관은 연 수입이 2만1000 달러로 레비틴 장관과 무려 238배 차이가 난다. 야코블레프 장관은 전직 상트 페테르부르크 시장 출신이다.

 미하일 프라드코프 총리는 6만2000 달러의 현금수입에 1430㎡짜리 별장을, 쇼이구 장관은 연 수입이 2만6000 달러이지만 사우나와 수영장 테니스코트가 달린 1만2717㎡의 호화별장을 각각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특이한 것은 경제관료들이 그리 부자가 아니라는 점이다. 푸틴 대통령의 경제정책 입안자로 알려진 알렉세이 쿠드런 재정장관은 4만7000 달러, 게르만 그레프 경제개발통상장관은 4만1000 달러로 그리 많은 수입을 올리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수입이 500만 달러인 레비틴 장관과 400만 달러인 투루트네프 장관의 주수입원은 주식. 레비틴은 장관 임명 전 철강회사인 ‘세베르스탈’의 부사장으로 재직시 보유했던 주식을, 투르트네프 장관 역시 자신이 운영해온 ‘EKS인터내셔널’이라는 무역회사의 보유주식을 각각 처분하면서 큰 수익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장관들의 재산공개는 현금 등 유가증권과 부동산을 별도로 했다. 하지만 현금수입이 적은 장관들의 경우라도 대부분 대규모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어 실제로는 거의가 백만장자에 육박하고 있다는 평이다. 또한 공개된 재산보다 공개되지 않은 은닉재산들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실제로는 공개액수보다 몇 배 이상 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가족들의 재산이 공개되지 않아 부인과 자식 명의의 재산도 상당액이 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해석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지난 2004년 장관을 30명에서 15명으로 축소하고 임금을 적게 받아온 국방장관, 내무장관, 비상대책부장관 등 소위 무력무서 장관들의 월급을 4만 달러 이상으로 상향조정했다. 장관들의 임금인상 배경은 부패에 연루되지 말고 업무에만 전념하라는 뜻이다. 하지만 러시아 투명성기구(TI) 대표인 옐레나 판필로바는 “장관들의 임금 인상으로 부패는 줄었지만 완전 근절되지 않고 있다”며 “장관들은 지위를 남용해 온갖 방법으로 재산을 증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에서는 부패규모가 약 1000억 달러 이상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이중 대부분이 관료들의 주머니 속으로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공직자들은 저축이자 등의 수입은 인정되고 있지만 장관지위를 이용한 비즈니스는 법으로 금지되어 있다. 정부의 공직자 재산공개내역에 따르면 러시아 장관들의 평균 연봉은 5만1000 달러이다. 미국 장관들의 평균 연봉 17만1900 달러, 영국 장관의 평균 연봉 23만9000 달러와는 상당한 격차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정병선 조선일보 모스크바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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