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테네시주에 있는 알코아 공장에서 크레인이 알루미늄 코일을 옮기고 있다. <사진 : 블룸버그>
미국 테네시주에 있는 알코아 공장에서 크레인이 알루미늄 코일을 옮기고 있다. <사진 : 블룸버그>

알코아는 미국 1위, 세계 5위의 알루미늄 제조 회사다. 현대적인 알루미늄 제조법을 개발한 찰스 마틴 홀이 투자자들과 함께 1888년 설립했다. 당초 ‘알루미늄 컴퍼니 오브 아메리카(Aluminum Company of America)’가 회사 이름이었으나, 약칭인 ‘알코아(Alcoa)’가 정식 명칭이 됐다. 알루미늄의 역사와 함께한 명문 기업이다. 알코아는 작년 11월 1일 ‘아르코닉’과 ‘알코아’ 2개사로 분사했다. 알코아는 채굴부터 알루미늄의 1차 제품 제조 부문에 특화돼 있고, 아르코닉은 알루미늄을 사용한 자동차나 항공기, 건설, 고성능 재료와 엔지니어링 제품의 공급을 맡고 있다.

자동차·항공기 제조용 알루미늄 납품 사업(아르코닉)은 전통적인 알루미늄 제조업(알코아)에 비해 성장 속도가 빠르다. 분사로 두 회사는 서로 다른 성장 속도에 맞춰 투자를 배분해 더 나은 경영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알루미늄 가격 바닥치고 회복세

현재 세계 알루미늄 시장에서 압도적인 존재감을 갖고 있는 나라는 중국이다. 2016년 기준으로 중국의 알루미늄 소비량은 세계 52%, 생산량은 세계 55%를 차지하고 있다. 세계 10대 알루미늄 업체 중 5개사가 중국 회사다. 중국을 제외하고 알코아의 경쟁사는 호주의 리오틴토(세계 4위), 노르웨이의 노르스크하이드로(세계 9위)가 있다.

알루미늄은 가볍고 강하며 가공하기 쉽다. 또 전기와 열이 잘 통한다. 금속 가운데 철에 이어 생산량 2위다. 세계 알루미늄 소비량 중 27%는 자동차나 항공기 등 운송 수단 제작에 쓰인다. 이어 건설에 24%, 전선에 21%, 음료수 캔 등 포장재로 13%가 사용된다. 일본 마이니치신문의 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알루미늄 소비는 앞으로도 조금씩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개발도상국에서 소비가 늘어날 여지가 많다.

알코아 등 거대 알루미늄 업체는 생산 능력 과잉으로 고민하고 있다. 이 때문에 지난 몇 년간 공장을 폐쇄하거나 조업을 정지하는 조치를 내렸다. 알코아는 2015년 이후 미국 내 60% 이상의 1차 생산 시설을 폐쇄했고, 미국의 알루미늄 잉곳(금속을 녹인 다음 굳힌 것) 수출은 크게 감소했다. 앞으로 알루미늄 소비가 늘어나면 생산 과잉이 해소되겠지만, 그럴 경우 중국은 생산 능력을 더욱 강화할 것이다.

알루미늄 업계가 생산 과잉인 상황이지만 알루미늄 가격은 최근 상승하는 추세다. 2008년 7월 기록한 사상 최고가(t당 3271달러)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2015년 t당 1400달러까지 떨어진 알루미늄 가격은 최근 1800달러 선까지 회복됐다. 알루미늄을 추출하는 보크사이트, 알루미늄의 전단계인 알루미나(산화 알루미늄) 가격도 강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규모 인프라 투자 계획을 밝힌 후 가격이 오르고 있다. 고속도로나 다리를 건설한다면 철과 함께 알루미늄 수요도 증가한다.

알루미늄 제조 과정은 크게 ①보크사이트를 녹여 알루미나를 추출 ②알루미나를 전기분해해 잉곳 제조 ③잉곳을 가공해 소재·제품 생산으로 나뉜다. 현재 폐알루미늄을 재활용해 생산하는 비중이 70%이고, 보크사이트에서 추출하는 것은 30% 수준이다. 빌딩이나 자동차용 알루미늄은 재활용 비율이 90%를 넘는다. 캔은 50% 정도다.

회사를 나누기 전 알코아는 알루미늄 일관 생산 체제를 갖추고 있었다. 보크사이트를 채굴해 알루미나를 추출하고, 알루미늄 제조까지 모두 회사 내에서 이루어졌다. 알코아는 보크사이트 광산을 보유하고 있다. 호주, 브라질, 기니, 사우디아라비아 광산에서 연간 4690만t의 보크사이트를 채굴한다. 그중 86%를 알루미나 제조 공정에 투입하고, 14%는 외부에 판매한다. 알코아의 보크사이트 채굴량은 세계 1위인데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2011년 아이오와주에 있는 알코아 공장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 : 백악관>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2011년 아이오와주에 있는 알코아 공장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 : 백악관>

회사 분할로 중장기 수익성 향상 기대

알코아의 알루미나 생산량은 1380만t으로 역시 세계 1위다. 알루미늄 제조 공정에 투입되는 것은 34%이며, 나머지 66%는 다른 회사에 판매한다. 호주와 아시아, 중동, 라틴아메리카에서 많이 생산되고 있다.

알루미늄의 50% 이상은 유럽·미국 시장에 가까운 캐나다, 아이슬란드, 노르웨이의 공장에서 제조된다. 알루미늄 잉곳의 생산량은 2015년 310만t으로, 그중 96%를 외부에 판매한다. 4%는 알루미늄 캔과 같은 압연 제품으로 가공한다.

금속 중 알루미늄을 생산할 때 가장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 알루미늄 제련 비용 중 3분의 1이 전력 비용이다. 따라서 대형 알루미늄 기업은 거대한 발전 설비를 갖고 있다. 알코아는 168만5000㎾의 발전 능력을 보유하고 있고, 그중 61%가 수력발전이다. 발전한 전력의 55%를 외부에 판매한다.

알코아는 회사를 나누면서 1억1800만달러(약 1333억원)의 비용이 들었다. 하지만 경영전략이 명확해지고 자본을 효율적으로 배분할 수 있어 중장기적으로 긍정적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분사 작업은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아르코닉이 현재 알코아 지분 19.9%를 갖고 있지만, 1년 6개월 내에 전부 매각할 예정이다.

알코아 주가는 강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은 3분기보다 9.5% 늘었다. 알루미늄·알루미나의 판매량은 늘지 않았지만, 가격이 오르면서 매출액이 증가했다. 지난해 4분기 알코아는 1억2500만달러(약 1412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이는 남아메리카 수리남에 위치한 제련소를 폐쇄하고, 호주의 가스전 문제에 따른 특별 손실이 원인이었다. 이런 일시적 영향을 제외하면 지난해 4분기에 2600만달러(약 294억원)의 이익을 낸 것으로 분석된다.


Plus Point

알루미늄 과잉 원인은 중국

과잉 생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알코아 등 미국과 유럽의 알루미늄 업체는 생산량을 조정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은 지금도 계속 증산하고 있다. 알루미늄과 철이 과잉 생산 상황이라는 점은 같지만, 철은 세계 각지에서 생산량이 넘치는 반면 알루미늄은 중국만 증산하고 있다. 중국의 알루미늄 제련소는 180개까지 늘었다. 반면 미국의 제련소는 5개로 감소했다. 가까운 미래에 미국의 제련소 수는 ‘0’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 과정에서 미국의 중국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다. 2015년 미국이 수입한 알루미늄판의 70% 이상이 중국산이었다.